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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이다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이다 슬라보예 지젝 번역: 이종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다음은 2022년 9월 14일 Project Syndicate(https://www.project-syndicate.org/)에 게시된 슬라보예 지젝의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지젝은 점령자는 점령자로, 피점령자는 피점령자로 명징하게 인식해야 확고한 연대의 선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언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으로만 다루고 있지만, 이 글은 두 전쟁을 연대의 차원에서 어떻게 사고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주는 듯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출처: Ukraine, Palestine: similari.. 2024. 1. 18.
쪽방촌과 탄소배출 불평등(2/2) 쪽방촌과 탄소배출 불평등(2/2) 강준모(캔자스대학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앞선 글을 요약하면 쪽방촌 주민들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3.98톤으로 한국 1인 평균의 1/3 수준이다. 쪽방촌 주민들의 탄소 배출량이 한국의 평균보다 낮은 것은 연구 조사 전부터 충분히 예측되었던 결과이다. 김훈 작가는 책 『힐빌리의 노래』 추천사에서 “부자들은 가난을 통해 지표로 객관화해서 이해하지만, 가난은 개념(poverty)이 아니라 생활(being poor) 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단지 탄소배출의 격차를 수치로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보다 깊은 논의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이 수치가 왜 낮은지 그리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쪽방촌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에너지 빈곤을 넘어 에너지 기본권 .. 2024. 1. 4.
한국사회는 중대재해법을 필요로 하는가 한국사회는 중대재해법을 필요로 하는가 전주희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 이 글은 2022년 9월에 발간된 111호에 실렸습니다. 중대재해법이 제정되다 2021년 1월 8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중대재해법이 통과되자마자, 법 제정 운동을 이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와 산재 유가족들은 애초에 운동본부가 발의한 법안에서 상당 부분 후퇴한 채 통과된 법에 대해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법 제정을 위해 33일간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이던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법안을 논의할 때마다 법이 깎여 나가는 걸 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렸다.[1] 경영계 또한 .. 2023. 12. 26.
“유감”의 용법에 대한 분노의 아카이브: “유감”의 용법에 대한 분노의 아카이브: 리뷰 조지훈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유감(Regret)”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으로 열렸던 故김용균 추모 5주기 특별기획전시가 지난 12월 3일에 막을 내렸다. 언뜻 추모 전시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유감’이라는 단어는 마치 예언이라도 하듯 전시가 끝나고 며칠 지나지 않은 12월 7일 대법원의 판결 속에서 다시 반복되었다. 대법원의 기각판결로 김용균의 산재사망에 대한 원청의 무죄가 확정되었고, 전시장 곳곳에 배치되어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던 유감이라는 강렬한 글자가 대법원의 판결 속에서 (실제로는 그 단어를 내뱉고 있지 않지만) 울려 퍼지는 느낌이었다. “(유감이지만) 원청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사망사고는 유감이나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법정 발화.. 2023. 12. 11.
케인스 플랜(Keynes Plan)의 제자리 찾기 케인스 플랜(Keynes Plan)의 제자리 찾기 박기형(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1. 케인스의 귀환이라고? 본 글은 케인스의 국제통화체제 개혁안에 제자리를 찾아주는 걸 목표로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의 귀환’에 관한 담론이 널리 퍼졌다. 그와 함께 ‘케인스의 귀환’를 외치는 흐름도 강해졌다. 그런데 케인스는 정말 ‘복귀’하는 걸까? 귀환 또는 복귀라고 말하기 위해선, 본래의 자리가 있어야 한다. 아래에선 국제통화체제 개혁에 관한 케인스의 아이디어, 즉 케인스 플랜을 검토한다. 그럼으로써 케인스의 복귀를 외칠 때, 흔히 놓치고 있는 지점을 밝힌다. 그동안 케인스는 ‘시장 대 국가’의 도식 아래에서 시장의 자유를 제약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때 자주 소환되었다. 특히 국제자본의 이.. 2023. 12. 4.
애도의 범위: 주디스 버틀러, 폭력과 폭력에 대한 규탄(condemnation)을 쓰다. 애도의 범위 : 주디스 버틀러, 폭력과 폭력에 대한 규탄(condemnation)을 쓰다. 번역: 배경진(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감수: 조지훈, 한상원 편집자 서문 이 글은 45호에 실린 주디스 버틀러의 글 '애도의 범위(The Compass of Mourning)'를 번역한 것이다. 원문 링크는 다음과 같다. https://www.lrb.co.uk/the-paper/v45/n20/judith-butler/the-compass-of-mourning 이 글은 주디스 버틀러가 10월 7일 하마스의 군사행동이 벌어진 직후 작성한 글이다. 따라서 글의 논조는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를 비롯해 하마스의 행동을 변호하는 입장들을 비판하고 하마스의 행위를 규탄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이스라엘의 식민지배라는 역사.. 2023.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