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무브 Project114 굶주림의 울부짖음 아래 굶주림의 울부짖음 아래Beneath the Howl of Hunger 알라 알카이시 Alaa Alqaisi번역: 서제인 *원문 출처: https://arablit.org/2025/07/23/beneath-the-howl-of-hunger Beneath the Howl of Hunger“And though the world may have looked away, let this much be remembered: we named the hunger. We bore it. We endured. Let that remain.” – Alaa Alqaisiarablit.org 배고픔은 몸을 집어삼키기 훨씬 전부터 언어의 뼈대를 풀어헤치고, 명료함을 지워버리고, 리듬을 해체하고, 생각의 허약한 찌꺼기들만 남.. 2025. 8. 22. 삭제 표시된 흔적 삭제 표시된 흔적 전솔비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시각문화 연구자) 메모 이 글은 2022년 12월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전시에 관해 썼던 글과 이후 그 글에 붙인 짧은 메모로부터 출발한다. 별도의 레퍼런스가 필요한 이론이나 학자 이름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글이었다. 작업에 목소리로 출연한 사람 중 다수가 전시를 보러 온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네팔, 태국, 베트남 등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으며, 공장에서 일을 하고 돈을 모아 고향에 보내면서도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갱신하기 위해 틈틈이 한국어를 배우는 바쁜 일상에 살고 있었다. 내가 늘 책을 읽고 전시를 자주 보고 동시대 이론을 잘 알고 있는 한국인을 독자로 상상하며 글을 써왔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그리고 그런 글을 쓰지.. 2025. 7. 20. 여자-노인, 김언희의 「늙은 창녀의 노래」를 읽기 위한 프롤로그 ② 여자-노인, 김언희의 「늙은 창녀의 노래」를 읽기 위한 프롤로그 ②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작시 「늙은 창녀의 노래」는 김언희의 첫 번째 시집에 수록되어 있다. 김언희는 1995년도에 처음으로 시집을 내놓은 뒤에 현재까지도 뜨거운 시를 써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나온 『미친, 사랑의 노래』라는 (유사)비평집은 김언희의 창작이 지속되는 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미친’으로 연결되는 정동의 반향들이다. 김언희의 작품에 등장하는 목소리는 마치 키보드 자동완성을 통해 ‘미친’이라는 동사를 앞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은 창녀의 노래」에서 탄생한 시적 화자는 2016년에 상재한 시집 『보고 싶은 오빠』에서도 역시 건재하고 있었다. 1980년대 최승자의 작품에서 나타.. 2025. 6. 27. 여자-노인, 김언희의 「늙은 창녀의 노래」를 읽기 위한 프롤로그 ① 여자-노인, 김언희의 「늙은 창녀의 노래」를 읽기 위한 프롤로그 ①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RISS(한국교육학술정보원)홈페이지에서 ‘행려병자’와 ‘여성’을 동시에 검색하면, 가 발행하는 학술지인 『나혜석연구』가 화면에 나타난다. ‘아, 그러니까 행려병자인 여성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나혜석이 만능키가 되어있는 수준인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찾으려는 형상과 행려병자라는 단어는 서로 다른 관점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국어기초사전에 따르면, ‘행려병자’는 집이 없이 떠돌아다니는 병든 사람이다. 여기에서 ‘집’이 당사자 소유의 ‘집’이어야 하는지, 또는 소유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생활을 영유할 수 있는 천장과 문이 달린 ‘집’도 포함될 수 있는지 그 .. 2025. 6. 27. 노동의 ‘정의로운 전환’을 넘어선 전환의 조건 노동의 ‘정의로운 전환’을 넘어선 전환의 조건 전주희 / 문화/과학 편집위원, 서교인문사회연구실 * 이 원고는 계간 120호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글의 최종 수정본은 을 참고해주세요. 1. ‘IMF 위기’가 초래한 전환 이후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그에 대응하는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나 정세 속에서, 대중운동의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는 여타의 다른 개념들, 정의들처럼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용어 역시 매우 다양한 의미를 함축할 뿐만 아니라 서로 갈등하고 경쟁하는 의미들이 서로 다른 맥락에서 사용된다. 이와 더불어, 최근 기후정의운동을 중심으로 “기후변화가 아닌 체제전환”이 기후운동의 핵심 구호로 부상하면서 체제전환의 의미를 둘러싼 해석투쟁이 전개되고 있다.[1] .. 2025. 5. 13. 정동: 폐허에서 만남 (김행숙의 「아담의 농담」) 정동: 폐허에서 만남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미술관 2층,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단체로 눈물을 참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주머니에는 타월 재질의 손수건이 있었지만 주먹 가득 쥐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손수건을 꺼내는 것조차 눈에 띄는 행동일 것이 분명했다. 손수건을 꺼내 그걸로 눈가를 훔치면 사람들이 내가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봐 빈손을 주머니 밖으로 꺼냈다. 나름대로 치열했던 주머니 안의 소동과 어금니를 앙 물고 있었던 사정까지 다 까발려질 것 같았다. 미술관은 사방으로 밝았고, 보고자 하면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닳고 주름진 신발들이 다 보여줄 것도 같았다. 그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눈.. 2025. 4. 20. 이전 1 2 3 4 5 6 7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