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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무브 기고34

통속적인 것은 통속의 뇌 통속적인 것은 통속의 뇌 수차미 절대로 멈출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시대의 움직임, 사람의 꿈, 계승되는 의지. 인간이 자유의 답을 찾는 한 그것들은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KMDb에 올라온 박인성 평론가의 글 ‘공통언어로서의 마스터플롯’을 읽었다. 이 글은 저자가 쓴 책인 『마스터플롯』을 스스로 소개하는 성격으로 쓰였고, 집필 과정에서 고려했던 요인들을 설명하고 있다. 특기할 만한 건 마스터플롯이 일종의 과잉 개념처럼 여겨졌다는 저자의 고백이다. 기본적으로 텍스트비평이 하나의 작품에 대해 서술한다면, 이를 넘어서는 것은 애초에 없던 것을 보는 일이나 다름없으므로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메타비평의 어려움이라고나 할까. 같은 이유로 텍스트를 벗어나기에 이러한 관점은 절차와 검증이 정교해야 하는 연구.. 2026. 10. 9.
제발, 격납고 문을 열어! 제발, 격납고 문을 열어! 수차미 Dockingmagazine에 실린 홍은미 평론가의 글을 읽었다. 글에서 인용된 니콜라 필리베르는 에 관한 CNC와의 인터뷰에서 집단(collectif)이라는 말을 공동체주의적 결속과는 달리 이해한다. 그가 집단이라는 말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질적인 것과 개별성, 그리고 타자성이다. 이를 따른다면 집단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하나의 성질로 수렴한 결과라기보다, 서로 다른 상태를 유지한 채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 가깝다. 구성원이 바뀌더라도 그들이 만들어놓은 관계와 배치는 남아 이후의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신경망을 떠올려볼 수 있다. 뉴런 간의 관계는 단순히 서로 연결되어 있느냐의 여부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반복적인 활성은 연결 강도의 차이로 남을.. 2026. 10. 9.
이다의, 자기 자신의 도굴법 ④ 매립지 파기 자기 자신의 도굴법 이다의 ④ 매립지 파기 인민주권이 국가 바깥에 사회가 있노라 선언하고 마는 장면으로 연다. 전경은 줌 아웃된다. 정당성이 폭탄처럼 돌려진다. 사회를 세우는 최소 원리가 하늘이 만민에게 부여한 기본권이라면 그 신성을 따라 논리는 기화한다. 상승하던 논리는 헌법제정권력이 인민에게 주어지면서 회돈다. 순환 속에서, 선언은 국가에 개입할 수 있는 역량을 인민이 직접 확보하게끔 하는 조건이다. 〔주권은 인민에게 있다〕의 제자리운동은 제 자신을 상술이나 첨언이 불필요한 사실 자체로 빚는다. 공중에 닿을 것 같던 상승선을 가로채어 원환을 그리는 작용, 미리 일렀던 국가이론의 관리 방향이다. 국민이 경험하는 터가 국가임에도 사회라는 사실이 기술되고 있다. 회전무대가 사회라고 증언하고 나면 그 밖.. 2026. 10. 9.
위대한 북해에서의 해적질 (포스트-매체 조건 시대의 크로스길드) 위대한 북해에서의 해적질 (포스트-매체 조건 시대의 크로스길드) 수차미 KMDB에 올라온 송경원의 글 ‘업데이트된 향수와 극장의 영토’를 읽었다. 이 글은 존재하지 않고, 경험해본 적이 없는 것을 그리워하는 모습에 관해 말하고 있다. 요점은 오늘날 극장의 경험이 바로 그러하다는 점이다. 유튜브 등의 매체로 영상을 처음 접한 세대의 등장은 과 등의 영화로 확장됐다. 이와 더불어 물리 매체와 완전히 단절된 세대가 점점 더 극장의 경험에 빠져들면서, 자신이 경험해본 적이 없는 때를 그리워하게 된다. 옛것을 그리워한다는 점에서는 레트로에 대한 현상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들이 느끼고 싶은 건 “아무런 연결 없이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환경”이다. 송경원의 지적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백룸을 이처럼 연결에서 .. 2026. 9. 29.
이다의, 자기 자신의 도굴법 ③ 어찌할 수 없음 자기 자신의 도굴법③ 어찌할 수 없음 이다의 성곽 틈에서 샌 인파에 쓸리고 우리는 우리가 나아간 곳으로 가게 된다. 어쩔 수 없으면 받아들일 수 있다. 신탁부터 투표로 흐르는 이 감각은 벌어진 일을 개인의 동의와 분리하는 권위다. 신이란 있다. 사회란 있다. 두 문장이 흐름의 처음과 끝에 있다. 신 앞에 평등한 만인은 신을 빼고 남은 우리라는 소속감으로 나란하다. 정치적인 의사를 결정할 조직에 앞서 사회로 명명한 하나의 공동체를 상정하면서 납득할 수 있게 된다. 법치국가의 구속이란 ②에서의 상호의존성처럼 전체의 전체에 대한 구속이었다. 부분의 부분에 대한 구속이 아님에 사회라는 무리의 문제가 있다. 문장이 진척되면서 권력을 쥔 일자나 절대자가 아닌 만민의 횡대가 개인을 포위한다. 사회란 있음에 집중.. 2026. 9. 16.
좌파 멜랑콜리와 신적폭력의 문제: 주권의 반복에서 통치성의 자기제한으로 좌파 멜랑콜리와 신적폭력의 문제: 주권의 반복에서 통치성의 자기제한으로 강길모 (현대정치철학연구회) 1장. 좌파 멜랑콜리와 정치적 형식좌파는 자신의 실패를 누구보다 오래 분석해온 정치적 전통이다. 혁명의 좌절, 노동운동의 쇠퇴,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 신자유주의의 확산은 모두 좌파 내부에서 끊임없이 성찰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러한 성찰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정치적 실천을 지속하기 위한 조건으로 이해되었다. 실패를 잊지 않는 것, 패배를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 기억으로부터 새로운 전략을 구성하려는 시도는 오랫동안 좌파 정치의 중요한 덕목이었다.그러나 여기에는 하나의 역설이 존재한다. 실패를 성찰하는 작업은 언제나 새로운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거를 비판하기 위해 호출된 기억이 .. 2026.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