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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13

전쟁사전 1: 쓰레기에서 시체까지 전쟁 사전 1: 쓰레기에서 시체까지 오스타프 슬리빈스키 서문 및 번역: 이종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친러냐 반러냐, 전쟁 지지냐 반대냐, 미국이냐 러시아냐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목소리는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의 시인들이 쓴 시를 찾던 중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글을 찾게 되었다. 리비우에 사는 시인 오스타프 슬리빈시키(Остап Сливинський)가 페이스북에서 진행하는 '전쟁 사전(Словник війни)'이라는 프로젝트다. 일상의 단어들이 전쟁이 일어나면서 어떤 의미와 일화를 지니게 되었는지, 전쟁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기록하는 작업이다. 페이스북에서 #Словниквійни라는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이런저.. 2022. 9. 9.
당신은 “no war”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할리나 크루크의 시 한 편 당신은 “no war”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서문 및 번역 이종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거의 세 달 전 이리나 슈발로바의 시를 러시아어에서 우리말로 옮기고 슈발로바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시인들을 더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더니 할리나 크루크를 소개해주었습니다. 크루크의 시는 러시아어가 아니라 영어로 옮겨진 것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시를 러시아어에서 옮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궁여지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족 관계 상 거리가 훨씬 먼 영어에서 옮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거의 유일한 초급 우크라이나어 교재 을 사서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러시아어를 안다고 해서 우크라이나어가 술술 읽힐 것이라는 생각은 아주 틀렸습니다. 우크라이나어 공부를 하지 않은 채 크.. 2022. 8. 17.
러시아 제국주의에 관하여 러시아 제국주의에 관하여 정보라 (민주노총 비정규교수노조) 0.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두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침공 전이던 2월 중순, 긴장이 고조되고 있을 때 러시아와 러시아의 편에 붙은 벨로루스 정부는 “48시간 이내에 수도 키이우를 장악한다” “사흘이면 전쟁이 끝난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침공 후 49일째인 지금 수도 키이우는 실질적으로 한 번도 장악당하지 않았고 키이우를 향해 진격하던 러시아군은 패퇴했으며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고국을 훌륭히 방어하고 있다.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까? 그리고 무슨 근거로 48시간이니 72시간이니 하는 비현실적인 숫자를 대며 키이우 장악을 자신했을까? 1. 조지아 전쟁 (2008) 2008년 8월 .. 2022. 4. 22.
험한 길 위에 선 우리 모두의 초상 - 나탈리야 보로즈비트(Наталія Ворожбит)의 <험한 길(Погані Дороги)>(2020) 험한 길 위에 선 우리 모두의 초상 - 나탈리야 보로즈비트(Наталія Ворожбит)의 (2020) 김다솜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세미나 회원 ‘험한 길’이라는 제목 그대로 영화는 먼지 날리는 흙길을 지나는 차 한 대를 비추며 시작된다. 일반인을 섭외한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 만큼 평범해 보이는 운전자는 분쟁 지대의 검문소를 통과하려는 한 학교의 교장이다. 하필이면 전쟁이라는 험악한 상황에 여권을 잘못 들고 오는 실수를 한 데다 트렁크에 실은 짐 때문에 오해가 커지고 군인들과 교장 사이의 긴장감은 누그러질 줄을 모른다. 영화를 구성하는 네 개의 독립된 에피소드에는 서로 다른 성별과 연령의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첫 에피소드에 나타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은 긴장감이 일관되게 이어진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 2022. 3. 19.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주의자들' 연합의 선언문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주의자들’ 연합의 선언문 번역 황유경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세미나 회원 지난 3월 2일, Progressive International의 트위터 계정(@Progintl)에 출처를 알 수 없는 글이 올라왔다. 계정 운영자는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주의자들의 연합이 구성되었고 그들의 글이라고 밝혔다. 게시글에는 선언문에 왜 연명자의 이름이 없냐는 댓글도 있고, 러시아는 경찰국가라서 연명자들을 체포할 것이기에 이름을 밝히지 않았을 것이라는 댓글도 있다. 현재 러시아어로 검색해 보아도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주의자들' 연합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다. 다만, 좌파성향의 일간 웹진 (rabkor.ru. 랍코르는 '노동자통신원'을 뜻하는 '라보치 코레스폰덴트'의 줄임말이다)에 이 글이 게재되었던 .. 2022. 3. 14.
부끄러움을 공유하며 - 중국 국제주의자들의 편지 [번역자의 말: 아래는 중국의 어느 국제주의자 그룹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과 관련하여 (闯)이라는 언론매체에 보낸 편지를 중문과 영문을 함께 참조해 번역한 것이다. 원문은 다음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chuangcn.org/2022/03/letter-from-china-ukraine/ 부끄러움을 공유하며 중국 대륙 국제주의자들로부터의 편지 번역: 박민희(한겨레 기자), 정규식(성공회대 연구교수) 1. 우리는 국제주의자로서 러시아의 침략에 대해 명백히 반대하며,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무절제한 확장에도 반대한다. 우리가 지지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아니라, 어떠한 제국주의의 간섭도 받지 않을 우크라이나 인민의 권리이다. 푸틴은 돈바스 지역 두 공화국의 ‘독립’을 .. 2022.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