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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연구에서 교차성 실천하기

: 불평등 연구를 위한 포용, 상호작용, 제도에 관한 비판적 분석

 


주해연/마이라 막스 페리

번역: 한우리(woorihan77@gmail.com)[각주:1]



본 논문은 Choo, H.Y. and Ferree, M.M., 2010. Practicing intersectionality in sociological research: A critical analysis of inclusions, interactions, and institutions in the study of inequalities. Sociological theory, 28(2), pp.129-149. 을 대본으로 하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페미니즘 이론학교 "번역 지원 사업"의 기금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요약문]

이 논문에서 우리는 사회학자가 불평등에 대한 이론적이고 방법론적인 접근으로서 교차성을 실천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을 것이다연구의 주제와 방식의 선택이 함의하는 바는 무엇인가우리는 교차성의 실행을 집단-중심프로세스-중심시스템-중심이라는 세 가지 양식으로 구분할 것이다첫째집단-중심적으로 교차성을 실천하는 것은 다층적으로 주변화된 집단과 그들의 관점을 연구의 중심에 두어 강조하는 것이다둘째프로세스-중심적으로 교차성을 실천하는 것은 다양한 교차점에서 작동하는 다층적 억압의 변인 간 상호작용을 살피고 권력을 상대적인 것으로 강조한다마지막으로 교차성을 사회 전체 시스템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는 관점은 구체적인 불평등 경험을 특수한 제도와 연결 짓는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호작용적이고역사적으로 함께 결정하며복잡성을 갖는 사회적 과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우리는 최근 높은 평가를 받은 여러 질적 연구를 예로 활용하여 인종계급젠더가 명백히 함께 고려된 연구에서조차 놓칠 수 있는 사회학 분석의 비교적맥락적복합적 측면에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최근 페미니즘 연구는 점점 더 인종, 계급, 젠더가 서로 얽혀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이러한 형태의 위계화가 서로 간의 관계 속에서 연구되어야 한다고 보고, 이를 지배의 매트릭스”(Collins 1990) 또는 복잡한 불평등”(McCall 2001) 등으로 개념화하였다. 연구자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이해함에 있어 [억압을] 더하지 않는 방식(nonadditive way)을 다음과 같은 다양한 용어 교차적”(intersectional, Crenshaw 1991), “통합적”(integrative, Glenn 1999), “인종-계급-젠더”(race-class-gender, Pascale 2007) 접근으로 지칭해왔다. 페미니즘 연구는 교차적 분석의 필요성을 수용해왔으나 교차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게 남겨두었다. 케이시 데이비스(Kathy Davis 2008)는 교차성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분석요소라며 이론적 유행어”(buzzword)라 불렀다. 더불어 교차성에 대한 페미니즘적 요구가 사회학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교차성의 문제가 실제 연구수행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 논문은 불평등에 대한 이론적·방법론적 접근법으로서 교차성을 사회학 연구에서 실천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페미니스트 연구자는 교차성을 중요하게 다루고있지만, 직접적으로 젠더 이슈를 연구하지 않는 다른 많은 사회학자에게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다. 우리의 논의는 두 단계로 나아갈 것인데, 먼저 교차성 개념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가 교차성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연구자 간의 차이를 명확히 밝히고, 나아가 어떻게 교차적 분석이 핵심적인 사회학적 이슈인 제도, 권력관계, 문화, 개인 간 상호작용 등을 이해하는 데에 보다 더 널리 사용될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교차성 개념이 사회학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강조하며, 그렇기에 두 번째 단계에서 젠더 사회학 외부에서 연구되었으며 사회학 세부 분야를 넘어서 널리 알려진 네 편의 경험연구를 골라 교차성이 제공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분석의 예로서 활용할 것이다. 모든 경험연구가 한 가지 유형의 교차적 분석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차성의 세 유형을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간주한다. 다층적 불평등에 관심을 갖는 개별 사회학자들에게는 교차적 분석의 구체적 양식을 명확히 선택하는 것이 그들의 이론적 연구 의제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학 전반으로 볼 때, 이 세 가지 유형이 상호보완적이며, 보다 효율적 분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연구자가 가진 구체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 논의의 첫 번째 단계는 교차성의 구체적인 개념화가 연구주제와 연구양식 선택에 갖는 함의에 집중한다. 교차성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풍부한 이론화 작업(Hancock 2007; McCall 2005; Walby 2009)에 기대어, 우리는 교차성 실행의 양식을 집단-중심, 프로세스-중심, 시스템-중심으로 범주화하고 검토할 것이다. 첫 번째 양식은 연구내용에 다층적으로 주변화된(multiply marginalized) 집단을 포용하는 것을 강조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양식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에서 교차적 역동(intersectional dynamics)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논문의 주요 주장은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이론적 접근으로 보기엔 구체적이지 않다고 강조하는 최근의 많은 리뷰와 비평에서 비롯되었다(e.g., Davis 2008; Prins 2006). 열려있는 개념으로써 교차성은 다소 바람직한 다중적 의미로 가득 차 있다. 한편으로 롬바르도, 페리, 칸톨라와 누지아이넨(Lombardo et al. 2009; Ferree 2009; Kantola and Nousiainen 2009)등은 어떻게 교차성이라는 모호한 개념이 법적 · 정치적 실천으로 번역되면서 구체성을 얻게 되었는지 탐구한다. 구체적으로 칸톨라와 누지아이넨은 새로운 법, 특히 유럽에서의 법이 차별의 다양한 형태를 지적하는 것으로 교차성에 대한 해석을 제도화하면서, 교차성이 희소한 국가 자원을 두고 벌어지는 억압의 올림픽”(oppression Olympics)을 유발시킨다고 강조한다. 다른 한편 켄, 유발-데이비스, 맥콜(Ken 2008; Yuval-Davis 2006; McCall 2005)과 같은 사회학자와 웰던(Weldon 2008)과 핸콕(Hancock 2007) 같은 정치학자는 어떻게 교차성의 서로 다른 의미가 서로 다른 종류의 이론적 관심사를 반영하는지 지적함으로써 연구자에게 교차성이 보다 유용한 개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들은 이론적 일관성이 높아진다면 분석결과도 향상될 것이라 주장하지만, 그러한 연구가 어떤 모습일지에 관해서는 매우 일반적인 제안만을 제공한다.


어떻게 특정한 방법론적 실천이 교차성이라는 대안적인 이론과 연결될 수 있을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본 후에, 우리는 훌륭한 사회학적 연구에서조차 놓칠 수 있는 통찰력을 교차적 분석을 실천할 때 발견할 수 있음을 지적할 것이다. 이 두 번째 단계에서 우리는 개념적 수준에서 다층적 불평등을 다루는 네 편의 수준높은 질적 연구를 선택하여 특정 양식의 교차적 분석이 갖는 방법론적 함의를 탐색하기 위한 데이터로 활용할 것이다. 우리는 이들 연구가 갖는 방법론적 강점과 약점을 포용(inclusion), 분석적 상호작용(analytical interaction), 제도적 우위(institutional primacy) 등 교차성의 세 측면을 중심으로 조직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는 억압받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준다는 이슈를 교차성의 표현으로 본다. 이는 교차성의 실행에 있어 다층적으로 주변화된 개인과 집단의 경험을 포용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둘째, 우리는 교차성이 억압이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변환적 상호작용의 효과를 내는 분석적 상호작용으로서 실행된다고 정의한다. 이는 인종, 계급, 젠더를 비롯해 개별적인 사회적 종속의 다른 유형들을 열거하고 더하는 것을 넘어섬으로써 방법론적으로 교차성 이론가가 의미하려는 것을 포착한다. 셋째, 교차성의 정의는 연구자가 사회적 불평등이 생산되는 하나 이상의 위치(sites)제도적 우위를 부여하는지 주요효과로 보는지 또는 상호작용으로 보는지 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한 제도가 한 유형의 불평등과 다른 유형의 불평등에 연관되어있다고 보는 것, 예를 들어 계급은 경제, 가족은 젠더와 같이 특정제도에 연결된다고 보는 방식은 교차성을 분할된 것으로 본다. 이러한 방식으로 교차성 분석을 적용하여 실천할 때 비지배적 집단[소수자]에게 가해지는 추가적억압과 부차적모순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교차성이 활용되게 된다.


우리는 높이 평가되는 네 편의 교차적연구에 나타나는 해석적 실천의 구체성을 추적함으로써, 어떻게 그리고 언제 교차성의 세 가지 의미가 사용되는지, 하나의 교차적 분석이 사용될 때 어떠한 측면이 무시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의 목적은 이 저자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의 근본적인 이론적 관심사를 드러내기 위해 연구자가 선택한 방법론을 비판적으로 읽어내려는 것이다. 결론에서 우리는 이러한 사례에 기초하여 교차성을 프로세스-중심적으로, 제도적으로 정교한 방식으로 연구하기 위해 보다 맥락적이고 비교적인 방법론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할 것이다.


 

교차성을 이론화하기

 

교차성이라는 유행어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페미니스트적 시각에서 교차성의 개념을 개괄하려는 시도들이 최근 몇 년간 증가해왔다(Davis 2008). 데이비스를 포함해 맥콜(McCall 2005), 프린(Prins 2006), 핸콕(Hancock 2007)은 모두 애초에 교차성 개념의 등장을 이끈 서로 다른 이론적 필요성과 오늘날 교차성이 어떻게 이해되고 적용되는지 살펴봄으로서 나타나는 변화를 강조하는 유용한 역사적 리뷰를 제공한다. 우리는 그들의 포괄적인 리뷰에 기반해 교차성이 의미하는 바를 이론화하는 세 가지 측면을 강조할 것이다. [첫째] 다층적으로 주변화된 사람들, 특히 유색여성의 관점을 포함하는 것의 중요성, [둘째]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독립된 가닥(strands)들을 더하는 것(addition)이 아니라 곱하는 것(multiplication)으로의 분석의 이동, 즉 주요효과에서 상호작용으로의 변화, [셋째] 주요효과에 더해지는 추가적상호작용 프로세스 보다는 처음부터 복잡한 배치(configurations)를 생산하면서 공동결정 되는 불평등에 겹쳐지는 것으로서 다양한 제도를 보는 데 초점을 맞추기. 우리는 만약 기존 연구들이 주변화된 사람들을 포함하는 것뿐 아니라 관점의 포함을 강조했더라면, 만약 백인성(whiteness), 남성성(masculinity)과 같은 비표식 범주들(unmarked categories)의 권력관계를 문제화했다면, 만약 그들이 하나의 중심적 제도적 분석틀을 가정하는 대신 불평등을 다층적으로 결정되며 서로 얽혀있는 것으로 다뤘다면, 연구들 각각이 더 풍부한 경험적 발견을 할 수 있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포용(inclusion) 중심적 접근: 정체성을 교차하기

 

교차성이 이론으로 발전하게 된 중요한 사건은 모든 여성은 백인이고, 모든 흑인은 남성이다. 그러나 우리 중 몇몇은 용감하네라는 책의 제목이 이미 적절하게 보여준 바와 같이 여성연구 내에서 젠더에 관해 배타적으로 이론화하는 경향을 초기에 분명하게 지적한 일이다(Hull et al. 1982). “유색여성의 독특한 입장을 표현하는 선언들(e.g., Moraga and Anzald´ua 1983; Combahee River Collective 1986; hooks 1981; Ladner 1973)은 특정한 사회적 위치에서 경험되는 다양한 형태의 억압이 끼치는 복합적 효과를 강조하는 패트리샤 힐 콜린스(1990)흑인 페미니즘 사상에 나타난 입장론(standpoint theory)과 유사한 주장을 공유한다. 데보라 킹(1988)의 말처럼 다층적 억압”(multiple jeopardy)이라는 용어로 사고하는 것은 각각의 차별은 하나의 지위(status)에 단일하고 직접적이며 독립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그 안에서 각각의 차별의 상대적 기여도는 이미 명백하다는 관념 뿐 아니라 하나의 [억압]요소가 다른 요소를 대체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비생산적 주장에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1988:47).


여성간의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이 연구자들은 백인, 중산계급, 미국여성의 경험을 여성의 경험으로 부적절하게 보편화하는 것에 대항할 뿐 아니라 억압을 살아낸 경험이 한편으로는 젠더로, 다른 편으로 인종으로 나누어질 수 없으며, 오히려 동시발생적이고 연결되어있음을 이론화하는 매우 생산적인 계보를 시작하였다(Brewer 1993; Espiritu 2000; Glenn 2002). 더불어 이와 같은 분석은 유색여성이 상충하는 정치적 의제를 빈번하게 쫓는 적어도 두 개의 종속적 집단[인종과 젠더]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현실 정치에서 교차성이 가지는 시사점을 강조한다(Crenshaw 1991:1246).


그러므로 교차성 분석은 유색여성의 필요와 관점의 특수성에 목소리를 부여하는 데 유용하다. 유색여성은 심지어 페미니즘의 요구를 표현하기 위해 갈라진 길에서 운동을 조직했을 때에도 종종 여성으로서 비가시화 되었으며(Roth 200), 미국 시민권 운동에서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흑인으로서 비가시화 되었다(Robnett 1997). 유색여성들은 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억압을 경험한다고 주장했으며, “차이의 범주로서 인종, 젠더, 계급이 평행하는 것이 아니라 교차하며, 서로를 강화시키는”(Espiritu 2000:1) 방식을 살피기 위해 그들 경험에 특수한 관심을 요구해왔다. 이러한 질적인 차이는 목소리를 갖는 것이 이들의 중요한 정치적 요구와 지적 요구가 되게 하였다. 오로지 이러한 집단의 관점을 포함하는 것을 통해서만이 그들의 경험에서부터 나온 정치적 이슈를 사회운동, , 또는 정책 관련 연구로 다뤄질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포용은 중요한 문제이고, 유색여성이 선두해온 연구의 오랜 전통은 인종-젠더 분석에 관한 [교차적] 시각을 발전시켰다(Hancock 2007; McCall 2005; Prins 2006의 리뷰를 보라). 비판적 인종이론 연구자인 킴벌리 크렌쇼(1991)는 영향력 있는 법률저널 논문에서 이러한 관점에 교차성이라는, 이제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이름을 부여했다. 이 교차성이 발전되어온 전통은 결코 사회적 위치성(positionality)에 대한 단순한 범주적 개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복잡하고 경쟁하는 권력의 배치가 드러날 수 있는 특수한 위치의 입장을 강조해왔다. 또한 오직 주변화된 집단에 속한 연구자에 의해서 유색여성의 관점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러한 관점이 유색여성의 경험을 주변에서 중심으로적극적으로 이동시키는 정치적·사회적 입장을 중요한 것으로 만들었다(Collins 1990; hooks 1984).


그러나 억압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는 것에 대한 강조가 실제적으로는 핸콕(2007)콘텐츠 전문화”(content specialization)라 부르는 교차성에 대한 해석을 가져왔다. 콘텐츠 전문화란, 다층적으로 주변화된 집단에 대한 연구에 실질적으로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핸콕이 다층적 교차점”(multiple intersection)이라고 부르고 맥콜이 범주내적”(intracategorical) 접근이라 정의하는 이 방법론적 접근은 범주 내부 하위집단의 경험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며 종종 어떤 집단을 포함시켜야 하는지, 어떤 교차적 위치에 있는 집단에게 우선권을 주어야 하는지 등에 관한 논쟁을 야기했다(Aderson 2008). 하지만 교차성을 사회 세계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이론화하고자 한다면, 교차성 분석은 단지 특정한 종속집단을 포용하는 것을 넘어 모든 사회적 현상에 적용되는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McCall 2005; Yuval-Davis 2006).


사실상 교차성을 목소리를 포함하는 문제로 보는 접근은 유색여성 학계의 전통에서 나온 다른 관점과 긴장 관계를 맺는다. 첫 번째로, 그저 특권만을 갖거나 억압만 받는 사람은 없다는 주장이 있다(Jordan-Zachery 2007; McCall 2005). 불평등의 상충하는 측면을 이해하는 일은 또한 어디에 권력과 특권이 뭉쳐있는지비표식 범주를 연구할 것을 요청한다(Staunaes 2003). 코넬(Connell 1995)과 프랑켄버그(Frankenberg 1993)와 같은 선구자의 뒤를 잇는 남성성과 백인성에 관한 연구는 [젠더 연구에서] 세부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둘째, 포용이 불평등을 다양성으로 축소한다는 오랜 비판이 있다. 이와 같은 비판은 여성의 범주를 다시 생각하기 위해 차이를 사용하는 대신, 차이는 종종 전통적 규범과는 다른 여성들을 가리키는 완곡적 표현(euphemism)이 된다는 것이다(Baca Zinn and Dill 1996:323). 이 비판에 따르면 방법론적으로 단순히 차이를 포용하는 것은 종종 백인성 또는 이성애에 내재된 규범을 주류”(mainstream) 집단에 관한 구체적인 검토로 대체하거나, 하나의 표준으로서 지배집단이라는 개념을 재생산하는 비교 분석 속에서 비규범적집단을 포함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Brekhus 1998; Danby 2007).


요약하자면, 교차성을 소외된 집단을 포용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것은 콘텐츠 전문화를 제공한다. 하지만 교차성은 이를 뛰어넘는 논의를 필요로 한다. 학계뿐 아니라 법과 정치의 영역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인식시키고자 주장해왔던 유색여성의 자기 동원(self-mobilization)과 입장론이라는 교차성의 기원을 볼 때, 교차성을 포용으로만 보는 것은 목소리의 수사학만을 중시하는 것이다. 포용을 요구하는 이론은 배제되고 주변화된 사례 뿐 아니라 규범적 사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고려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포용을 방법론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때로는 비표식 범주와의 관계, 특히 권력자가 어떻게 규범적 기준으로 정의되는지에 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차이에 관한 연구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프로세스 중심적 모델: 상호작용 효과와 다수준(multilevel) 분석

 

불평등의 여러 주요효과를 연구하는 것과 다르게, 교차성 이론은 정의상 상호작용을 분석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포용 모델이 교차점을 마치 인종과 젠더가 만나 곱셈적 효과가 발생하는 교차로와 같은 위치(locations)로 접근하기 때문에, 어떤 거리”(예를 들어 성차별주의 또는 인종차별주의와 같은 사회적 과정은 그 자체로 변형됨 없이 교차하는 것으로 보인다(Crenshaw 2001). 그러나 일부 교차성 이론은 설탕이 소화”(digesting)되어 새로이 몸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변형된다는 비유를 들어, 특정한 맥락에서 다른 힘(forces)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사회적 과정 자체의 본질이 변형된다고 주장한다(Ken 2008). 웰든(Weldon 2008)은 교차로 효과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각각 프로세스의 주요효과가 비켜나 있는 오직-교차로”(intersection-only) 접근법이라 부르는 것과 굴절되지 않는 주요효과가 여전히 중요하게 남아있는 교차로에 더하여”(intersection-plus) 모델을 구분한다. 우리는 후자를 오로지 선택된 사례에서 교차적 효과가 가장 앞쪽에 나타나는 프로세스-중심적이해로 강조한다.


맥콜(2005)이 주장하듯이 이러한 접근의 핵심요소는 비교분석으로, 지배의 서로 다른 구조 사이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는 것은 개인 수준을 뛰어넘는 비교 방법론을 요구한다. 그러한 비교연구는 상호작용-추구적이어야 한다. , 상호작용-추구적인 비교연구방법은 기본적 입장으로 맥락을 넘어서는 상호작용이 있다는 점을 가정한다. 맥콜은 이를 상호범주간”(intercategorical)이라 부르는데, 이는 어떻게 정의된 범주든지, 그 범주를 넘어 교차점의 변동범위를 찾기 때문이다. 글렌(1999)은 이를 관계적인 것으로 강조하는데, 사회를 구성하는 권력의 물질적이고 문화적인 관계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교차성에 대한 프로세스 모델은 교차점에서 권력을 조직하는 구조적 과정이 드러난다고 보고 맥락과 비교에 주로 관심을 둔다.


구조적 유형의 프로세스 중심적 분석에도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접근은 교차적 배열의 추상화된 구조에만 초점을 맞춰서, 거시적·중시적 상호작용의 영향력을 경험하는 개인을 부수적인 수치로 환원하여 복잡한 힘의 배치 속에서 사람들이 발휘하는 행위능력(agency)을 과소평가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다(Prins 2006; Staunaes 2003). 이러한 잠재적 한계에 대한 대응으로, 이론가들은 문화적 의미와 범주의 사회적 구성을 각각 중심적 프로세스로 강조해왔다. 맥콜(2005)과 데이비스(2008)는 교차성에 관한 구성주의적 후자의 시각이 미시적 수준에서 정체성 범주의 안정성에 의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더 어필한다고 주장한다. 교차성의 프로세스 중심적 모델에 흥미를 갖는 많은 이론가는 개인이 어떻게 범주적 정체성을 받아들이는지 분석하는 것에서 개인이 어떻게 범주로 모집되는지”(recruited), 그래서 어떻게 복잡한 위치들 가운데서 자신의 주체적 위치”(subject positions)를 선택하는지 분석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회학적 담론의 전환을 따랐다(Adams and Padamsee 2001). 이는 문화연구, 비판인종연구, 젠더와 여성연구에서 정치적 주체의 형성을 권력관계의 장에서 자기-창조라는 치열한 과정(contested process)으로 보는 보다 더 큰 흐름을 반향하는 것이다(Ken 2008; Staunaes 2003; Yuval-Davis 2006). 그러므로 프로세스 모델은 정체성 또는 사회적 위치의 이슈에 민감하며, 이들을 거시적·중시적 범주를 통해(Adams and Padamsee 2001) 또는 함께 구성되는 것으로서 고려한다(Prins 2006).


교차성에 대한 사회 구성주의적 이해는 비록 맥콜의 용어에 따르면 반범주적이지만, 그녀가 상호범주적분석이라 부르는 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그들은 범주보다는 역동적인 힘을 보다 더 강조한다. 예를 들어 인종보다는 인종화, 계급보다는 경제적 착취, 젠더 보다는 젠더 수행에 관심을 갖는 식이다. 그리고 어떻게 권력이 특정한 제도적 장을 넘어 작동하는지에 대한 특수성을 인식한다. 상호 변형적 프로세스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이 접근법은 위치(sites)와 제도(institutions) 사이뿐만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를 강조한다(Yuval-Davis 2006).


프로세스 모델에 대한 방법론적 수요는 포용 모델에 대한 수요보다 더 크다. 분명한 비교, 역동적 프로세스에 대한 관심, 맥락에 따른 변화 모두를 교차성 안에 내재한 것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프로세스 모델을 따르는 연구는 사회구성주의의 몇몇 개념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개인이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행위능력과 만들어진 사회가 갖는 행위를 가능케 하고 제한하는 힘 둘 다를 포착하는 다수준 데이터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 접근의 다수준적 측면은 젠더를 미시적 수준의 집단이나 개인적인 사회심리학적 과정과 연결시키거나 인종을 배제, 분리, 집단 갈등 등의 사회조직의 중시적 구조와 연결시키거나 혹은 계급을 사회 발전과 분화와 연결시켜 살펴보려는 이들에게 특정한 어려움을 제기한다(Ferree and Hall 1996). 비록 수준 너머와 수준 내에서의 교차점을 가정함에도, 방법론적 실행은 개념적으로 거시적 수준에서 개인적 차이내려가며과정들이 쌓이는” “하위범주화의 경향성을 가질 수 있다. 종종 사회-결정적 관계로서 계급이 우선한다고 보지만, 프로세스 모델은 젠더 또는 인종을 특정한 제도적 맥락에서 억압의 주요한형태로 작동할 때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칸톨라와 누지아이넨의 연구(Kantola and Nousiainen 2009)는 가족을 젠더와 섹슈얼리티가 주요하게 작동하는 제도로서 위치 짓고, 국가를 인종과 민족성이 중요히 작동하는 장소로 위치 짓는다.) “하위범주화를 생산하는 역동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 방법론적 접근은 다른 질문을 한다”(asking the other question). , 이 접근은 하나의 상황에서 어떤 것을 억압의 주요한 형태로 규정하든지 그것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불평등의 차원이 세분화되고, 덜 명확하게 규명된 권력과 배제의 다른 축들과 교차하는지를 묻는 것이다(Yuval-Davis 2006).


요약하자면, 프로세스 모델은 단지 집단을 추가하지 않는다. 이 모델은 주로 지속되고 불변하는 주요효과로 전형적으로 개념화되는 것에 교차적 관계를 더한다. 이 접근법은 교차성 연구에 보다 명확한 비교적이고 문맥적인 장을 요구하며, 특정 수준의 분석 또는 제도와 다른 불평등을 연결함으로써 주요모순을 이차적 모순과 분리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많은 교차성 이론가로 하여금 주요불평등의 목록을 두고 논쟁하는 , 인종, 계급, 젠더로 충분한지, 아니라면 이 목록에 섹슈얼리티, 나이, 국적, 종교가 추가되어야 하는지 이유가 되기도 한다(앤더슨(Andersen 2008)이 주관한 심포지움을 참조하라). 

 


  1. 문에서 이탤릭으로 강조된 부분은 굵은 글씨로, 역자의 부연은 [ ]로 표기하였다. 번역 및 감수에 도움주신 주해연(토론토대)과 조혜정(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님께 감사드린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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