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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의 사유? 블랑쇼와 함께 푸코를 바깥의 사유? 블랑쇼와 함께 푸코를[각주:1]    에티엔 발리바르(Étienne Balibar) 번역: 배세진 (파리 7대학 사회과학대학 ‘사회학 및 정치철학’ 학과 정치철학 전공 박사과정)     1. 이 콜로퀴엄을 위한 제 발표의 대상으로 삼고자 제가 제안하는 질문, 즉 미셸 푸코의 사유가 최소한 일정한 시간 동안--그러나 이 지점에서, 바로 이 시간에 우리가 어떠한 제한을 부여해야 하는 것인지의 문제가 제기되죠--은 모리스 블랑쇼의 사유와 맺어 왔던 특권적 관계에 대한 질문은 이미 상당히 풍부하게 다루어졌으며 이 질문의 중요성이 이미 인정된 바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이 질문은 질 들뢰즈의 저서 “푸코”에서 중심적인 자리를 점하고 있는데요, 들뢰즈의 이 저서에서 이 질문에 대한 새로운 검토 전체는.. 2019. 6. 9.
수행성의 차원에서 거짓말을 사유하기: 데리다의 <거짓말의 역사> 리뷰 수행성의 차원에서 거짓말을 사유하기-자크 데리다의 『거짓말의 역사』(2019) 리뷰   조지훈(서교인문사회연구실) 1. 『거짓말의 역사』는 1994년에서 1995년까지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열린 데리다의 세미나 일부 내용을 단행본으로 출판한 강연록이다. 흥미로운 점은 데리다가 이 책에서 생전에 출판한 저작에서는 거의 다룬 적이 없는 ‘거짓말’에 대해서 다룬다는 것이다. 데리다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해체론의 방법으로 철학사에 다루어진 거짓말 개념을 추적한다. 우선 데리다는 진술문의 참/거짓 유형을 따지는 방식으로 거짓말을 파악하는 일상적인 거짓말 개념에 문제제기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실수할 수도 있고, 굳이 속이려고 하지 않더라도, 즉 거짓말하지 않고도 거짓을 말할 수 있기”(12쪽) 때문이다. 즉,.. 2019. 6. 9.
주변부 지도 그리기 : 교차성, 정체성의 정치, 그리고 유색인 여성에 대한 폭력 (3) 주변부 지도 그리기교차성, 정체성의 정치, 그리고 유색인 여성에 대한 폭력 (3) 킴벌리 크랜쇼단감(페미니즘 번역모임) 옮김 앨리슨 워커의 소설 『컬러 퍼플』에 대한 논쟁은 흑인 공동체 안의 성폭력을 드러낼 때 발생하는 정치적 비용에 대한 내부 토론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일부 비평가는 워커가 흑인 남성을 폭력적인 짐승으로 묘사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워커가 주인공 셀리를 정서적, 육체적으로 학대당하다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승리하는 방식으로 묘사한 것에 대해 혹평한 비평가도 있었다. 그 비평가는 워커가 셀리를 통해 자신이 알거나 상상할 수 있는 어떤 흑인 공동체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흑인 여성의 모습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셀리는 사실성이 전혀 없는 인물이라는 주장은 집단 내 폭력에 대한 토론을 묵살.. 2019. 5. 24.
죽음으로 만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미래에도 하청노동은 위험하다 죽음으로 만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미래에도 하청노동은 위험하다     정우준 노동건강연대/서교인문사회연구실     멀게 만 느껴졌던 법이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광장에서 헌법을 외치며 수십만이 함께 했던 시간들이 그랬다. 하지만 가장 법이 절실히 다가올 때는 법의 한계로 부정의한 자를 처벌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지 못할 때다. 작년 12월 우리는 태안화력에서 일어난 김용균의 사고를 함께하며 제대로 된 법, 특히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2018년 12월 27일,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 산업화와 함께 일 하다가 죽은 수만의 사람을 땅에 묻었지만 수십년 굳건했던 그 법은, 2016년 구의역 김군 사망 사.. 2019. 5. 23.
주변부 지도 그리기 : 교차성, 정체성의 정치, 그리고 유색인 여성에 대한 폭력 (2) 주변부 지도 그리기교차성, 정체성의 정치, 그리고 유색인 여성에 대한 폭력 킴벌리 크랜쇼쏠(페미니즘 번역 모임) 옮김 Ⅱ. 정치적 교차성 정치적 교차성 개념은 유색인종 여성이 최소 두 개의 종속 집단 내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다. 이 종속 집단들은 빈번하게 서로 상충하는 정치적 안건을 제시한다. 이렇게 때로 서로 대립하기도 하는 두 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개인의 정치적 에너지를 분할해야 한다는 요구는 유색인종 남성과 백인 여성이 좀처럼 마주할 일이 없는 그런 교차적 무력화[역량박탈]의 차원에 다름 아니다. 사실 그들[유색인종 남성과 백인 여성]의 인종적이면서 젠더화된 종별적인 경험은 비록 그것이 교차되어 있다 할지라도 종종 집단 전체의 이해를 제한하는 것으로 규정된다. 예를 들어 특정 젠더의.. 2019. 5. 14.
이단적 앎과 빈자의 해방 편집자의 말 : 이 글은 『인문예술잡지 F』 23호(2016년 12월호)에 "이단적 지식과 빈자의 해방"이라는 제목으로 게제된 적 있음을 알립니다.   이단적 앎과 빈자의 해방[각주:1]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 배세진   카뉘의 이름[각주:2][각주:3]  학교에서 사회사를 배우는 모든 초등학생들은 1831년 11월 리옹에서 자부심에 찬 카뉘들이 노동자 계급을 보편사의 장면에 등장시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러한 노동자 계급의 도래를 상징하는 것은 그들의 깃발에 쓰여진 다음과 같은 한 문장이다. 노동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거나 싸우면서 죽음을 맞이하기. 이후에도 매력적인 후렴구[즉, 카뉘의 반복적인 봉기]가 이 문장에 금빛 제의, 누더기 옷 그리고 낡은 시대의 수의가 지니고.. 2019.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