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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된 주체: 알튀세르와 버틀러를 넘어서 호명된 주체: 알튀세르와 버틀러를 넘어서 Le Sujet interpellé : Au-delà d’Althusser et de Butler 자크 비데(Jacques Bidet) 지음배세진 옮김 [옮긴이의 말: 이 번역은 루이 알튀세르의 ‘간접적’ 제자인 자크 비데가 자신의 스승 알튀세르와 맺는 철학적 관계를 잘 보여주는 그의 논문 é : Au-delà d’Althusser et de Butler>(>, 2017/1, n. 61)을 완역한 것이다. 옮긴이가 일전에 > 2018년 겨울호(통권 96호)에 번역해 소개한 기욤 르 블랑(Guillaume Le Blanc)의 논문 를 이 논문과 교차해 읽으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 그래서 이 .. 2020. 8. 20.
김인숙의 소설 [핏줄]을 아브젝시옹 개념으로 읽기 (페미니즘 이론학교 시즌4 최종 에세이) 김인숙의 소설 『핏줄』을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시옹 개념으로 읽기 길혜민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저항하며 읽기의 한계 문학 작품을 풍부하게 읽어낸다는 것은 꽤나 까다롭고 쉽지 않은 일이다. 작가가 쓴 글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읽는 것은 상식적으로 쉬운 독서 방법이다. 그게 지루하다 생각이 들면 가장 뒤의 몇 챕터를 읽고 처음으로 돌아가 읽는 방법도 있지만 이러한 방법이 작품을 ‘풍부하게’ 읽도록 보장하지 않는다. 여성주의적 읽기라는 문학 비평은 ‘풍부하게’라는 말과 어울릴 수 있다. 작품은 종이에 씌어진 납작한 잉크 자국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가능하게 하는 문화와 권력과 역사 안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또한 그러한 작품의 창작 배경이 백인 남성 비장애인을 독자를 위주로 형성된 시공간이라면 여성주의적.. 2020. 8. 19.
마리나 츠베타예바와 『끝의 시』 (2) 마리나 츠베타예바와 『끝의 시』 (2) 이 종 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끝에 끝!: ‘끝의 시’에 대하여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러시아문학사에서 ‘끝의 포에마’, 러시아어로 하자면 ‘Поэма конца’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은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20세기 초반 러시아 미래주의자였던 바실리스크 그네도프의 「끝의 포에마」인데, 열다섯 편의 ‘포에마’로 구성된 연작 「예술에 죽음을」의 마지막에 나오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열네 편의 ‘포에마’에는 글이 거의 없습니다. 있어도 우리가 알 수 없는 말들만 있습니다. 열다섯 번째 포에마인 에는 제목만 있고 백지입니다. 그네도프는 이 연작을 무대에서 낭송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이를 본 블라디미르 퍄스트는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마지막 포에마에는 말이 없었다... 2020. 8. 11.
마리나 츠베타예바와 『끝의 시』 (1) 마리나 츠베타예바와 『끝의 시』 (1) 이 종 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지난 4월 말 읻다출판사에서 마리나 츠베타예바 시선집 『끝의 시』가 출간되었습니다. '위트앤시니컬x읻다' 연속행사의 일환으로 6월 5일 시집서점 위트앤시니컬에서 츠베타예바의 삶과 시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 행사에서 읽었던 원고를 2회에 걸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너희의 차례가 오리라!오늘은 6월 5일이고 내일은 6월 6일입니다. 러시아에서는 이날 두 가지를 기념합니다. 하나는 ‘러시아어의 아버지’, ‘러시아시의 태양’으로 칭송받는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생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기념하여 2010년에 유엔이 제정한 ‘러시아어의 날’입니다. 푸시킨의 생일과 러시아어의 날을 앞두고 러시아 시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갖게 .. 2020. 8. 8.
마르크스와 함께 푸코를: 자본-권력과 지식-권력 마르크스와 함께 푸코를: 자본-권력과 지식-권력 자크 비데(Jacques Bidet) 지음 배세진 옮김 [옮긴이의 말: 이 글은 파리-웨스트 낭테르 10대학과 파리 앙리 4세 고등학교에서 2014년 12월 18-20일에 열린 콜로퀴엄에 제출된 발제문들을 책으로 엮은 , Christian Laval et al., La Découverte, 2015에 실린 자크 비데의 발제문 를 옮긴 것이다. 이 글은 옮긴이가 번역해 출판할 예정인 (자크 비데 지음, 배세진 옮김, 생각의힘, 2021)의 핵심을 평이하게 제시한다. 참고로, 이 푸코에 도달하기 위해 마르크스로부터 출발하는 저서라면, (자크 비데 지음, 배세진 옮김, 오월의봄, 2020)은 마르크스에 도달하기 위해 푸코로부터 출발하는 저서이다. 독자들은 이 두.. 2020. 8. 4.
영화 <벌새>가 보여주는 여성 서사의 개방성: 저 남자 왜 울어? 영화 가 보여주는 여성 서사의 개방성: 저 남자 왜 울어? 단감 여성의 이야기에서 남성은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 끝끝내 쓰러뜨려야 할 적일 수도 있고, 적당히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나 승리의 결과로 따라오는 트로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다루든 ‘여성 서사답지 못하다’는 문제제기가 따르기 십상이다. 남성이 적이면 ‘남성에게 맞서는 것도 결국은 남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남성이 성적 대상으로 등장하면 ‘여성이 끝내 남성과의 이성애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야기’라는 평을 들으며, 남성이 동지로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이런 논쟁을 피하려면 남성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 편이 가장 안전한 선택지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작년에 한국에서 호평을 .. 2020.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