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무브 기고23 수술대에 오른 영화, 감염을 허용하는 대화 수술대에 오른 영화, 감염을 허용하는 대화 수차미 유튜브에 올라온 머니그라피 채널의 ‘B주류 초대석’을 보았다. 정확하게는 허키, 간지, 민경 3인방이 진행하는 영화 시리즈를 보았는데, 이 시리즈는 영화를 좋아하는 업계인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소화되는 중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인물 간에 케미도 그렇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가장 크다. 영상 안에서, 이들은 어떤 취향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게 아니라 대상 자체를 말한다. 판단에 편을 세우기보다는 무언가 돌려 말하지 않아서 명료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영화 한 편을 보고서 영화에 관해서만 평을 내리기란 무척 어렵다. 관객은 현실의 존재이기에 다시금 현실을 등에 업는 한편, 영화가 그에 앞서 존재한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 즉 영화가 ‘만들.. 2026. 5. 7. [아티스틱 리서치] 1화: ‘보고, 듣고, 말하고’ '보고, 듣고, 말하고'(연재코너) 아티스틱 리서치 - 함께 사는 길 찾기 1화 조한결 안녕하세요. 이번 달부터 코너 ‘아티스틱 리서치 - 함께 사는 길 찾기 (Artistic Research - Finding a way to live together)’의 연재하는 조한결입니다. 첫 화이므로 코너 소개를 먼저 한 뒤, 연재글의 방향성과 연관이 깊은 작업 2개를 간략히 다루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코너 소개 예술 그리고 연구는 ‘발견’ 그리고 ‘세계에 관한 사랑’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무언가에 관한 예술 활동을 하는 과정이나 새로운 앎을 좇아가는 과정이 ‘자신만의’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때로는 글로, 때로는 그림.. 2026. 5. 5. 영(影)의 역사_자기애의 배리어 영(影)의 역사_자기애의 배리어 수차미 한국예술종합학교 블로그에 올라온 “영상이론과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영화를 물어보았다”를 읽었다. 영상이론과 학생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운 이 기획은 소위 말하는 ‘영잘알’에 대한 생각과 부합하는 점이 있어 보였다. 이를테면 이렇다. 흔히들 업계 종사자라 하면, 무언가 해당 분야에 대한 이미지를 덧입혀 생각하게 되고는 한다. 그래서 영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섣불리 말하기가 어렵게 된다. 영화를 업으로 삼은 사람은 무언가 다른 의견을 내줄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단순히 호기심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수’를 기대한다는 건 어딘지 모르게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만도 같다. 여기서 떠올린 건 영화가 ‘고백’의 장치로.. 2026. 4. 21. 이다의, 자기 자신의 도굴법 ① 유물 유출 자기 자신의 도굴법이다의 국가이론은 통상 국가의 형성과 정당화 과정, 미세한 작동 방식을 탐구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개인이 느끼는 것은 일종의 배경, 혹은 자신의 한계적 속성이 되는 국가의 지속 자체입니다. 본 연재에서는 지금 우리가 의식하고 감지하는 것으로서의 국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사회라는 것을 체험하기에 앞서 개인이 딛는 국가, 국가를 구속으로 이해하면서 갖는 자유인의 욕망, 그 욕망이 실상 국가를 거쳐 조직되는 맥락을 이야기합니다. 나 자신이 나의 범위라고 인지하는 것들에 관류하는 국가의 작용을 살피면서, 반동적인 욕망의 방향을 재설정해봅니다. ① 유물 유출 이 글은 2024년 4월 5일-7월 5일 전시공간 수건과 화환의 『텍스트 뷔페』에 전시된 원고에서 일부 수정을 거쳐 작성되었.. 2026. 3. 21. 배우는 무대를 떠나지 않는다 배우는 무대를 떠나지 않는다 수차미 만약 세상에서 인류가 멸망한다면, 우리는 이를 희망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뜬금없이 이런 말을 꺼낸 건 얼마 전 이종범 작가의 유튜브에서 설명회 영상을 본 덕이다. 인간이 자연의 거대한 일부임을 말하는 이 작품에서 ‘종말’은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자연의 세계로 바라보아진다. 우리가 인간종이기에 인류의 멸망이 곧 세상의 끝이라고 여기지만, 인류가 없어도 세상은 그저 계속될 뿐이다. 이나 처럼 인외가 나오는 작품과는 달리, 는 인간을 잡아먹는 생물을 등장시킴으로써 인간을 자연으로 되돌려놓았다. 우리가 생태계의 최상위에 서 있기에 잠시 잊고 있었던 ‘자연’을 말이다. 인간이 자연을 개간해서 사용하고 있으므로 자연은 인간 종에 복속한다고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 2026. 3. 8. 어떻게든 지금이 아닌 곳에 가고 싶다 어떻게든 지금이 아닌 곳에 가고 싶다 수차미 KMDB에 올라온 “너무 많이 매혹된 죄, 불가항력의 불안을 마주하는 시간”을 읽었다. 송경원 평론가가 쓴 이 글이 눈에 들어온 건 예전에 그가 씨네21의 편집장 인사에서 했던 말이 떠올라서였다. 당시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등이 겹쳐 시기상의 이유로 지면에 다루지 못했다”고 적었는데, KMDB에 올라온 글은 그 점을 정확히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 못한 말은 분명 마음에 맴돌기 마련이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해소하고 싶은 게 모든 관객들의 바람일 테다. 생각해보면 그러한 욕구에 관해서는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렸을 때 불만족스럽게 경험했던 것들은 어른이 되어서 무언가를 소비하며 행동하게 하는 동인이 된다고 말이다. 가령 어려서 형제의 .. 2026. 3. 2.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