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로우보텀(Michael Rowbotham) 번역 l 박기형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강연록 소개: 이 글은 1999년 캐나다 COMER(통화 및 경제 개혁 위원회)에서 마이클 로우보텀(Michael Rowbotham)이 진행한 강연의 녹취록입니다. 이 강연에서 그는 현대 경제 시스템에서 화폐가 창조되는 방식을 규명합니다. 그리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들을 현대 경제의 화폐 창조 메커니즘과 연결지어 간명하게 설명해냅니다.
*강연자 소개: Michael Rowbotham(마이클 로우보텀)은 영국의 정치경제학자다. 두 권의 저서 <The Grip of Death: A Study of Modern Money, Debt Slavery, and Destructive Economics (1998)>과 <Goodbye America!: Globalisation, Debt and the Dollar(2000)>를 썼다. 현대 경제가 부채 기반 통화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으며, 상업은행의 부분준비금에 기초한 통화 공급 메커니즘이 경제적 불평등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부분준비금 제도를 폐지하기 위한 새로운 통화 공급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와 정치적 실험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로우보텀은 세계화를 제3세계 부채 문제로 분석하고서,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는 대가로 제3세계에 부채를 지우는 건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일이라고 비판한다. 제3세계 국가들은 구조적으로 부채를 갚을 수 없기에 부채를 탕감해 국가 간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의 국제청산동맹(Internation Clearing Union)과 같은 국제 통화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만약 여러분의 경제가 부채로 운영된다면, 물가가 상승하고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며 상품이 제대로 팔릴 수 없습니다. 상업에는 절호의 기회가 하나 있습니다. 경제 주변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없는 경우, 자동 답안은 더 넓은 고객 기반을 찾는 것입니다. 물건들을 해외로 보내세요. 그걸 프랑스에서 판매할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이미 그곳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프랑스의 기업들은 침략당한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은 무엇을 할까요? 자신들의 물품을 영국으로 보내서 그곳에서 팔 수 있는지 알아볼 것입니다.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 모든 경제는 수출 압력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상호 이익(mutual benefit)을 위한 무역이나 대수롭지 않은 흑자라도 챙기려는 무역 대신, 판매할 수 없는 잉여물을 서로에게 수출하려는 경제만 남게 될 것입니다.
자유 무역을 해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모두가 논쟁합니다. 자유 무역이라는 것이 교환을 원하는 두 나라 또는 두 사람 사이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방해받지 않고 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잘못된 게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이 상품을 서로의 목구멍으로 밀어 넣고 있다면, 각 경제권 내에서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다른 나라가 판매할 수 없을 정도로 잉여물로 넘쳐나게 해야 한다는 압력이 있다면, 자유 무역은 ‘재앙을 초래하는 비결(a recipe for disaster)’입니다. 애초에 왜 보호무역의 장벽이 세워졌다고 생각하십니까? 공격적으로 수출 드라이브를 시도하고 통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경제들 모두 수출 과잉을 추구하려고 할 경우, 자유 무역을 할 수가 없습니다. 국가가 빚을 지고 있다면 어떻게 그 빚을 갚을 수 있겠습니까? 돈을 벌어야 합니다. 국가가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입보다 더 많이 수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채 기반 경제는 임금에의 의존과 수입 부족, 당신이 살 수 있는 상품 종류와 품질, 당신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당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엄청나게 큰 회사에서 일하는지, 아니면, 당신을 돌볼 준비가 된 지역 회사에서 일하는지에 직접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에 영향을 미칩니다. 무역도 바로 영향을 받습니다. 국가 간의 공격성은 정기적으로 국제 전쟁을 일으킨 원인이었습니다.
통화 개혁은 아주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입니다. 간단히 말해, 경제와 사람들에게 중립적인 교환 수단을 제공할 권리와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것입니다. 은행, 주택금융조합 또는 기타 대출 기관에 의한 부채로부터 생성되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공급되는 것 말입니다. 공식 통계와 신문을 살펴보면, 그들은 ‘화폐 공급’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글쎄요, 화폐 공급 같은 건 없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문제의 모든 것입니다. 화폐는 공급되지 않습니다. 화폐(money)의 대부분, 즉 96%에 달하는 신용(credit)은 대출(lending)로부터 비롯됩니다. 당신은 그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고 싶을 것입니다.
여기 맨 앞줄에 있는 누군가가 자신의 차를 부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새 차가 필요하겠죠. 그는 은행 매니저에게 갈 것입니다. 은행 직원이 2만 5천 달러를 대출(loan)해줬다고 합시다. 그는 2만 5천 달러를 가지고 자동차 판매장으로 급히 달려갈 것입니다. 그런 다음 그는 원하는 차를 구입하고, 자동차 판매원은 그 종이 쪼가리, 즉 2만 5천 달러의 신용(credit)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 후 자동차 판매원은 은행에 가서 그 돈을 입금합니다. 그러면 은행 직원은 “오, 새로운 화폐군요!”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 돈은 자동차 판매원의 계좌에 예치(deposited)될 것이며, 전체 화폐량은 2만 5천 달러보다 더 커집니다.
수취 은행(receiving bank)은 그 돈이 자신들이 빌려준 돈인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다른 사람의 계좌에서 아무것도 빼앗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신용(new credit)이었습니다. 누군가 빌려서 사용했고, 다시 은행에 예치되었고, 그 결과 화폐 공급이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은행은 이렇게 말합니다. “좋았어! 이제 더 많이 빌려줄 수 있어!” 그들은 또 그렇게 합니다. 그리고 그걸 계속합니다. 모든 단계마다 부채(debt)와 화폐량(money stock)이 나란히 함께 늘어납니다.
1930년대에 여가 경제(leisure economy)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복지 개혁을 위한 흥미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제출되었습니다. 그 아이디어는 기본소득(basic income)이었습니다. 기본소득 말입니다. 당시에는 모기지 부채(mortgage debt)가 없었거나 매우 낮았습니다. 모기지의 만기는 아마도 8년이었고... 음 가끔 25년짜리도 있었지만요. 대부분 만기 전에 상환되었고, 만기는 평균적으로 8년이었습니다. 놀랍습니다! 당신은 그걸 상상할 수 있나요? 그 당시 사람들은 평생을 모기지에 저당 잡혀 사는 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 기본소득, 순환 근무(job rotation)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서 잉여 식량 때문에 극심한 불황을 겪었습니다. 그 당시 경제, 즉 영국 경제는 부유하다고 여겨졌습니다. 분명한 건 어느 곳에서도 현재 우리가 가진 물질적 상품의 양에 전혀 근접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때 그들은 진보의 각 단계마다, 기계가 발명될 때마다,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을 해고할 때마다,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계속 이대로 가야 할까요? 우리는 다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우리는 모든 사람을 완전 고용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할까요? 바로 그것이 ‘고용주의(employmentism)’를 수용해야 할 까닭일 텐데요. 완전고용은 현대 경제학의 훌륭한 자동 선택지 중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만, 틀렸습니다. 그리고 그건 불가능합니다. 우리에겐 ‘완전 고용을 널리 확산시킬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고용할 것입니다. 그러다 결국 지구 표면 위에 있는 우리 자신의 무덤을 파내기에 이를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행성에선 완전 고용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마케팅에 소요되는 시간 낭비, 제품을 분해하는 데 드는 시간 낭비를 떠올려봅시다. 대만에서 과도한 중앙집중화로 상품을 생산할 때 낭비되는 시간은요? 그 상품들은 캐나다에서 완벽하게 제대로 생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트럭에 실어 전 세계를 가로지르며 앞이나 뒤로 운반하죠. 매년 계속해서 제품을 다시 설계하는 데 드는 시간 낭비는요? 완전 고용이 정말 필요한가요? 우리는 ‘구조’에 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에 의한 화폐 공급을 수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통화 개혁’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Part 3. 제3세계 부채와 통화적 선택들
(Third World Debt and Monetary Choices)
통화 개혁은 또한 복잡한 문제들과 제3세계 부채와 같은 긴급한 인도적 사안을 분명히 포함합니다. 제3세계 부채는 약 8-10년 전 여러 문헌에서 ‘유명한 쟁점(cause célèbre)’이었으나 이제는 공적인 뉴스(public news)가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제3세계 부채가 유명한 쟁점이었으나, 이제는 ‘세계화(globalisation)’입니다. 글쎄요, 그것들은 같은 것, 또는 같은 것의 다른 측면입니다. 세계화는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이 전 세계 어디든지 마음대로 몸담고 선택할 수 있는 걸 가리키죠.
그들이 가진 권력의 절대적 근원은 전 세계 3분의 2가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고, 너무 깊숙히 빚에 얽매여 있어서 IMF, 세계은행(World Bank) 및 상업은행들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제3세계 국가들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출하는 것뿐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국가가 수출을 원하는 가난하고 가난한 나라라면,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다가오는 어떤 회사든지 데리고 가려 할 것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좋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가진 구리를 사들이겠습니다. 우리는 국제 옥수수 시장에 판매할 옥수수를 재배하기 위해 여러분의 땅을 사용할 계약을 체결할 것입니다.” 제3세계 국가들은 엄청난 빚을 지고 있기에, 국제 투자를 유치하고자 기업들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제3세계 부채가 존재하지 않거나 훨씬 줄어들었다면, 그 국가들은 그렇게 찾아 나서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산업 및 농업 기반 시설을 분류하여 경제적 우선순위에 맞게 자신들의 에너지를 투입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그들이 항상 하고 싶었던 바이고, 30년 동안이나 노력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국가의 대부분은 부패와 무능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그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대응했습니다. 만약 제3세계의 부채가 없었다면, 그들은 확실히 다국적 기업을 환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3세계 부채는 세계화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걸 청산하는 것은 세계화를 통제하는 측면에서 누구나 옹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리고 제3세계 부채는 내일이라도 취소될 수도 있으며, 바로 어제 취소될 수도 있었습니다.
1930년대에 부채 위기가 있었습니다. 국제 부채 위기...여러분이 원한다면 제3세계 부채 위기라 부르겠습니다. 사실, 제3세계 부채 위기는 이전 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30년대 대공황 동안 많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도 미국에 빚을 갚지 못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했습니다. 그 부채 중 일부는 나중에 채무조정 되었지만, 나머지 일부는 상환되지 않았습니다.
자, 이건 매우 흥미롭습니다. 왜냐하면, 그 부채에 관한 채권은 분명히 미국 재무부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채권을 보유하고서 자신들의 자본과 함께 수지타산을 따집니다. 그들은 결코 돈을 받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회계 업무(the accountancy)를 계속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것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은행의 회계 계정에는 자산(assets)과 부채(liabilities)라는 두 개의 항목이 있습니다. 당신이 은행 입장이라고 합시다. 만약 대출을 해줬다면, 그건 당신의 자산입니다. 그런데 부채가 탕감된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당신은 공식적이고 법적으로 은행의 자산을 늘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회사 준비금에서 자산 항목으로 돈을 이체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느 은행도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이렇게 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채가 탕감되었습니다. 나는 이를 보충해야 합니다.” 미국 재무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부채가 탕감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탕감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할 것입니다.”
그들이 제3세계 부채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누군가는 갚아야만 합니다. 부유한 국가들의 정부가 지불해야 하거나, 당신이 2.5파운드를 일주일마다 또는 일 년마다 지불해야 합니다. 뭐가 되었든 간에요. 그러고서 여러분은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당신은 제3세계를 구하기 위해 매년 2.5파운드를 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네요.” 당신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에요!
누군가는 지불해야 합니다. 글쎄요, 그들은 하지 않습니다! 일단 여러분이 화폐를 이해하게 되면 말이죠. 중요한 건 화폐를 창조하기 위해 빚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만약 이 채권·채무들 중 일부가 일회적으로(one-off basis) 청산된다면, 그러한 조치는 실제로 훨씬 덜 공격적인 국제 경제 환경에 기여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는 거냐고요? 꽤나 단순합니다. 채권·채무 청산(Cancel the debt bonds)을 국가 부채에도 적용하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하죠. 그리고 은행들이 채권을 회계 시스템에서만 유지하도록 허용해주면 됩니다. 이건 이미 미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통화 개혁을 진전시키기 위해 많은 계획안이 제시되었습니다. 국가 통화 개혁(National monetary reform), 어빙 피셔(Irving Fisher)가 제안한 100% 화폐(100% money), 정부에 의한 신용 창출을 기반으로 한 국가 부채 자금 조달, 부채-자산 균형 조정 계획이 제시되었습니다. COMER의 플로우 차트(flow charts)도요. 이들 모두는 아마도 약간의 지원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들 중 어느 것도 어느 정도의 지원 없이는 작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한 경제에 존재하는 모든 화폐가 오직 부채 덕분에 존재하는, 가장 말도 안 되고 놀라운 부채 금융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폐는 경제에 필요합니다. 교환의 매개 수단으로 유통되어야 하죠. 빚을 지고 있는 모든 사람이 돈을 쫓고 있습니다. 빚이 빚을 만들어냅니다. 수많은 방면에서 빚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누구나 빚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입니다. 화폐에 대한 이중적인 요구가 있습니다. 지불금, 임금, 원가 비용, 간접 비용, 유통 비용 등 경제 내에선 화폐가 필요합니다. 이 경제에서 빚을 지고 있는 누군가는 달러, 엔을 뒤쫓고 있습니다. 파운드도 마찬가지죠. 이 시스템은 더 이상 운영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저는 때때로 그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대단히 많은 축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당신이 현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면, 당신은 인플레이션이 없는 방법으로 정부가 창출한 화폐 공급을 확실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건 정치적 의지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어떤 계획이 최선인지를 따지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통화 개혁가들은 종종 자신들의 계획을 옹호하는 것에만 매달리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원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은행 업무의 메커니즘에는 경제를 신용으로 가득 채우고 사람들을 부채로 몰아넣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는 제한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기지에 적용되는 주택 가격 승수(house price multiplier)와 소득 승수(income multiplier)에 대한 제한입니다. 당신은 모기지를 이용할 때, 연봉의 2배 이상 또는 1배 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근본적인 제약은 과거에 적용했던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오, 글쎄요. 그런 제약은 경제를 경기후퇴(recession)에 빠뜨릴 것입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그런가요. 그걸 보상하기 위해 정부는 돈을 만들어서 공공 서비스를 통해 경제에 쓸 것입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아, 아니요. 그러면 경기가 폭주해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겪을 것입니다.” 그럴까요? 당신은 그들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경제를 빚의 칼날 위에서 운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합법적이고 번영에 도움이 되는, 잠재적으로 안정적인 균형 상태일 것입니다. 빚의 칼날 위에 놓인 경제에선 돈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많은 화폐가 창조되더라도, 그만큼 더 많은 부채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국가는 경제에 교환 수단을 충분히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 혼자 가서 “정부는 이렇게 하세요, 우리는 정부가 이렇게 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지금 시점에선 너무 갑작스럽습니다. 위와 같은 조치들은 수십 년 동안 경제학자들에 의해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정부가 집권했다고 해봅시다. 그 정부는 자신에게 조언하는 전문직 종사자의 말을 들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모든 전문가의 조언을 완전히 무시하고 경제 정책의 방향을 180도로 바꿀 것이라고 기대할 순 없습니다. 적어도 영국에서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위와 같은 유형의 개혁을 지지하는 경제학자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하고 싶은 말은 한 번에 한 단계씩 진행하자는 것입니다. 제가 몇몇 통화 개혁운동 단체들에 제안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에 찾아가서 공공기관 조사를 요청하거나 공개질의를 하십시오. 왜냐하면 아무도 화폐에 관해 논의조차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고서 그들이 정부에 실제로 무엇을 요구하는지 살펴보고, 너무 과도하다면 몇 단계를 거쳐 좀 더 전략적으로 대처하십시오. 결국에 우리는 경제학자들로 구성된 전문적인 집단과 맞서야 합니다. 우리 요구의 대부분이 경제학자의 접근 방법에선 완전히 무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인들보다는, 음 경제학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니더라도, 경제학자들에게 도전하라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부채 기반 화폐 시스템을 원하지 않지만, 돈이 필요한 경우 경제에 교환 수단을 제공할 다른 기관이 필요합니다. 제 말은 화폐가 부채의 산물이기 때문에, ‘회계 장부의 숫자에 불과한 화폐(number money)’를 완전히 제거하고 경제 전체를 ‘지폐(notes)와 동전(coins)’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을 실제로 옹호한 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부가 지폐와 동전을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지폐와 동전은 은행에서 효과적으로 교환됩니다. 그리고 사회 서비스를 통해서 경제에 투입됩니다. 그렇게 지폐와 동전은 교환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합니다. 정부에서 생산한 지폐와 동전은 은행에 팔립니다. 은행들은 해당 금액만큼의 은행 신용을 돌려받습니다. 이건 추가적인 세금 수입이 되어 경제에 사용됩니다. 이 모든 건 당신이 화폐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돈을 다시 발명했다고 해봅시다. 제가 여러분의 돼지, 양배추, 그리고 다른 모든 걸 가지고 가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이봐,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더 이상 배추 반쪽은 걱정하지 말아요. 돼지의 4분의 3은 보관해두고요, 내가 돈이라는 것을 발명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모두 앉아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봐요, 여기 당신에게는 교환권(tokens)이 있어요. 저 멀리 가봐요. 1년 후에 돌아와서 그게 물건 교환에 도움이 되었는지 말해줘요.” 그리고 당신은 연말에 돌아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 정말 유용했어요. 많은 조각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어요.”
아마 여러분은 우연히 여러분 중 한두 명이 성공하고 열심히 일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어려운 시기에 빠졌거나, 수완이 좋았거나, 그저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여러분 중 한두 명은 서로에게 빚을 졌겠죠. 아니요, 아마도 여러분 모두 서로에게 빚을 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 제가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요. “이봐요. 저에겐 돈이라는 멋진 아이디어가 있어요. 그걸 당신에게 빌려줄게요” 그리고 제가 당신에게 모든 토큰을 빌려주면서 말합니다. “이제 저기 어딘가로 가봐요. 연말에 돌아와서 어떻게 지냈는지 내게 말해주세요.” 그리고 당신이 돌아왔을 때, 당신은 아마 똑같이 잘 지낼 것이고, 저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네, 하지만 여러분 모두 저에게 빚을 지고 있지요. 저는 여러분에게 받을 이자가 있어요. 당신에게서 받을 이자도 여기 있네요.”
여러분은 화폐가 경제에서 무척이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급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화폐는 아주 단순하지만요. 상품과 서비스를 대표하고 유통을 매개하죠. 그런 점에서 경제에 필수적이죠. 교환, 가치 저장, 저축 등의 측면에서 화폐가 가진 다양한 기능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서로 연관지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화폐가 어떻게 공급될 것인지 이해하고 파악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게 실제로 논의된 적은 없습니다. 이 질문은 그동안 그저 무시되었을 뿐입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금과 은이 충분히 많지 않았는데도 금은세공업자들은 더 많은 약속어음(promissory notes)을 발행하는 일을 했고 사람들은 계속 그들을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금을 가지러 그들을 찾아오고 싶어 하지 않자 금은세공업자들이 다음과 같이 말했기 때문이죠. “당신에게 말할 게 있어요. 내가 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는데, 그 사실을 이 종이 쪼가리(piece of paper) 위에다 써두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금을 가져가지 않았어요. 또 다른 사람이 그 금을 빌리려고 하면, 나는 그에게 같은 방식으로 돈을 빌려줄 거예요. 그리고 또 다른 이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돈을 빌려줄 겁니다.” 이게 법적으로 타당한지 전혀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이 방식이야말로 오늘날 부분준비금 은행(fractional reserve banking)의 기반입니다. 그 기초에 관한 질문은 중세시대부터 무시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화폐 창조 관행이 시작된 순간은 분명히 경제의 호황과 침체 그리고 불황, 수출 압력과 빈곤이 만연했던 때였습니다.
저는 이 연구 분야를 다시 제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화폐에 관한 연구는 이미 여러 국가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새로운 개혁방안이 시행되기까진 아마 최소 10년은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에는 이뤄질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