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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무브 Writing/In Moving Zone14

‘이니 팬덤’과 분열하는 리버럴의 진정성 ‘이니 팬덤’과 분열하는 리버럴의 진정성 고태경 | 정치철학 연구자 대선이 막 끝나고, 한 문재인 지지자는 SNS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긴다.“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공격들에 일일이 직접 대응하고 맞서고 해명하고 다투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는 다르다.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기 전에 지지자들이 먼저 나서서 두터운 방어막을 형성한다. 때로는 방어를 넘어서 선제공격한 자들에게 통렬한 역습을 가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 직접 손을 더럽힐 필요가 없어진다.”1)문재인 팬덤 내에서 강력한 호응을 얻은 이 글은 오늘날 ‘이니 팬덤’의 성격을 그 어떤 글보다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당선 후 문재인의 행보를 요약해 주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위로’와 ‘공감’.. 2017. 9. 22.
기워진 프랑켄슈타인에서 스스로를 기우는 프랑켄슈타인으로! 기워진 프랑켄슈타인에서 스스로를 기우는 프랑켄슈타인으로![각주:1]    문희정 | 시인     “자본은 흡혈귀처럼 오직 살아 있는 노동을 빨아먹어야 살 수 있으며, 더 많은 노동을 빨아먹을수록 더 오래 사는 죽은 노동이다.”  흡혈귀, 이것은 맑스가 발명한 자본과 자본가에 대한 강력한 비유이다. 우리는 그 비유 앞에서 대책 없는 무기력함과 씁쓸함, 혹은 맥없는 악의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우리 안의 힘을 조금 잃는 일이다. 그 점에서 나는 기존의 비유를 무화시키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에 필적하는 이편의 상징, 즉 대중과 프롤레타리아트와 ‘을’의 무리를 대표하는 상징을 찾아내는 일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고, 여러 날 그 일을 위해 골몰했다. 그렇게 하여 찾아 낸 상징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2017.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