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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édés, 검은 피부, 무지개마스크 (Peau noire, masque arc-en-ciel) 검은 피부, 무지개 마스크 (Peau noire, masque arc-en-ciel[1]) ANTHONY VINCENT번역: 임하은 시작에 모욕이 있다. Didier Eribon, Réflexions sur la question gay에서.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한 장면, 마티니크의 어느 여름 오후. 다섯, 여섯 살쯤 되었을 때, 엄마와 대모에게 장바구니를 들어드린다고 했어요. 남자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었을까요. 가방을 팔꿈치에 걸쳐 들었을 때, 두 사람이 제가 너무 makoume[2]처럼 보이지 않느냐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도 먼저 부끄러움이, 그 감정은 제 몸에 새겨져 있는 것처럼 강했습니다. 그 모욕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욕설과 침, 그리고 폭행으로 이어졌습니.. 2025. 11. 6.
Pédés, -와 연결된 소녀/딸 (Fille à) -와 연결된 소녀/딸 (Fille à) Nanténé Traoré번역: 임하은 내가 태어났을 때 크루치는 이미 죽었을 거예요. 그것은 내가 오랫동안 간직해 온 믿음입니다. 파스칼의 결혼식에서 저는 어떤 사람이 ‘그 모든 일, 필립을 뒤로 하고 그가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니 다행이다.’라고 속삭이는 것을 들었어요. 필립 크루치, 그의 음악, 그의 이미지들, 어머니, 공간을 가득 채우던 그의 미소, 그 웃음에 대한 기억, 어머니가 사무실에 간직해 둔 사진들, 그 모든 것들을 뒤로 하고. 집에서 울고 있던 필립, 그리고 밖에서 울고 있는 크루치, 밤에, 우리는 그의 삶을 공유했고 함께 그의 죽음을 애도했어요. 그리고 이런 사랑과 작별이 나에겐 그의 죽음과 연결되지 않아요. 내가 태어났을 때 크루치는 이미 죽었.. 2025. 11. 5.
질 들뢰즈, 돌멩이들(LES PIERRES, 1988) 돌멩이들(LES PIERRES, 1988)[1] 질 들뢰즈 Gilles Deleuze번역: 갈피 * 들어가기 전에 이 글은 1975년부터 1995년까지 정식 출간되지 않은 들뢰즈의 텍스트들을 모은 두 번째 선집[2]인 《광기의 두 체제(DEUX RÉGIMES DE FOUS)》에 마흔여덟 번째로 수록된 기고문 〈돌멩이들(LES PIERRES)〉로, 들뢰즈가 팔레스타인의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마흐무드 다르위시가 편집장으로 있는 문예지 《정원(Al Karmel)》지에 다르위시의 요청에 따라 기고한 것이다. 이 글의 제목이 ‘돌덩이들’인 것은 ‘인티파다(Intifada)’와 관계가 있다. 아랍어로 인티파다는 ‘봉기’, ‘항쟁’을 뜻하며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이스라엘에 대항하여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벌인 항쟁을 의미.. 2025. 11. 5.
토이사이드(toycide), 장난감의 학살 토이사이드(toycide), 장난감의 학살 박용준 (역사교사ㆍ대학원생) 가자의 어린이들‘에게도’ 인형이 있다. 전쟁과 학살 중에 찍힌 그들의 손과 품에는 인형들이 소중히 안겨 있다. 그래서인지 더욱 위태로워보이는 이 인형들을, 공습이나 포격이 벌어지면 놓치기도 한다. 그러면 잠시의 틈을 찾아 어린이들은 그것들을 되찾으러 온다. 손을 잃어버린 아이는 다른 손으로 그걸 주워 올리고, 저만큼 날아가서 따뜻한 피가 쏟아지고 있는 아이의 인형은, 이윽고 곧 죽게 될 다른 아이가 주우러 오는 것이다. 무수한 인형들이 포탄 한 발, 총알 한 발마다 떨어졌다가 주워지고, 다시 떨어지길 반복한다.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수많은 학살과 파괴에 비하면, 인형과 장난감들의 ‘죽음’이란 정말로 ‘사소한’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 2025. 10. 22.
[주권론을 둘러싼 정치적인 것의 딜레마, 1편] 조르주 바타유의 죽음과 주권 주권론을 둘러싼 정치적인 것의 딜레마 강길모 (현대정치철학연구회) 연재를 시작하며 푸코는 『안전, 영토, 인구』 강의에서, 사회주의 정치의 기획이 성립하려면 다른 통치성과는 구별되는 사회주의 통치성이 발명되어야 했으나 그러한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현실사회주의 국가들이 주권적 폭력에 대한 비판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한 채 국가폭력의 문제에 있어서는 자유주의 국가들과 대동소이하거나 더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 그 외의 억압적이고 통제적인 국가장치에 통치를 의존했었던 사실 등은 현실사회주의가 사회주의 이전의 국가들과 다른 통치성을 발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예시일 것이다. 반면 오늘날 전 지구적 차원에서는 신자유주의적 통치성이 지배적인 형태로 작동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2025. 10. 22.
가족을 확장하기: 친족 정치에 대한 성찰 가족을 확장하기: 친족 정치에 대한 성찰 부에 뤼브너 한센(Bue Rübner Hansen) & 마누엘라 체히너(Manuela Zechner)번역: 권범철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소개: 이 글은 Camille Barbagallo, Nicholas Beuret, David Harvie가 편집한 Commoning: With George Caffentzis and Silvia Federici의 한 장을 옮긴 것이다. 편집자들이 '감사의 글'에서 밝히고 있듯 이 책은 실비아 페데리치와 조지 카펜치스, "두 동지에게 진 지적인 빚에 대한 감사와 인정"을 표현하기 위해 기획된 선집으로, 해리 클리버, 피터 라인보우, 맛시모 데 안젤리스, 크리스 칼슨, 닉 다이어-위데포드, 워너 본펠드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 2025.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