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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워진 프랑켄슈타인에서 스스로를 기우는 프랑켄슈타인으로! 기워진 프랑켄슈타인에서 스스로를 기우는 프랑켄슈타인으로![각주:1]    문희정 | 시인     “자본은 흡혈귀처럼 오직 살아 있는 노동을 빨아먹어야 살 수 있으며, 더 많은 노동을 빨아먹을수록 더 오래 사는 죽은 노동이다.”  흡혈귀, 이것은 맑스가 발명한 자본과 자본가에 대한 강력한 비유이다. 우리는 그 비유 앞에서 대책 없는 무기력함과 씁쓸함, 혹은 맥없는 악의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우리 안의 힘을 조금 잃는 일이다. 그 점에서 나는 기존의 비유를 무화시키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에 필적하는 이편의 상징, 즉 대중과 프롤레타리아트와 ‘을’의 무리를 대표하는 상징을 찾아내는 일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고, 여러 날 그 일을 위해 골몰했다. 그렇게 하여 찾아 낸 상징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2017. 7. 3.
루이 알튀세르 「브레히트와 맑스에 대하여」(1968) - 세번째 루이 알튀세르 「브레히트와 맑스에 대하여」(1968) - 세번째 이종현 옮김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알튀세르 번역집단 브레히트가 말하는 자리이동의 모든 효과들은 이 근본적 자리이동의 효과들입니다. 저는 그 효과들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1. 우선 관객들의 머릿속에 있는 연극의 이데올로기와 관련하여 연극을 자리이동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연극은 연극이라는 것, 단지 연극일 뿐이지 삶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무대는 관객들 앞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무대이지 결코 객석의 연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객석과 무대 사이에는 공백과 거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바로 무대 위에서 이 거리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바로 이것으로부터 무대장식, 조명, 소품, 의상, 공연프로그램, 광고.. 2017. 6. 29.
셀마 제임스, 「성, 인종, 계급」(1974)_두 번째 셀마 제임스, 「성, 인종, 계급」(1974)_두 번째 번역: 단감 | 페미니즘 번역집단 의식을 하든 못하든, 우리 중 일부는 백인 남성 좌파의 안경을 끼고 있다는 것이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그들에 따르면 공장에서 벌어지지 않는 것은 계급투쟁이 아니다. 이런 좌파들은 맑시즘에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우리를 안심시키며 진정한 결속을 강조했다. 그들은 조직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그들에게서 분리해나가면 맑스와 과학 사회주의를 버리는 셈이라고 우리를 위협했다. 우리가 과감하게 그들과 결별하고, 그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흑인 운동의 힘 덕분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급을 재정의하는 것이 좌파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맑스를 재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분과 계급이 모순적인 것처럼 보이.. 2017. 6. 26.
루이 알튀세르 「브레히트와 맑스에 대하여」(1968) - 두번째 루이 알튀세르 「브레히트와 맑스에 대하여」(1968) - 두번째 이종현 옮김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알튀세르 번역집단 조금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무엇 덕분에 맑스와 브레히트는 철학과 연극 안에서 새로운 실천을 제시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하나의 근본적인 조건, 즉 철학과(맑스의 경우) 연극(브레히트의 경우)의 본성(nature)과 메커니즘들에 대한 인식(connaissance)입니다. 바로 이 점이 매우 결정적입니다. 철학과 연극의 본성과 메커니즘들에 대한 이러한 인식이 위대한 이론적 저작들의 대상이 되었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절대적으로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철학이든 연극이든 그것들의 본성과 메커니즘들에 대한 만족스러운 하나의 이론을 갖고 .. 2017. 6. 22.
셀마 제임스, 「성, 인종, 계급」(1974)_첫 번째 셀마 제임스, 「성, 인종, 계급」(1974)_첫 번째 번역: 단감 | 페미니즘 번역집단 [소개] 셀마 제임스는 1972년부터 진행된 국제 가사노동 임금 캠페인의 창시자이며, 2000년에는 ‘전지구 여성 파업의 날’을 조직하는 데 동참하기도 한 여성운동가이다. 1972년에 그녀가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와 공저한 『여성의 힘과 공동체의 전복』은 ‘남성 노동’의 착취에만 주목하는 자본주의 비판은 여성 착취를 묵과하거나 반복한다는 점을비판하며 가사노동을 가치 없는 노동으로 취급하는 것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여성 억압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여 여성운동의 새 지평을 열었다. 이러한 여성운동은 사회주의 운동뿐만 아니라, 19세기부터 이어져온 흑인 해방 운동에서도 큰 영향을 받았는데, 흑인들의 노예노동이야말로 자.. 2017. 6. 21.
두 번째 엽서 두 번째 엽서 그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글을 올리겠다고 약속드린 15일이 다가왔는데, 갑자기 개인적으로 일들이 마구 겹치고 예정에 없던 큰일까지 생기는 바람에 제대로 글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만큼 아무 엽서도 부치지 않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군요. 왜냐하면 정해진 마감일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거의 늘 마주하고 있는 조건이자, 우리가 언젠가는 우리 자신의 죽음을 마주해야 할 날이 있다는 사실의 환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빌려온 시간을 살다가는 유한한 존재로서의 우리는 늘 마감일을 앞두고 있으며 그때까지 무엇이라도 써야 하고, 어떤 짓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지요. 하이데거가 죽음을 향한 존재의 실존적 불안(Angst, anxiety)에 대해 말했을 때, 그는.. 2017.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