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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무브 Writing/In Moving Zone21

카메라가 된 예술가:지윤구의 《Calibration》 카메라가 된 예술가:지윤구의 《Calibration》 전승혁 '[2026 서교연 비평이론학교] 시즌 2. 탈식민주의로 TEXT 횡단하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작성한 비평문입니다. 관객은 미술공간에서 무엇을 보는가. 대상을 재현한 이미지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배열된 전시라면 관객은 이미 주어진 시각 체계 안에서 비교적 편안하게 본다. 그러나 기획이 있는 전시가 대상만이 아니라 보는 조건 자체를 문제 삼을 때, 관객은 감상자에 머물지 않는다. 전시는 폐기된 역사에 서사를 부여하고, 관객과 다시 읽어내는 시간을 만든다. 이로써 무엇이 보이는지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보도록 조정되고 있는지를 경험하는 자가 된다. 시각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은 능동성 여부에 따라 단일한 시점이 아니라 여러 층위를 거닐 .. 2026. 5. 11.
조직화의 관점으로부터: 보그다노프와 아우구스티누스적 좌파 (2) 조직화의 관점으로부터: 보그다노프와 아우구스티누스적 좌파 (2) 로드리고 누네스번역: 김수환 | 한국외대 인류세의 보그다노프 알렉산드르 보그다노프에게는 이른바 인류세(Anthropocene)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를 동시대인처럼 보이게 만드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 우주와 행성을 모든 것이 연결된 자기 조직화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 탈조직화라는 엔트로피적 힘, 그리고 인간의 활동-저항이 환경과 맺는 끝임 없는 긴장에 대한 강조, 그 어떤 관계에서도 환경과의 최종적 평형은 불가능하다는 확신, 그리고 생존 가능성과 적응의 명령은 인류에게도 적용되는 바, 이는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인류를 잠재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도록 만든다는 이해 등이 그러하다. 이 모든 것은 보그다노프를 인류세를 살아가고 있.. 2026. 3. 15.
조직화의 관점으로부터: 보그다노프와 아우구스티누스적 좌파 (1) 조직화의 관점으로부터: 보그다노프와 아우구스티누스적 좌파 (1) 로드리고 누네스번역: 김수환 | 한국외대 노버트 위너의 1950년 저작 『인간의 인간적 활용』의 첫 번째 장인 「진보와 엔트로피」는 악마학(demonology)에 관한 짧은 논문이기도 하다. 본문은, 예상할 수 있듯이, 유명한 맥스웰의 악마[이야기]로 시작한 뒤 두 가지 버전의 악마, 즉 위너가 마니교적 것과 아우구스티누스적인 것이라고 정의한 두 악마 유형을 비교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다.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처음엔 받아들였다가 평생 싸우며 극복하려 했던 마니교 이단에 해당하는 첫 번째 버전에서, 악마는 질서에 반대하는 능동적인 힘이자, 피조물을 무질서하게 만들고자 하는 과정에서 어떤 속임수도 쓸 수 있는, 무한히 창조적인 적대자일 수 .. 2026. 2. 18.
알렉산드르 보그다노프와 『텍톨로지』 알렉산드르 보그다노프와 『텍톨로지』: 로드리고 누네스의 의 번역에 부쳐 김수환 | 한국외대 이번에 번역 소개할 글은 알렉산드르 보그다노프(Aleksandr Bogdanov, 1873–1928)의 주저 『텍톨로지 에세이 Essays on Tektology』의 포르투갈어 판본인 Ensaios de Tectologia: A Ciência Universal da Organização (Machado, 2025)에 introductory essay로 실린 「조직화의 관점에서: 보그다노프와 아우구스티누스적 좌파 From the Organizational Point of View: Bogdanov and the Augustinian Left」이다. 이 글은 2025년 e-flux 저널(Issue #152, 153).. 2026. 2. 8.
공포영화 <랑종>에 드러나는 신자유주의가 여성의 몸을 좀비로 만드는 방법 공포영화 랑종>에 드러나는 신자유주의가 여성의 몸을 좀비로 만드는 방법배경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이 글은 영화 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는 “공포는 인간의 고통 속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엄숙하고 항구적인 것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붙잡아 그 고통의 은밀한 원인과 결부시키는 감정”[1]이라 서술되어 있다. 공포란 결국 인간의 고통의 원인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감정인 것이다. 독일의 영화학자 안톤 캐스는 공포영화란 안전한 거리에서 관객이 쇼크나 죽음 직전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트라우마를 재현함으로써 작동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포 영화를 보면서 ‘무서움’이나 ‘두려움’이란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공포 영화가 우리의 고통스러운 기.. 2025. 12. 7.
러시아의 신자유주의 도입 하 포스트소비에트 인간의 정체성 이행: 빅토르 펠레빈의 『P세대』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신자유주의 도입 하 포스트소비에트 인간의 정체성 이행: 빅토르 펠레빈의 『P세대』를 중심으로 황유경| 서교인문사회연구실 1. 1991년 12월 26일, 지상 최대의 공산주의 국가였던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했다. A. 유르착(A. Yurchak)의 표현을 빌리자면 ‘영원하리라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진’ 날이다. 이 날은 70년 가량을 존속해온 과거의 세계에 대한 완전한 부정과 외부 세계의 돌연하고 전면적인 유입의 감각을 불러 일으켰다. 단절의 감각이 팽배했던 개혁의 시기에 러시아에서 성장하고 형성된 신러시아인 세대는 ‘P세대’로 명명된다. 이 명칭은 1993년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빅토르 펠레빈(Виктор Пелевин)의 동명의 소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P’는 펩시 콜라를 의미한다... 2025.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