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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의 경제사상과 건전 화폐로서의 상품준비통화(1/2) 벤저민 그레이엄의 경제사상과 건전 화폐로서의 상품준비통화(1/2) 박기형(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1. 들어가며 2022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미 연준의 통화 정책이 달러 강세 기조로 전환되었다. 그로 인해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 특히 채무가 과다하고 빈곤한 국가들에서 외환 위기와 식량 위기의 위험이 커졌다. 이처럼 미국의 달러 가치 변동이 다른 국가와 지역에서 경제적, 정치적 불안정을 키우자, 기축통화에 대한 비판이 다시금 힘을 얻고 있다. 그런데 국제통화체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확산하는 것과 달리, 현재 국제통화체제의 문제점과 그 대안에 관해선 의견이 갈린다. 그동안 논의되었던 국제통화체제 개혁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기축통화의 변경이다. 미국 달러가 아.. 2024. 6. 25.
위험이 모이면 힘이 된다_공공운수노동조합 산재 투쟁 사례 [보고서] 위험이 모이면 힘이 된다_공공운수노동조합 산재 투쟁 사례집(2023) 일터의 산업재해는 위험이 숨겨지고 관리되지 않아서 사고와 질병으로 드러난다. 숨겨진 위험을 드러내고, 파편화된 위험인식을 모아내는 노동조합의 산재 투쟁은 위험의 또다른 사용법을 제시한다."위험이 모이면 힘이 된다" 어떤 위험이든, 위험 조차도 드러나고 모이고 연결되는 양상에 따라 힘이 된다. 이 사례집은 공공운수노조 산하 노동조합의 산업재해 투쟁 분투기를 모으고 담았다.  이토록 미약한 싸움들의 힘 전주희(서교인문사회연구실)이 보고서는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실과 기획, 자료수집, 조사·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안들 뿐만 아니라 노조에서 유의미한 실천을 이끌어낸 사례들을 모으고 의미와 중요성을 정리하기 위.. 2024. 6. 22.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를 보았습니다. 를 보았습니다.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이 사진(아래)을 처음으로 본 건 적어도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그때는 이 사진의 정확한 의미를 몰랐다. 사진을 본 순간부터 위로라고 해야 할까. 안도감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종류의 마음이 들어서 오랜 시간동안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놓았다. 사진 속에는 연인인 두 남성이 자신들의 사랑의 삶을 누군가가 찍도록 허락했다는 점이 이 사진에서 내가 느낀 감정들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내가 이 사진을 프로필로 사용한다는 것은 적어도 세계의 어떤 부분과 싸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었다. 그때는 그렇게 믿음만으로 된다고 생각했다.         부끄럽게도 나는 두 번째의 사진의 주인공들이 위의 사진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며칠 전에.. 2024. 6. 15.
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 (2/2) 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  (2/2) 강준모(캔자스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계속) 3)    사회적 요인 사회적 요인은 개인이 타인과 맺는 관계인 사회적 관계를 말하는데, 이는 재난의 취약성을 설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1] 재난이 일어났을 때 신뢰와 사회적 상호 작용이 강한 공동체일수록 더 잘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사회적, 경제적 취약계층의 경우엔, 구성원 간의 강한 응집력과 친밀감이 재난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2]  반대로 사회적 관계로 인해 오히려 더 큰 재난이 발생하기도 한다. 1995년 시카고의 폭염을 다룬 폭염사회>에서 에릭 클라이넌버그는 폭염을 자연재해가 아니라 사회적 참사로 규명하는데, 그는 연구를 통해 .. 2024. 6. 4.
한국사회 산업재해는 어떻게 숨겨졌나 한국사회 산업재해는 어떻게 숨겨졌나 전주희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한국의 산재는 유별나다. 매년 2000명이 넘게 일하다 사망하는 수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2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업재해 현황분석」에 따르면 2,223명이 한해에 일터에서 사고와 질병으로 사망했다. 반면 산재사망을 제외하고 일하다 아프거나 다치는 산재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산재사고가 많다면 당연히 사망률도 그에 비례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은 산재사고는 매우 적은데 산재사망률은 높게 나온다. 사망사고는 숨길 수가 없기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만 사망이 아닌 다치거나(사고로 인한 산재) 아픈(업무상 질병 재해) 경우 산재가 광범위하게 은폐되면서 산재통계가 왜곡된다.  숨겨진 위험, 구조화된 위험 산재은폐는 어느 .. 2024. 5. 27.
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 (1/2) 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  (1/2)  강준모 | 캔자스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취약성이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잦아지면서 기후 취약계층이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취약성(vulnerability)은 기후 변화, 재난 연구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온 개념 중 하나이다. 실제로 1967년부터 2005년까지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에 걸친 기후변화/재난 취약성에 초점을 맞춘 논문의 수가 900편이 넘는다고 한다. [1] 이렇듯 다양한 학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다 보니, 각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이를 개념화하고 해석하는 접근 방식이 달라 혼란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는 크게 결과적 취약성(outcome vulnerability)과 맥락적 취약성(contextual vulnerab.. 2024.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