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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시대의 “구멍” 상상하기- 『페미니즘 리부트: 혐오의 시대를 뚫고 나온 목소리들』서평- 혐오 시대의 “구멍” 상상하기  - 『페미니즘 리부트: 혐오의 시대를 뚫고 나온 목소리들』서평-  김지안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세미나 회원   기나긴,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거의 평생이었을 혐오의 시대를 뚫고서 나온 “목소리들”과 페미니즘이 만났다. “목소리들”은 혐오의 시대를 ‘지나서’ 당도한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견디다 못해 시대를 “뚫고 나온” 존재들이다. 혐오를 통해서, 혐오에 대항해 벼려진 “목소리들”에 선행한 것은 페미니즘이 아니라 혐오라는 정동이다. 그래서 우리는 혐오를 혐오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터넷상에서, 페미니즘을 말하는 동시에 소수자 혐오를 말하는 것이 그다지 특이한 현상이 아니게 되었다. 인권은 ‘챙겨줘야’ 하는 나열된 이름 중 하나가 되었고, ‘너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 2017. 9. 22.
공산주의와 시민성: 니코스 풀란차스에 대하여 공산주의와 시민성: 니코스 풀란차스에 대하여 에티엔 발리바르 번역 : 진태원 | 철학자 [옮긴이] 이 글은 1999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된 니코스 풀란차스 기념 학술대회에서 처음 발표되었으며, 2006년 프랑스 마르크스주의 학술지 『악튀엘 마르크스Actuel Marx』에 실렸다. 『악튀엘 마르크스Actuel Marx』에 실렸을 때의 제목은 「니코스 풀란차스에 의거한 해방의 정치에 대한 성찰」이었으며, 풀란차스의 딸에게 바치는 “아리안 풀란차스Ariane Poulantzas를 위해”라는 헌사가 붙어 있었다. 1나는 우선 무익한 정념을 배제하고서 내가 “우리 사이의 쟁론”이라고 부르고자 하는 것―근저에서 1960년대~70년대에 전개된 우리의 토론 대부분과 외연을 같이 하는 그 쟁론―이 어떤 것이었는지 환.. 2017. 9. 20.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6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6 번역: Andante | 페미니즘 번역모임 [책소개]책 “입자선-시간과 생애-시간” (Beamtimes and Lifetimes)은 저자인 샤론 트래윅 (Sharon Traweek)이 참여관찰 방법론을 통해 과학자 사회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당시 과학기술학의 민족지 연구가 주로 다루던 ‘지식의 형성과정’이라는 화두를 넘어 공간배치, 기계, 연구자의 생애과정과 같은 사회문화적 측면을 다룬 저작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라는 상이한 문화에서의 과학연구 양상을 비교하여 국가와 젠더가 과학의 구체적 실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밝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는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책의 3장 “순례자의 모험기 (천로역정): 물리학자 .. 2017. 9. 18.
독일 신우익의 이면에서(얀-베르너 뮐러) 독일 신우익의 이면에서   얀-베르너 뮐러 번역 : 고태경 |  문화평론가  지난해 4월에 발표된 글이다. 신생 극우정당 ‘독일의 대안’과 페기다 운동의 성장 맥락에 주목한 글로, 이 글의 발표 후 일부 주 선거들에서 선전한 ‘독일의 대안’은 당지도부와 일부 반유대주의 극우파 간의 당내 갈등이 지속되는 한편, 오는 9월 24일에 열릴 총선에서는 원내진출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문의 출처는 Jan-Werner Müller, “Behind the New German Right”,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April 4, 2016, 링크. 대괄호 안의 삽입구는 옮긴이가 추가한 것이며 필요에 따라 옮긴이 주를 달았다. 전후사에서 독일은 우익 포퓰리즘의 유혹에 저항하는 데 .. 2017. 9. 13.
세계―그리고 우리 자신―를 바꾸려는 공산주의적 욕망 세계―그리고 우리 자신―를 바꾸려는 공산주의적 욕망 에티엔 발리바르번역: 장진범 | 사회학도 [옮긴이] 원제는 'The Communist Desire to Change the World – and Ourselves'(2017)이며, VIEWPOINT MAGAZIN에 실린 인터뷰를 번역한 것이다. 이 인터뷰는 'Una grande politica della transizione aperta all'imprevisto. Intervista a Étienne Balibar'(2017)를 토마소 만프레디니(Tommaso Manfredini)가 번역한 것이다.키아라 조르지(이하 조르지): 칼 맑스는 공산주의를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표상했고, 그 대안의 근거를 실은 자본주의가 이미 마련했다고 보았다. 이 발상idea.. 2017. 9. 12.
나의 학생운동 : 비용이 된 인간 ― 신자유주의와 대학청소·경비·주차노동자 투쟁 비용이 된 인간 ― 신자유주의와 대학청소·경비·주차노동자 투쟁 고준우 | 고려대 학생 활동가 4년차 “새로운 세계의 무질서가 자신의 신자본주의 및 신자유주의를 정착시키려고 시도하는 순간에 어떠한 부인(否認)도 마르크스의 모든 환영들을 물리치는 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헤게모니는 항상 억압을 조직하고 따라서 신들림(hantise)을 확증한다. 신들림은 모든 헤게모니의 구조에 속해 있다.”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 『마르크스의 유령들(Spectres de Marx)』 중에서 신들림(들) “어떻게/왜 운동에 뛰어들게 되셨나요?” 활동가들을 만나면 이렇게 자주 묻곤 한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활동가들의 이야기로부터 운동의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여기 한국.. 2017.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