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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표시된 흔적 삭제 표시된 흔적 전솔비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시각문화 연구자) 메모 이 글은 2022년 12월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전시에 관해 썼던 글과 이후 그 글에 붙인 짧은 메모로부터 출발한다. 별도의 레퍼런스가 필요한 이론이나 학자 이름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글이었다. 작업에 목소리로 출연한 사람 중 다수가 전시를 보러 온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네팔, 태국, 베트남 등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으며, 공장에서 일을 하고 돈을 모아 고향에 보내면서도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갱신하기 위해 틈틈이 한국어를 배우는 바쁜 일상에 살고 있었다. 내가 늘 책을 읽고 전시를 자주 보고 동시대 이론을 잘 알고 있는 한국인을 독자로 상상하며 글을 써왔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그리고 그런 글을 쓰지.. 2025. 7. 20.
“혁명적 기계들”과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문학 (1부) “혁명적 기계들”과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문학 (1부) 저자: 발레리 포도로가 (러시아학술원 철학연구소) 번역: 김수환 (한국외대) - 요약 - 이 글은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저작의 핵심 중 하나인 기계의 테마를 고찰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일반적인 기계가 아니라 혁명적인 기계, 그것의 목적이 삶과 자연, 그리고 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에 놓인 기계다. 그런데 이 변화는 어떤 성격을 띠고 있는가? 유토피아와 안티유토피아 중 어느 일방으로 분류될 수 없는 플라토노프의 아방가르드적 성찰의 배후에 놓인 혁명의 개념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유토피아와 안티유토피아는 공히 미래와 관련을 맺고 있지만, 플라토노프의 기계가 무대에 오를 때 그 시간은 미래와도 현재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그것은 특정한 혁.. 2025. 7. 20.
한국적인 영화와 무국적인 관객 한국적인 영화와 무국적인 관객 수차미"인-무브 기고" 코너는 공개 모집을 통해 접수된 원고를 게재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관점과 목소리를 지닌 필진들과 함께하기 위한 취지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원고에 담긴 의견이나 입장은 필자의 개인적인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서교연의 공식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 드립니다. 마테리알에 올라온 박경태 감독의 글 「상상된 세대(론)와 탈계급적 문화정치의 무능함에 대하여」를 읽었다. 큰 틀에서 보면 이 글은 한국영화의 위기 담론이 현재의 ‘독립영화’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민족문화를 억압하는 권위주의적 정권에 대한 저항수단으로서 한국영화가 만들어졌고, 이 시기 형성된 민중론이 그동안의 영화관객을 구성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후 영화.. 2025. 7. 19.
커먼즈의 이론적 지형 커먼즈의 이론적 지형 권범철 (『문화/과학』 편집위원,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이 글은 101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인용 시 해당 호를 참고바랍니다. 오늘날 커먼즈(commons)와 그 언저리에 있는 말들이 많은 주목을 받는 건 분명해 보인다. 커먼즈를 비롯한 그 주변 영역은 국내에서 주로 공동, 공통, 공유 등과 -재, -자원, -장, -체, -경제, -도시 등이 조합되어 다양한 말로 불린다. 그것은 단순히 명칭의 차이만은 아니다. 공동자원, 공동체, 공통재, 공통장, 공통체, 공통도시, 공유재, 공유경제, 공유도시 등 저 어휘들을 적절히 조합하면 전 세계의 수많은 풀뿌리 운동이 수용하는 원리부터 나스닥에 상장된 어느 유니콘 기업이 지향한다는 경제까지 아우를 수 있다. 이 모든 개념들과 실천, 정책,.. 2025. 7. 17.
발레리 포도로가와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번역 소개에 부쳐 서교연의 ‘친구’ 김수환 선생님께서 발레리 포도로가(Valeri Podoroga)의 논문 「혁명적 기계들과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문학Revolutionary Machines” and the Literature of Andrei Platonov」 번역을 공개하기 앞서 논문에 얽힌 맥락을 더듬어 볼 수 있는 흥미롭고도 유익한 소개글을 보내주셨습니다. 플라토노프, 그리고 포도로가의 플라토노프 독해에 대해서는 지난해 4월 공개된 두브로브니크 세미나에 관한 김수환 선생님의 원고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습니다. 플라토노프는 1920년대 중후반부터 1930년대 초반까지 , 등 여러 작품을 집필하며 혁명, 유토피아, 이데올로기, 인간성 등의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 소비에트의 작가입니다. 이러한 주제적 특성으로 인해 그.. 2025. 7. 10.
여자-노인, 김언희의 「늙은 창녀의 노래」를 읽기 위한 프롤로그 ② 여자-노인, 김언희의 「늙은 창녀의 노래」를 읽기 위한 프롤로그 ②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작시 「늙은 창녀의 노래」는 김언희의 첫 번째 시집에 수록되어 있다. 김언희는 1995년도에 처음으로 시집을 내놓은 뒤에 현재까지도 뜨거운 시를 써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나온 『미친, 사랑의 노래』라는 (유사)비평집은 김언희의 창작이 지속되는 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미친’으로 연결되는 정동의 반향들이다. 김언희의 작품에 등장하는 목소리는 마치 키보드 자동완성을 통해 ‘미친’이라는 동사를 앞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은 창녀의 노래」에서 탄생한 시적 화자는 2016년에 상재한 시집 『보고 싶은 오빠』에서도 역시 건재하고 있었다. 1980년대 최승자의 작품에서 나타.. 2025.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