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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랑종>에 드러나는 신자유주의가 여성의 몸을 좀비로 만드는 방법 공포영화 랑종>에 드러나는 신자유주의가 여성의 몸을 좀비로 만드는 방법배경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이 글은 영화 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는 “공포는 인간의 고통 속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엄숙하고 항구적인 것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붙잡아 그 고통의 은밀한 원인과 결부시키는 감정”[1]이라 서술되어 있다. 공포란 결국 인간의 고통의 원인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감정인 것이다. 독일의 영화학자 안톤 캐스는 공포영화란 안전한 거리에서 관객이 쇼크나 죽음 직전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트라우마를 재현함으로써 작동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포 영화를 보면서 ‘무서움’이나 ‘두려움’이란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공포 영화가 우리의 고통스러운 기.. 2025. 12. 7.
노동시간단축, 깃발을 내려라 : 신자유주의시대 노동시간단축에 대한 비판적 검토 노동시간단축, 깃발을 내려라- 신자유주의시대 노동시간단축에 대한 비판적 검토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1. ‘주69시간제’ 시도를 부순 MZ 혹은 ‘워라벨 세대’ 2021년 7월 19일, 20대 대통령 선거가 한창일 즈음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을 비판했다. “현 정부는 주52시간제로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지만 일자리 증가율이 (작년 중소기업 기준) 0.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실패한 정책이다.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 2025. 12. 7.
러시아의 신자유주의 도입 하 포스트소비에트 인간의 정체성 이행: 빅토르 펠레빈의 『P세대』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신자유주의 도입 하 포스트소비에트 인간의 정체성 이행: 빅토르 펠레빈의 『P세대』를 중심으로 황유경| 서교인문사회연구실 1. 1991년 12월 26일, 지상 최대의 공산주의 국가였던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했다. A. 유르착(A. Yurchak)의 표현을 빌리자면 ‘영원하리라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진’ 날이다. 이 날은 70년 가량을 존속해온 과거의 세계에 대한 완전한 부정과 외부 세계의 돌연하고 전면적인 유입의 감각을 불러 일으켰다. 단절의 감각이 팽배했던 개혁의 시기에 러시아에서 성장하고 형성된 신러시아인 세대는 ‘P세대’로 명명된다. 이 명칭은 1993년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빅토르 펠레빈(Виктор Пелевин)의 동명의 소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P’는 펩시 콜라를 의미한다... 2025. 12. 6.
[보고서] 산업안전보건분야 스마트 기술도입의 윤리적 철학적 원칙 제안을 위한 연구 산업안전보건분야 스마트 기술도입의 윤리적 철학적 원칙 제안을 위한 연구 발행일: 2025. 7. 30연구진:최진일 류현철 이광석 이혜은 전주희 구은회 오정순 조영희 *이 연구보고서는 재단법인 일환경건강센터의 부분 연구용역으로 연구되었음을 밝힌다. [요약문 중 발췌...] 본 연구는 산업안전보건 분야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영상감시, AI 장비, 스마트 장비 등 첨단 기술 도입에 따른 윤리적 문제를 심층 분석하고,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가치를 보호하면서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기 위한 윤리적 철학적 기본 원칙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프라이버시 침해, 알고리즘 편향, 책임 공백, 공공재원의 낭비, 인간 소외 등 다양한 윤리적 쟁점들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부족.. 2025. 12. 6.
삶의 기예: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삶의 기예: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The Art of Life: David Graeber and Alfred North Whitehead 강연: 스티븐 샤비로(Steven Shaviro)번역: 박기형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일자: 2022. 04. 21. *출처: https://youtu.be/axd9yPaXqUU?si=ZyUC33bjVTAC8IBi [사회자 – 바실리] 여러분 안녕하세요. 데이비드 그레이버(David Graeber)의 철학을 주제로 기획된 연속 강연, 그 세 번째 시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시다시피, 이 강연 시리즈는 데이비드 그레이버가 올렸던 하나의 트윗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트윗은 지금 채팅창에 공유해드렸는데, 그레이버는 거기서 자신이 좋아하는 철학자.. 2025. 12. 1.
우리가 재밌을 수 없다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우리가 재밌을 수 없다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What’s the Point If We Can’t Have Fun? 데이비드 그레이버(David Graeber)번역: 박기형 (서교인문사회연구실) 2014년 1월, no. 24출처: https://thebaffler.com/salvos/whats-the-point-if-we-cant-have-fun 내 친구 준 선더스톰(June Thunderstorm)과 나는 어느 날 산속 호숫가의 풀밭에 앉아서 자벌레(inchworm) 한 마리를 꼬박 삼십 분 동안 지켜본 적이 있다. 그 벌레는 풀잎 꼭대기에 매달려 온갖 방향으로 몸을 비틀어대다가, 훌쩍 다음 풀잎으로 몸을 날려서는 다시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그렇게 자벌레는 커다란 원을 그리며 계속 움직였고,.. 2025.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