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25 미하일 쿠즈민의 <날개>와 러시아 퀴어 문학 (1) 미하일 쿠즈민의 와 러시아 퀴어 문학 (1) 이 종 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작년 11월 18일 큐큐출판사에서 미하일 쿠즈민의 소설 가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12월 4일 서점극장 라블레에서, 12월 17일 보안책방에서, 12월 28일 무지개신학교에서 북토크를 가졌습니다. 동성애혐오로 유명한 러시아에서 어떻게 세계 최초의 커밍아웃 소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또 이후 러시아 퀴어 문학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시가 아니라 소설이라서 이 코너에 올리는 것이 적절한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인이자 소설가로서 소설보다 시를 더 많이 썼던 쿠즈민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퀴어라는 주제가 지닌 현대성의 근원을 탐색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니 오랫동안 쉬었던 에 이 북토크의 원고를 올려.. 2022. 9. 25. 식민지 조선과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만남 식민지 조선과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만남 에 덧붙여 이민영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세미나 회원 게일 해리슨 로먼과 버지니아 헤이글스타인 마쿼트가 엮은 아방가르드 프런티어>(차지원 옮김, 그린비, 2017)는 러시아 아방가르드라고 명명되는 일련의 예술적 경향과 1910년대부터 1930년대에 이르는 서구 예술가들 사이의 접촉점과 유사성을 비교, 분석한 책이다. ‘러시아와 서구의 만남’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새로운 삶과 예술적 태도로써 러시아 아방가르드가 서구의 문화와 예술에 스며들어 그를 추동하고 견인함으로써, 어느덧 서구 문화의 첨단에 서게 되는 장면들을 집어내고 있다. 여기에서는 서평으로서가 아니라, 이 책의 아이디어에 기대어 동아시아의 한 사례로, 1920~1930년대 식민지 조선과.. 2022. 9. 15. 전쟁사전 1: 쓰레기에서 시체까지 전쟁 사전 1: 쓰레기에서 시체까지 오스타프 슬리빈스키 서문 및 번역: 이종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친러냐 반러냐, 전쟁 지지냐 반대냐, 미국이냐 러시아냐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목소리는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의 시인들이 쓴 시를 찾던 중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글을 찾게 되었다. 리비우에 사는 시인 오스타프 슬리빈시키(Остап Сливинський)가 페이스북에서 진행하는 '전쟁 사전(Словник війни)'이라는 프로젝트다. 일상의 단어들이 전쟁이 일어나면서 어떤 의미와 일화를 지니게 되었는지, 전쟁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기록하는 작업이다. 페이스북에서 #Словниквійни라는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이런저.. 2022. 9. 9. 당신은 “no war”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할리나 크루크의 시 한 편 당신은 “no war”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서문 및 번역 이종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거의 세 달 전 이리나 슈발로바의 시를 러시아어에서 우리말로 옮기고 슈발로바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시인들을 더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더니 할리나 크루크를 소개해주었습니다. 크루크의 시는 러시아어가 아니라 영어로 옮겨진 것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시를 러시아어에서 옮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궁여지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족 관계 상 거리가 훨씬 먼 영어에서 옮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거의 유일한 초급 우크라이나어 교재 을 사서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러시아어를 안다고 해서 우크라이나어가 술술 읽힐 것이라는 생각은 아주 틀렸습니다. 우크라이나어 공부를 하지 않은 채 크.. 2022. 8. 17. 전쟁에 대해 쓴다는 것 - 이리나 슈발로바의 시 한 편 전쟁에 대해 쓴다는 것 서문 및 시 번역: 이종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이리나 슈발로바(Ірина Леонідівна Шувалова)는 1986년 키이우에서 태어난 시인이자 번역가이다. 우크라이나 국민시인 타라스 셰우첸코의 이름을 딴 국립키이우대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시집 을 발표하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에는 우크라이나 최초 퀴어문학선집 의 출판에 공동편집자로 참여했다. 2020년에는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돈바스 전쟁에 대한 노래들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고 한달 후 3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라는 시를 게시했다. 그리고 3월 26일, 라트비아에 살면서 현대 러시아시 문예지 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러시아 시인 드미트리 쿠지민(Д.. 2022. 5. 24. 신화와 키치 사이의 일상: 『공통의 장소: 러시아, 일상의 신화들』 서평 신화와 키치 사이의 일상: 『공통의 장소: 러시아, 일상의 신화들』 서평 김무겸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세미나회원 1. 『공통의 장소: 러시아, 일상의 신화들』는 소비에트 시절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살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문화비평가 스베틀라나 보임의 책이다. 이 책은 1994년에 미국에서 처음 출판되었고, 2002년에는 러시아어 판본이 출판되었다. 한국에서는 러시아 문학 연구자인 김민아의 번역본으로 2019년에 나왔다. 출판 직후, 서구의 비평가들은 하나같이 ‘외부자가 된 옛 소련인’이라는 보임의 이중적 정체성에서 글의 독특한 힘을 보았다. 서구 유럽의 지적 담론과 소비에트인의 문화적 감각을 동시에 가질 수 있었던 보임의 이중적 정체성이 해당 문화 내부에 사는 사람들의 관습화된 지각으.. 2022. 4. 28.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