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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무브 기고21

영(影)의 역사_자기애의 배리어 영(影)의 역사_자기애의 배리어 수차미 한국예술종합학교 블로그에 올라온 “영상이론과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영화를 물어보았다”를 읽었다. 영상이론과 학생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운 이 기획은 소위 말하는 ‘영잘알’에 대한 생각과 부합하는 점이 있어 보였다. 이를테면 이렇다. 흔히들 업계 종사자라 하면, 무언가 해당 분야에 대한 이미지를 덧입혀 생각하게 되고는 한다. 그래서 영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섣불리 말하기가 어렵게 된다. 영화를 업으로 삼은 사람은 무언가 다른 의견을 내줄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단순히 호기심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수’를 기대한다는 건 어딘지 모르게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만도 같다. 여기서 떠올린 건 영화가 ‘고백’의 장치로.. 2026. 4. 21.
이다의, 자기 자신의 도굴법 ① 유물 유출 자기 자신의 도굴법이다의 국가이론은 통상 국가의 형성과 정당화 과정, 미세한 작동 방식을 탐구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개인이 느끼는 것은 일종의 배경, 혹은 자신의 한계적 속성이 되는 국가의 지속 자체입니다. 본 연재에서는 지금 우리가 의식하고 감지하는 것으로서의 국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사회라는 것을 체험하기에 앞서 개인이 딛는 국가, 국가를 구속으로 이해하면서 갖는 자유인의 욕망, 그 욕망이 실상 국가를 거쳐 조직되는 맥락을 이야기합니다. 나 자신이 나의 범위라고 인지하는 것들에 관류하는 국가의 작용을 살피면서, 반동적인 욕망의 방향을 재설정해봅니다. ① 유물 유출 이 글은 2024년 4월 5일-7월 5일 전시공간 수건과 화환의 『텍스트 뷔페』에 전시된 원고에서 일부 수정을 거쳐 작성되었.. 2026. 3. 21.
배우는 무대를 떠나지 않는다 배우는 무대를 떠나지 않는다 수차미 만약 세상에서 인류가 멸망한다면, 우리는 이를 희망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뜬금없이 이런 말을 꺼낸 건 얼마 전 이종범 작가의 유튜브에서 설명회 영상을 본 덕이다. 인간이 자연의 거대한 일부임을 말하는 이 작품에서 ‘종말’은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자연의 세계로 바라보아진다. 우리가 인간종이기에 인류의 멸망이 곧 세상의 끝이라고 여기지만, 인류가 없어도 세상은 그저 계속될 뿐이다. 이나 처럼 인외가 나오는 작품과는 달리, 는 인간을 잡아먹는 생물을 등장시킴으로써 인간을 자연으로 되돌려놓았다. 우리가 생태계의 최상위에 서 있기에 잠시 잊고 있었던 ‘자연’을 말이다. 인간이 자연을 개간해서 사용하고 있으므로 자연은 인간 종에 복속한다고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 2026. 3. 8.
어떻게든 지금이 아닌 곳에 가고 싶다 어떻게든 지금이 아닌 곳에 가고 싶다 수차미 KMDB에 올라온 “너무 많이 매혹된 죄, 불가항력의 불안을 마주하는 시간”을 읽었다. 송경원 평론가가 쓴 이 글이 눈에 들어온 건 예전에 그가 씨네21의 편집장 인사에서 했던 말이 떠올라서였다. 당시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등이 겹쳐 시기상의 이유로 지면에 다루지 못했다”고 적었는데, KMDB에 올라온 글은 그 점을 정확히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 못한 말은 분명 마음에 맴돌기 마련이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해소하고 싶은 게 모든 관객들의 바람일 테다. 생각해보면 그러한 욕구에 관해서는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렸을 때 불만족스럽게 경험했던 것들은 어른이 되어서 무언가를 소비하며 행동하게 하는 동인이 된다고 말이다. 가령 어려서 형제의 .. 2026. 3. 2.
Pédés, 우리의 자긍심에 국경은 없다 우리의 자긍심에 국경은 없다. Pas de frontière dans nos fiertés Ruban tauupo 번역: 임하은 ‘pédé’의 경험 처음으로 « pédé »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이유는, 베네수엘라 이민자의 아들로 프랑스에 막 도착한 어린 청소년이었고, 프랑스어를 아직 완전히 익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내 부모님은 여느 이민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자신들과 자녀들을 위해 더 자유로운 삶을 찾아 프랑스로 왔어요. 그들은 점점 윤곽을 드러내던 독재 체제를 피해 떠나고자 했고, 그 체제는 전 세계로 600만 명의 베네수엘라 사람들을 떠나게 만들었습니다.프랑스에 도착한지 벌써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필요에 의해 고.. 2026. 2. 8.
[주권론을 둘러싼 정치적인 것의 딜레마, 2편] 면역의 통치성: 에스포지토의 생명정치 재구성과 사회주의 통치성 문제 면역의 통치성: 에스포지토의 생명정치 재구성과 사회주의 통치성 문제 강길모 (현대정치철학연구회) 1. 서론: 생명정치 이후의 이론적 곤경 미셸 푸코가 제시한 생명정치 개념은 근대 정치권력의 전환이 있었음을, 정치권력이 더 이상 죽일 권리를 의미하는 주권 중심의 권력이 아니라 생명을 관리하고 조절하는 권력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었다.[1] 그러나 생명정치에 대한 이러한 푸코의 분석은 하나의 난점을 남긴다. 생명을 보호하고 증식하는 권력이 왜 여전히 반복적으로 주권적 폭력, 인종주의, 그리고 죽음정치로 귀결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푸코 자신은 이러한 현상을 인종주의와 예외상태, 통치성의 기술들을 통해 설명했지만, 주권과 생명관리정치 사이의 구조적 연관성은 끝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로.. 2026.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