인-무브 Writing/In Moving Zone14 역량으로서의 장애, 관계로서의 돌봄(1/2) 역량으로서의 장애, 관계로서의 돌봄(1/2) 진태원(현대정치철학연구회/성공회대 민주자료관 연구교수) *이 원고는 2023년 4월 15일 장애인 권리예산 투쟁에 연대하는 마포-신촌 학술단체 모임 학술 토론회에서 발표한 강연문을 다소 수정한 것입니다. 머리말 우선 발표에 앞서서 오늘 이 자리를 가능하게 해준 두 분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장애인 차별 철폐를 위해 앞장서 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으로 약칭)의 헌신적 투쟁 덕분에 저는 조금이나마 우리나라 장애인 차별의 문제에 대해, 그들의 고통에 대해, 그들의 열망과 투쟁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차별과 억압에서 드러나는 국가권력의 폭압성에 대해,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뿌리 깊음이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 2023. 5. 22. 흑인여성의 모성 : 억압의 지점에서 저항의 공간이 되기까지 흑인 여성의 모성 : 억압의 지점에서 저항의 공간이 되기까지 해미 1. 들어가며 이 글은 패트리샤 힐 콜린스의 흑인 페미니즘 사상> 에서 제시된 통제적 이미지로서의 ‘흑인 모성'의 생성 배경 및 작동 방식과 흑인 모성, 더 나아가 출산 및 양육에 대한 흑인 여성의 대응 방식을 분석한다. 여기서 통제적 이미지란 교차하는 여러 억압을 정당화하고 지속시키는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이미지를 말한다. 흑인 여성에 대한 통제적 이미지는 흑인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노동력의 착취를 정당화하려는 지배집단의 계략과 흑인 확대가족 네트워크 내에서 흑인의 생존을 위해 구축된 문화가 얽혀 생성된다. ‘흑인 모성’은 흑인 여성이 병행한 유모화된 유급노동과 양육이라는 무급노동의 착취를 정당화하는 통제적 이미지로 다양하게 .. 2019. 9. 2. “극한알바 택배상하차편”, 결론은 노동자 사망 “극한알바 택배상하차편”, 결론은 노동자 사망 정우준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힘들어요가 아니에요. 이건 죽어요.” 지금은 종영한 무한도전 ‘극한알바’편에서 택배 상하차알바를 하던 하하가 내뱉은 말이다. 극한알바 편이 방송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택배 상하차 업무는 극한의 노동이며, 하하의 말은 실제로 나타난다. “이건 죽어요” 폭염으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겪던 8월 6일, 대전의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한 명의 노동자가 출근 첫 날 감전 사고를 당했다. 그는 10일 뒤 사망했고, 현장 CCTV에는 더위에 지쳐 맨 몸으로 일하는 그의 모습과 극한의 더위 속에서 힘겹게 일하던 그의 사고 장면이 그대로 찍혀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23세 청.. 2018. 10. 10. 허락되지 않은 빈곤 허락되지 않은 빈곤 김지안 청년여성재구성팀 ‘청년+여성’의 문제점 언제나 우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위치에 여성이라는 명사가 붙어야 한다. 이제는 구체적으로 상상되는 청년문제에도 추가분(+a)으로 ‘여성’이 붙는다. 청년이라는 말의 대표성으로는 동일한 연령대의 여성이 경험하는 문제들을 담을 수 없으니 ‘청년여성’이라는 명명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청년여성은, 오직 청년이고 여성인 자신의 조건들을 통해서만 문제를 경험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몰젠더적으로 구성된 청년문제는 누구의 문제인가? 이때 청년여성 문제는 기존의 청년담론이 이야기해왔던 청년문제에 추가적인 문제들을 덧붙이면 설명되는 것일까? (남성)청년들이 겪는 각종 불평등 문제에 (청년)여성이 갖는 특수한 문제들을 더하면 청년여.. 2018. 10. 6. 청년 여성이라는 자리(1) 청년 여성이라는 자리(1) 소영 청년 여성이라니. 이 단어는 어딘가 이상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청년은 성별에 상관없이 젊은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다. 청년정책이 젊은 남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 것처럼. 그렇지만 동시에 청년은 젊은 남성을 상상케 한다. 노동자가 남성을 상상케 하듯이, 학생이 남성을 상상케 하듯이. 젊은 여성은 아가씨지, 청년이 아니다.표준국어대사전은 청년을 이렇게 설명한다. ①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 ② 성년 남자. 요컨대 ‘청년 여성’은 ‘인간 여성’만큼이나 이상한 단어지만, 청년이 인간만큼이나 명백하게 남성을 가리키고 있는 이상(혹은 그렇게 이야기되고 있는 이상) 딱히 이상할 것도 없는 단어다. 기존 청년세대 담론이 단지 젊은 남성의 문제로 .. 2018. 5. 24.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_2018분 이어말하기_현장스케치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_2018분 이어말하기_현장스케치 증언과 증인 그리고 그 사이 단단 지난 3월 22일 청계광장에서는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주최한 ‘2018분 이어말하기’ 행사가 있었습니다. 개인과 시민단체, 노동단체 등 다양한 위치의 여성들이 검은색 리본을 배턴 터치하듯 이어받아 자신의 성폭력 경험을 쏟아냈습니다. 미투 운동에 가해지는 ‘백래시’처럼 차가운 바람은 발언자와 청중 사이를 후벼 파듯 갈라놨습니다. 그러나 담요로 몸을 감싸며 버티는 청중의 뒷모습은 역행할 수 없는 어떤 흐름을 아련하게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미투 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은 약 340개 단체가 모여 지난 15일에 출범, 그 중 한 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상근 활동가 세 분이 오랜.. 2018. 3. 28.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