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무브 기고9 [주권론을 둘러싼 정치적인 것의 딜레마, 1편] 조르주 바타유의 죽음과 주권 주권론을 둘러싼 정치적인 것의 딜레마 강길모 (현대정치철학연구회) 연재를 시작하며 푸코는 『안전, 영토, 인구』 강의에서, 사회주의 정치의 기획이 성립하려면 다른 통치성과는 구별되는 사회주의 통치성이 발명되어야 했으나 그러한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현실사회주의 국가들이 주권적 폭력에 대한 비판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한 채 국가폭력의 문제에 있어서는 자유주의 국가들과 대동소이하거나 더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 그 외의 억압적이고 통제적인 국가장치에 통치를 의존했었던 사실 등은 현실사회주의가 사회주의 이전의 국가들과 다른 통치성을 발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예시일 것이다. 반면 오늘날 전 지구적 차원에서는 신자유주의적 통치성이 지배적인 형태로 작동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2025. 10. 22. 뫼비우스의 우주를 넘어서 뫼비우스의 우주를 넘어서 필자: 수차미 “예술이 어렵다고 여겨지는 것은 ‘이건 ~다’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문제'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작품에서 요소들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무엇과 무엇이 대립하고, 무엇이 무엇과 유사한 관계가 있는지 하는 짜임새(구조)를 관찰한다. 작품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꽤 어려운 작업으로, 많은 작품을 통해 연습해야 한다. 아마 이게 어려워서 도중에 관찰을 포기하고 ‘이 요소는 사실 작가의 이런 메시지를 나타내고 있다’는 식의 수수께끼 풀이로 바뀌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지바 마사야) 지바 마사야의 글 「예술 작품이란 '풀 수 없는 문제'다」를 읽었다. 이 글의 주요 논의는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대개 ‘.. 2025. 10. 18. 데모스를 해체하기(Undoing the Demos), 2장 데모스(The Demos)를 해체하기:신자유주의의 은밀한 혁명 Undoing the Demos: Neoliberalism’s Stealth Revolution (2015) 웬디 브라운(Wendy Brown)번역: 임인호 2장 푸코의 강의록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신자유주의적 통치 합리성을 분석하기 우리는 오늘날 재구성되는 새로운 세계, 즉 시장, 제도, 그리고 일상적 삶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민주적인 시민의 신자유주의화를 어떻게 분석하고 이해해야 할까? 이전의 자본주의 양식과 지속되면서도 불화하는 모든 종류의 주체, 시민, 가족, 국가, 사회 규범 그리고 제도에는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의 황혼(dusk)보다는 여명(dawn)에서 이것들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 것인가? 학자들은.. 2025. 10. 13. 미혹을 버린 영화, 원본을 버린 클립 미혹을 버린 영화, 원본을 버린 클립 필자: 수차미 “최근 OTT 플랫폼은 구독자 견인을 위해 충성도 높은 K팝 팬덤을 겨냥한 다큐멘터리를 계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소비층은 ‘컷따개’를 거쳐 해체된 아카이브와 인터뷰 단위로 작품을 접하고 원본으로 유입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임수연) 임수연 저널리스트가 다큐매거진 ‘DOCKING’에 쓴 글을 읽었다. 동시에 최근 관람한 넷플릭스의 영화 가 떠올랐다. 은 소니픽처스에서 케이팝 아이돌을 소재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다. 특히 팬들 사이에서는 작품 속에 있는 ‘한국적’인 요소를 찾아내는 게 하나의 재미가 됐다. 겉보기에는 영화팬과 아이돌 팬이 구분되지 않는 듯하다. 가령 아이돌팬은 아이돌이 등장하는 영상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자신이 생각.. 2025. 9. 21. 데모스를 해체하기(Undoing the Demos), 서문 & 1장 데모스(The Demos)를 해체하기:신자유주의의 은밀한 혁명 Undoing the Demos: Neoliberalism’s Stealth Revolution (2015) 웬디 브라운(Wendy Brown)번역: 임인호 서문데모스(The Demos)를 해체하기 정치적 아이러니로 가득 찬 시대, 아마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더욱 중요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즉, 냉전 시대가 종말하고, 주류의 전문가들이 전 지구적 민주주의의 승리에 환호하던 시기에 새로운 통치 이성(governmental reason)이 민주주의의 개념적 기반 상실(unmooring)과 그것의 실질적인 형해화(disembowelment)를 발생시켜 왔던 유럽·북미권(Euro-Atlantic) 세계에 등장했다. 30년 안에 서구 민주주의는 수.. 2025. 9. 17. '극우파'의 인류학을 실행하기 - 『영원의 전쟁: 전통주의의 복귀와 우파 포퓰리즘』 서평 '극우파'의 인류학을 실행하기- 『영원의 전쟁: 전통주의의 복귀와 우파 포퓰리즘』(벤저민 R. 타이텔바움 저, 김정은 역, 2024, 글항아리) 임인호* “사형 선고 정도는 받아야 세계적 인물로 하나님이 사용한다”[1], “주사파를 다 잡아 넣고, 목사님을 석방시키는 그날까지 우리는 더 뜨겁게 기도하고 우리는 더 간절하게 기도합시다”[2]. 한국 사회에서 이와 같은 극단적인 종교-정치적 수사는 이제 주변부 사상적 아웃사이더나 극우 종교적 급진파의 금방 타오르고 쉽게 흩어져 버리는 단발성의 극단적인 종교적 레토릭이 아니라 제도권 정치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언어, 심지어는 수용되는 언어가 되어버렸다. 그저 커뮤니티 모퉁이나 소규모 급진파 지하 그룹, 이단적 종교 집단에서만 순환하는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운 .. 2025. 8. 25.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