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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에서 미래를 디자인하기 팔레스타인에서 미래를 디자인하기Designing the Future in Palestine 누라 에라카트 Noura Erakat번역: 박기형(서교인문사회연구실) 비비안 산수르Vivien Sansour는 밀 이야기만 나오면 신이 난다. 산수르의 설명에 따르면, 1만 년도 더 전에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앞을 내다본 이들이 밀을 길들였고, 오늘날 세계를 먹여 살리는 크루아상과 피타, 바게트로 바꾸어 가기 시작했다. 산수르가 종자를 연구하는 것은 “[자신의] 조상들이 그랬던 방식으로 새로운 것을 설계design”하기 위해서다. 2014년 산수르는 재래 종자 보관소Heirloom Seed Library을 세웠고, 이후 4년 동안 보존하고 증식할 재래 품종을 찾아다녔다. 모두 팔레스타인 토착종인 이 종자들 가.. 2026. 9. 30.
위대한 북해에서의 해적질 (포스트-매체 조건 시대의 크로스길드) 위대한 북해에서의 해적질 (포스트-매체 조건 시대의 크로스길드) 수차미 KMDB에 올라온 송경원의 글 ‘업데이트된 향수와 극장의 영토’를 읽었다. 이 글은 존재하지 않고, 경험해본 적이 없는 것을 그리워하는 모습에 관해 말하고 있다. 요점은 오늘날 극장의 경험이 바로 그러하다는 점이다. 유튜브 등의 매체로 영상을 처음 접한 세대의 등장은 과 등의 영화로 확장됐다. 이와 더불어 물리 매체와 완전히 단절된 세대가 점점 더 극장의 경험에 빠져들면서, 자신이 경험해본 적이 없는 때를 그리워하게 된다. 옛것을 그리워한다는 점에서는 레트로에 대한 현상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들이 느끼고 싶은 건 “아무런 연결 없이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환경”이다. 송경원의 지적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백룸을 이처럼 연결에서 .. 2026. 9. 29.
앙투안 에니옹, ANT에서 실용주의로: 혁신사회학센터(CSI)에서 브뤼노 라투르와 함께한 여정 ANT에서 실용주의로:혁신사회학센터(CSI)에서 브뤼노 라투르와 함께한 여정​From ANT to Pragmatism:A Journey with Bruno Latour at the CSI(『라투르와 인문학』(Latour and the Humanities, 2020) 2장)​앙투안 에니옹 (Antoine Hennion)번역: 박동수​ 0) 서론​브뤼노 라투르와 나는 오랫동안 함께 여행한 동료였다. 우리의 동행은 파리 국립고등광업학교 산하 혁신사회학센터(CSI, Centre de Sociologie de l’Innovation)에서 오랜 기간 머문 시절부터 시작했고, 2010년 시앙스포에서 그가 설립한 정치예술 실험 프로그램(SPEAP, Experimental Programme in Political Art.. 2026. 9. 23.
[르 코르뷔지에와 소련] <현대 건축>(1): "현대 건축의 국제 전선"(М. 긴즈부르크, 1926), "르 코르뷔지에가 긴즈부르크에게 보낸 편지와 긴즈부르크의 답신"(1930) 현대 건축Современная архитектура> (1):"현대 건축의 국제 전선" (M. 긴즈부르크, 1926),"르 코르뷔지에가 긴즈부르크에게 보낸 편지와 긴즈부르크의 답신" (1930) M. 긴즈부르크, 르 코르뷔지에번역: 황유경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조정훈 옮긴이의 말'르 코르뷔지에와 소련'을 주제로 르 코르뷔지에의 저작 및 관련 문헌을 번역,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지에 실렸던 두 편의 글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소련 구축주의 건축가들의 핵심적인 단체, OSA(현대건축가동맹)의 계간지 역할을 했던 잡지 은 1926년부터 1930년까지 5년에 걸쳐 간행되며 도시 건축, 주거, 산업 및 농촌 건축, 최신 건축 이론 등을 다루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를 비롯하여 당대 건축의 최첨단에 있는.. 2026. 9. 20.
이다의, 자기 자신의 도굴법 ③ 어찌할 수 없음 자기 자신의 도굴법③ 어찌할 수 없음 이다의 성곽 틈에서 샌 인파에 쓸리고 우리는 우리가 나아간 곳으로 가게 된다. 어쩔 수 없으면 받아들일 수 있다. 신탁부터 투표로 흐르는 이 감각은 벌어진 일을 개인의 동의와 분리하는 권위다. 신이란 있다. 사회란 있다. 두 문장이 흐름의 처음과 끝에 있다. 신 앞에 평등한 만인은 신을 빼고 남은 우리라는 소속감으로 나란하다. 정치적인 의사를 결정할 조직에 앞서 사회로 명명한 하나의 공동체를 상정하면서 납득할 수 있게 된다. 법치국가의 구속이란 ②에서의 상호의존성처럼 전체의 전체에 대한 구속이었다. 부분의 부분에 대한 구속이 아님에 사회라는 무리의 문제가 있다. 문장이 진척되면서 권력을 쥔 일자나 절대자가 아닌 만민의 횡대가 개인을 포위한다. 사회란 있음에 집중.. 2026. 9. 16.
리디야 세이풀리나, <타냐> (3) 타냐 리디야 세이풀리나번역: 장은재 소비에트 초기(1920-1930년대) 여성과 젠더 문제를 다룬 짧은 소설들을 번역하여 소개합니다.«타냐»는 소비에트 시기 러시아의 작가 리디야 세이풀리나(Л. Н. Сейфуллина)가 쓴 단편소설로, 소비에트 사회에서 모범적으로 자라난 소녀 '타냐'의 내적 세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날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3 일주일이 지났다. 피오네르들이 막심 고리키[1]에게 편지를 쓰는 중이었다. 기관의 공식적인 글을 쓸 때면 늘 그러하듯 편지 쓰기는 이고르 세레브랴코프의 주도로 이뤄졌다. 그는 팔을 넓게 뻗은 탓에 거의 책상 위에 누워있는 것 같았고, 오른쪽 뺨은 잉크로 더럽혀져 있었다. 이고르는 왼손으로 땀범벅이 된 이마의 주름을 폈다. 알렉세이 막시모비치[2]에게.. 2026.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