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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와 인종주의 과로와 인종주의 전주희/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인종주의가 씌우는 가면제주도에 몰려든 480명의 예맨 난민들로 인해 한국사회는 인종주의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마치 이민족이 평화로운 남쪽 섬을 침략이라도 했듯이 제주도의 여성과 아이들을 그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까지 등장했다. 그렇다. 예맨 난민들의 90%를 2,30대 남성들이며, 그들은 브로커를 끼고 입국했다. 이로부터 ‘가짜 난민’설까지 등장했는데, 저들은 인도주의적 보호를 보장받아야할 난민이 아니라 잠재적이지만 곧바로 현실화될 (성)범죄자집단들이자, 불법 체류자들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예맨에서 밀입국한 480명은 ‘예맨인’ 이거나 ‘난민’이 아니라 (성)범죄자로서 예맨인으로 표상된다. 인종주의는 ‘순수한 집단’으로 인종(race)을 지목하지 않고.. 2018. 8. 23.
유예된 제스처: 영화에서의 분열분석, 어펙트 그리고 얼굴(1/2) *이 글은 Deleuze and The Schizoanalysis of Cinema(2008)의 5장을 번역한 것이다. 괄호 안에 페이지 인용은 들뢰즈·가타리 저작의 영역본을 기준으로 표기되었다. 유예된 제스처: 영화에서의 분열분석, 어펙트 그리고 얼굴 Suspended Gestures: Schizoanalysis, Affect and the Face in Cinema 에이미 헤어조그 Amy Herzog 번역: 김동준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영화이론 세미나팀 우리의 작업은 인간의 얼굴과 더불어 시작된다. (...) 인간의 얼굴에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은 영화의 가장 중요한 독창성이며 특유의 성질이다. -잉마르 베리만 잉마르 베리만 질 들뢰즈는 「시네마 I」의 어펙트(affect)와 얼굴에 대한 챕터에서 이.. 2018. 8. 23.
주체화의 이론으로서 <시네마> 읽기(2/2) 주체화의 이론으로서 읽기(2/2) -분열분석과 영화의 현상학 Schizoanalysis and the Phenomenology of Cinema 조 휴즈 Joe Hughes 번역: 조지훈|서교인문사회연구실 영화이론 세미나팀 전반부 보기 수동적 종합에 대한 와 의 차이 ‘초월론적 무의식’의 일반적 구조는 이미 들뢰즈가 에서 매우 자세하게 펼쳐놓은 바 있다. 들뢰즈는 를 재현의 발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논리적이고 정신분석학적 소설’로서 묘사했다. 이러한 일반적인 이야기에서, 두 가지 하위 플롯이 있다: ‘동적발생’과 ‘정적발생’.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는 정적발생은, 비물질적 초월론적 장(잠재적인 것)에서 명제의 형식에 의해 구조화된 경험적 의식으로 이동한다. 그것은 종종 ‘현행화’의 이름으로 지나가.. 2018. 8. 16.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위기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위기 * 본 번역 텍스트는 '생각의힘' 출판사를 통해 곧 출간될 루이 알튀세르의 유고집 『검은 소』(배세진 역) 제4장이다. 게재를 허락해준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Q> 방금 당신이 정세에 관해 언급했으므로, 엥겔스가 ‘이론에서의 계급투쟁’이라 불렀던 것, 즉 이론적 정세 또한 우리의 논의에 개입시켜야 하는 것 아닐까요? A> 물론이죠. 그리고 우리의 논의를 더 진전시키기 전에, 어떠한 이론적 맥락에서 우리의 질문이 제기되는 것인지를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질문은 다음과 같이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현재 상황이 처해 있는 이론적 맥락, 간단히 말해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과학적 개념에 대한 포기 자체가 과학적 개념의 중요성이라는 질문을 제기한다는 이론적 맥락에서 굉장히 역설.. 2018. 8. 1.
[서평] 알튀세르/발리바르의 관점에서 본 진태원의 <을의 민주주의> 알튀세르/발리바르의 관점에서 본 "을의 민주주의"[각주:1] 최원 (철학 독립연구자)  진태원의 첫 단행본인 『을의 민주주의: 새로운 혁명을 위하여』(그린비)의 출간은 하나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서양 철학, 특히 유럽 현대 철학을 정력적으로 연구, 번역하고, 국내에 소개해온 저자는 한국에서 철학하기가 과연 어떤 형태를 취해야 하는가를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줘 온 학자 가운데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동안 질 낮은 국내 번역서들의 문제점을 비판해온 그는 자신이 직접 난해하고 우리말로 옮기기 까다로운 텍스트들을 충분히 정확하고 가독성 있게, 그리고 아름답게 번역함으로써 좋은 번역서의 기준 자체를 한참 끌어 올려놓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스피노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풍부.. 2018. 7. 31.
주체화의 이론으로서 <시네마> 읽기(1/2) 들뢰즈의 는 영화이론과 철학의 접점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텍스트다. "들뢰즈의 읽기" 코너는 영미권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들뢰즈의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로 소개할 텍스트는 Deleuze Studies의 편집장인 이언 뷰캐넌이 편집한 Deleuze and The Schizoanalysis of Cinema(2008)에 실린 조 휴즈의 Schizoanalysis and the Phenomenology of Cinema다. 조 휴즈는 현상학과의 비판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들뢰즈를 분석하는 철학자다. 국내에서도 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조 휴즈는 를 들뢰즈의 주된 테마인 분열분석으로 독해함으로서, 들뢰즈의 영화 담론을 예술론이 아니라 주체화의 차원에서 고찰한다. 이 글은 뿐만 아니라 들뢰즈에 관심이 있.. 2018. 7. 30.
주변부 지도 그리기: 교차성, 정체성의 정치, 그리고 유색인 여성에 대한 폭력(1) 주변부 지도 그리기교차성, 정체성의 정치, 그리고 유색인 여성에 대한 폭력 킴벌리 크렌쇼 Stanford Law Review, Vol. 43, No. 6 (Jul., 1991), pp. 1241-1299 요약: 이 글에서 크렌쇼는 교차성 렌즈를 통해 유색인 여성들에 대한 가정폭력을 분석하면서 이들의 경험이 가진 특수성이 기존의 (백인 중심) 페미니즘 운동이나 (흑인 남성들이 지배하는) 반인종주의 운동 내에서 어떤 식으로 비가시화되는지 이야기한다. 특히 이 글에서는 ‘교차성’을 ‘구조적 교차성’ ‘정치적 교차성’ ‘재현적 교차성’으로 세분화해 적용함으로써 자신의 교차성 이론을 한층 정교화하고 있다. 크렌쇼는 강간이나 가정폭력이 가진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측면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유색인 여성, 빈곤층 여성들.. 2018. 7. 11.
알튀세르 사용설명서 : 독서 안내 알튀세르 사용설명서 : 독서 안내 번역: 황재민 | 알튀세르 번역집단 이 글은 파나지오티스 소티리스(Panagiotis Sotiris)가 영어로 작성한 것을 로맹 도트쿠르(Romain Dautcourt)가 불역해 웹진 Période에 2017년 7월17일 등재된 것을 다시 번역한 것이다. http://revueperiode.net/5279-2/ ■ 알튀세르의 저작이 겪은 고난은 외면과 무시로 인한 것이라기보다 “익히 알려진” 사상이라는 데서 비롯되었다. 헤겔의 말대로 “일반적으로 익히 알려진 것은 익히 알려졌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몰인식된다.” 저마다 알튀세르를 읽지 않고서 알튀세르를 안다고들 한다. 이런 탓에 이 프랑스철학자 하면 생기 없는 학술적 마르크스주의의 방울을 단 허수아비, 1960년대 사.. 2018. 7. 11.
인종과 성의 교차점 탈주변화하기(합본) 지난 2월부터 웹진 인-무브 트랜스레이팅 페미니즘 코너에 번역 연재되었던 킴벌리 크렌쇼의 "인종과 성의 교차점 탈주변화하기" 논문이 번역 완료되었습니다. 이에 지금까지의 번역 분량들을 한데 모아 pdf 파일로 만들어 공유합니다. 그간 수고해 주신 페미니즘 번역모임 구성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교차성 페미니즘 이론의 초석을 다졌던 크렌쇼의 이번 논문 번역 작업을 토대로 하여 더 많은 교차성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풍성하게 이루어진다면 좋겠네요. 페미니즘 번역모임은 앞으로도 페미니즘 이론사에서 중요한 논문들을 쏙쏙 골라 번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논문들과 어떤 쟁점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어떤 이론적 반짝임을 우리는 만나게 될 수 있을까요? 정말 기대가 만땅으로 차오릅니다! 2018.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