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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무브 Writing/인-무브 서평31

멀리 가는 이야기로서 재난과 애도: 『재난 이후, 사회』 서평 멀리 가는 이야기로서 재난과 애도- 서교인문사회연구실 기획, 『재난 이후, 사회』(나름북스, 2024) 천주희 (『문화/과학』 편집위원) *이 글은 『문화/과학』 121호(269-280쪽)에 실린 글입니다. 인용 시 해당 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4년 12월 29일, 제주항공 7C 21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에 추락했다.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는 활주로를 이탈하면서 안전시설과 담벼락에 잇달아 충돌했고, 탑승 중이던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참사 직후 제주항공사는 ‘무안공항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 안내문을 게시했다. 그런데 이 사과문은 참사를 ‘사고’로 축소하고 항공사 이름 대신 ‘무안공항’이라는 지역을 내세우면서 기업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전가한다는 비판을 .. 2026. 3. 13.
정치의 새로운 실천은 철학의 새로운 실천과 어떻게 조우하는가? : 알튀세르의 유고를 읽기 위한 하나의 질문 정치의 새로운 실천은 철학의 새로운 실천과 어떻게 조우하는가?: 알튀세르의 유고를 읽기 위한 하나의 질문 정정훈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이 글은 황해문화 통권 제108호(2020년 가을)에 실렸습니다. 인용은 해당 자료로 부탁드립니다. 1.1976년 충격의 효과와 알튀세르 공부의 몇몇 시기에 각기 다른 관심사로 알튀세르를 읽어왔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특히 내 흥미를 가장 강하게 자극한 것은 1976년의 충격 속에서 쓰여진 일련의 텍스트들, 즉 마르크스주의 위기를 선언하고 그 위기를 통해 마르크스주의를 개조하고자 고투하던 시기의 알튀세르였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포기하고 민주적 방법에 의한 사회주의로의 이행 전략, 곧 결국 유로공산주의로 종합되는 전략의 전환을 결정한 1976년 프랑스 공산.. 2026. 3. 8.
상상의 채석장, '에이젠슈테인-벤야민 성좌(Konstellation)': 김수환, 『비교의 산파술: 에이젠슈테인과 벤야민』 겹쳐 읽기, 문학과지성사, 2025. 상상의 채석장[i], ‘에이젠슈테인-벤야민 성좌(Konstellation)’[ii]:김수환, 『비교의 산파술: 에이젠슈테인과 벤야민 겹쳐 읽기』, 문학과지성사, 2025. 조정훈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인 ‘비교의 산파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요컨대, 내게 필요했던 것은 단순한 연결과 대질의 작업을 넘어설 수 있는 어떤 것, 이를테면 외견상 결코 서로 연결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대상과 주제들을 다소간 ‘폭력적으로’ 연결시키고, 그와 같은 부딪힘이 만들어내는 새로움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기술이었다. 한마디로 내게는 ‘비교의 산파술(maieutics)’이 요구되었던 것이다.”[iii](16) 에이젠슈테인과 벤야민의 흥미로운 교차점들, 저자 식으로 말하자면 ‘에이젠슈테인-벤야민 성좌’의 빛나는 .. 2025. 10. 19.
옛날 옛적에...가자에서는 - 『팔레스타인 시선집』을 읽고 옛날 옛적에...가자에서는- 『팔레스타인 시선집』(2025, 접촉면)을 읽고 박기형 (회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선전위원장) 내가 죽어야 한다면 너는 살아서 내 이야기를 전해 (...) 내가 죽어야 한다면 희망을 낳기를 이야기로 남기를- 리파트 알아리르(Refaat Alareer), “내가 죽어야 한다면” (번역 류송)2023년 10월 7일 이후, 2년 여가 흘렀다. 역사는 이 기간을 어떻게 기록할까? 아니, 우리는 어떻게 기억할까? 1945년 1월 27일. 폴란드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소련군에 의해 해방된 날이다. 1945년 8월 6일. 미군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오카 마리는 『기억·서사』(김병구 옮김, 고유서가, 2024) 서문에서 아우슈비츠와 히로시마처럼 지명(地名)이 ‘홀로코.. 2025. 10. 15.
순간에서 지속으로, 자연에 대한 혁신적인 이해 - 『자연의 개념』 서평 순간에서 지속으로, 자연에 대한 혁신적인 이해 - 공간도 시간도 와 의 사건 존재론으로 미선 정강길 “『자연의 개념』 이 작품은 자연 철학에 관한 가장 심오한 저작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 앙리 베르그송 “우리는 점들이 아닌 지속들 속에 살고 있다.” - A. N. 화이트헤드 화이트헤드의 중기 시절 대표작 중 하나인 『자연의 개념』(The Concept of Nature, 1920)은 1919년 11월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행한 타너 강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전 저작인 『자연 인식의 원리에 관한 탐구』(1919)와는 한 짝을 이루는 서로 보완적인 책이다. 당시 이 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철학자는 흥미롭게도 화이트헤드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 2025. 9. 14.
노동시간 단축, 깃발을 내려라 : <시간불평등> 서평 노동시간 단축, 깃발을 내려라: (가이스탠딩 지음. 2024. 창비) 서평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본 글은 한국사회정책 Korea Social Policy Review, 제32권 제2호, 2025, pp.117~120. 에 실렸습니다.인용하실 경우, 아래 출처를 참고해주세요.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3215822 ‘노동시간 단축’은 오랫동안 진보적, 친노동적 의제이자 구호였고 선언이었다. 1886년 헤이마켓 광장에서 울려퍼진 ‘주 8시간 노동’의 요구는 곧 ‘인간 선언’이었다.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2025.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