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3 “혁명적 기계들”과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문학 (3부, 끝) “혁명적 기계들”과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문학 (3부, 끝) 저자: 발레리 포도로가 (러시아학술원 철학연구소) 번역: 김수환 (한국외대) 3) 에테르, 전자기 또는 광학 기계. 플라토노프가 가장 좋아했던 기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테르의 값싼 에너지를 활용하는 전기장치다. 이 기계는 『체벤구르』의 드바노프, 『사유의 악마』의 보굴로프, 『마르쿤』과 『불가능한 것』의 주인공, 『달의 폭탄』의 페테르 크레이츠코프, 『많은 흥미로운 것에 관한 이야기』의 주인공 이반 코르치코프, 『태양의 후예』의 등장인물, 『바클라자노프의 모험』의 주인공 옐피디포 바클라자노프 등이 발명한 기계다. 제작자의 비전에 따르면 그것은 인간 이성의 놀라운 가능성을 구현한 결과물에 해당한다. 그와 같은 기계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2025. 8. 15. 전쟁에 대한 성찰(1933) 전쟁에 대한 성찰(1933) 시몬 베유(Simone Weil)번역 | 황유경(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현재의 상황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정신의 상태가 다시 한 번 전쟁의 문제를 오늘의 의제로 가져온다. 우리는 지금 끊임없이 전쟁을 예상하며 살아간다. 그 위험은 어쩌면 상상의 것일 수 있으나 위험에 대한 느낌은 존재하며 꽤나 중요한 요소를 구성한다. 이때 우리는 공황이 아닌 다른 어떠한 반응도 확인할 수 없다. 이는 학살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용기가 처하는 공황이라기보다는 그 위협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직면했을 때 정신이 처하는 공황의 상태이다. 노동 운동에서보다 혼란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없다. 만일 이를 분석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언젠가 전쟁으로 인해 .. 2024. 12. 23. 김수환 - 두브로브니크 강좌(1990)와 수전 벅-모스의 『꿈의 세계와 파국』: 연대에 이르지 못한 우정에 관하여 2 두브로브니크 강좌(1990)와 수전 벅-모스의 『꿈의 세계와 파국』: 연대에 이르지 못한 우정에 관하여 2 김수환 | 한국외대 2-2. 파국적 불일치: 냉전의 클리셰 파국적 균열은 강좌의 주제를 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이미 불거졌다. 소비에트에서 학술회의 제목을 붙이는 행위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벅-모스는 선택의 권한을 모스크바 측에 위임했는데, 뜻밖에도 그들이 제안한 제목은 “포스트모던 담론의 철학적 문제들”이었다. 이 제안이 불러일으킨 당혹감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당시까지만 해도 “포스트모던”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설익은) 개념이었을 뿐 아니라 해당 용어의 지지자와 비판자 모두에게 (후기)자본주의와 그것의 소비주의적 문화형태로 간주되기 일쑤였다(19.. 2024. 4.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