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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된 예술가:지윤구의 《Calibration》 카메라가 된 예술가:지윤구의 《Calibration》 전승혁 '[2026 서교연 비평이론학교] 시즌 2. 탈식민주의로 TEXT 횡단하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작성한 비평문입니다. 관객은 미술공간에서 무엇을 보는가. 대상을 재현한 이미지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배열된 전시라면 관객은 이미 주어진 시각 체계 안에서 비교적 편안하게 본다. 그러나 기획이 있는 전시가 대상만이 아니라 보는 조건 자체를 문제 삼을 때, 관객은 감상자에 머물지 않는다. 전시는 폐기된 역사에 서사를 부여하고, 관객과 다시 읽어내는 시간을 만든다. 이로써 무엇이 보이는지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보도록 조정되고 있는지를 경험하는 자가 된다. 시각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은 능동성 여부에 따라 단일한 시점이 아니라 여러 층위를 거닐 .. 2026. 5. 11.
수술대에 오른 영화, 감염을 허용하는 대화 수술대에 오른 영화, 감염을 허용하는 대화 수차미 유튜브에 올라온 머니그라피 채널의 ‘B주류 초대석’을 보았다. 정확하게는 허키, 간지, 민경 3인방이 진행하는 영화 시리즈를 보았는데, 이 시리즈는 영화를 좋아하는 업계인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소화되는 중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인물 간에 케미도 그렇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가장 크다. 영상 안에서, 이들은 어떤 취향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게 아니라 대상 자체를 말한다. 판단에 편을 세우기보다는 무언가 돌려 말하지 않아서 명료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영화 한 편을 보고서 영화에 관해서만 평을 내리기란 무척 어렵다. 관객은 현실의 존재이기에 다시금 현실을 등에 업는 한편, 영화가 그에 앞서 존재한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 즉 영화가 ‘만들.. 2026. 5. 7.
[정치적 수사학] 조국이라는 변명 조국이라는 변명- 조국. 2021. 『조국의 시간: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 한길사. 현우식(서교인문사회연구실)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과 법무부장관이자 현 조국혁신당 대표인 조국은 자녀 입시비리와 직권남용,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던 2021년 5월 『조국의 시간』을 펴냈다. 이 책은 출간 2주만에 20만부 이상이 팔리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는 2019년 8월 9일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이후 저자와 가족들을 향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규탄하고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른바 ‘조국 수호’ 집회의 열기가 한몫했을 것이다.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조국의 영향력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2024년 조국은 자신의 이름을 딴 조국혁신당을 창당한다. 조국혁신당은.. 2026. 5. 6.
[아티스틱 리서치] 1화: ‘보고, 듣고, 말하고’ '보고, 듣고, 말하고'(연재코너) 아티스틱 리서치 - 함께 사는 길 찾기 1화 조한결 안녕하세요. 이번 달부터 코너 ‘아티스틱 리서치 - 함께 사는 길 찾기 (Artistic Research - Finding a way to live together)’의 연재하는 조한결입니다. 첫 화이므로 코너 소개를 먼저 한 뒤, 연재글의 방향성과 연관이 깊은 작업 2개를 간략히 다루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코너 소개 예술 그리고 연구는 ‘발견’ 그리고 ‘세계에 관한 사랑’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무언가에 관한 예술 활동을 하는 과정이나 새로운 앎을 좇아가는 과정이 ‘자신만의’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때로는 글로, 때로는 그림.. 2026. 5. 5.
신자유주의에서 가족 장치의 구성과 그 기능 신자유주의에서 가족 장치의 구성과 그 기능- 1997년 IMF 사태를 중심으로 권범철(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이 글은 2025 제5회 서교연 컨퍼런스 (2025.8.23)에서 처음 발표 후, 수정 보완하여 11호에 게재한 글입니다. 인용 시 해당 호를 참고 바랍니다(http://doi.org/10.52955/JCCF.2026.03.11.9). 1. 서론신자유주의는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는 공적인 혹은 공통적인 것에 대한 공격이면서 사적인 일자리에서 사람들을 내쫓는 과정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공적인 지원 — 그런 것이 있던 사회에서는 — 도 약해지면서 재생산 영역은 크게 취약해졌다. 간단히 말해 먹고 살기가 어려워졌다. 신자유주의는 바로 그 재생산 영역을 축적의 수단으로 삼았다. .. 2026. 4. 23.
영(影)의 역사_자기애의 배리어 영(影)의 역사_자기애의 배리어 수차미 한국예술종합학교 블로그에 올라온 “영상이론과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영화를 물어보았다”를 읽었다. 영상이론과 학생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운 이 기획은 소위 말하는 ‘영잘알’에 대한 생각과 부합하는 점이 있어 보였다. 이를테면 이렇다. 흔히들 업계 종사자라 하면, 무언가 해당 분야에 대한 이미지를 덧입혀 생각하게 되고는 한다. 그래서 영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섣불리 말하기가 어렵게 된다. 영화를 업으로 삼은 사람은 무언가 다른 의견을 내줄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단순히 호기심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수’를 기대한다는 건 어딘지 모르게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만도 같다. 여기서 떠올린 건 영화가 ‘고백’의 장치로.. 2026.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