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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1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1 번역: Andante | 페미니즘 번역모임 [책소개] 책 “입자선-시간과 생애-시간” (Beamtimes and Lifetimes)은 저자인 샤론 트래윅 (Sharon Traweek)이 참여관찰 방법론을 통해 과학자 사회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당시 과학기술학의 민족지 연구가 주로 다루던 ‘지식의 형성과정’이라는 화두를 넘어 공간배치, 기계, 연구자의 생애과정과 같은 사회문화적 측면을 다룬 저작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라는 상이한 문화에서의 과학연구 양상을 비교하여 국가와 젠더가 과학의 구체적 실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밝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는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책의 3장 “순례자의 모험기 (천로역정): 물리학자.. 2017. 7. 28.
파올로 그라시(Paolo Grassi)에게 보내는 편지 (1968. 3. 6.) 파올로 그라시(Paolo Grassi)에게 보내는 편지 (1968. 3. 6.)-루이 알튀세르- 이찬선 옮김 | 알튀세르 번역집단 [편집자 프랑수와 마트롱(François Matheron)이 붙인 소개글]‘밀라노 피콜로 극단’의 책임자(directeur)인 파올로 그라시(Paolo Grassi)에게 부쳐진 이 편지는 골도니(Goldoni)의 희곡, 이 조르지오 스트렐러(Giorgio Strehler)의 연출로 오베르빌리에(Aubervilliers)의 라 코뮌(la commune) 극장에서 공연된 당일 밤과 이튿날에 걸쳐 작성된 것이다. 스트렐러는 1968년 4월 1일 ‘피콜로 극단 후원 협회(l’Association des Amis du Piccolo Teatro)’의 밀라노 본부에서 개최된 알튀세르와의.. 2017. 7. 25.
돼지발정제를 먹이는 시간 돼지발정제를 먹이는 시간 길혜민 | 국문학연구자 1. 축축. 이 말에는 어떤 경험이 연결되십니까. 무엇보다도 저는 불결함과 불길함이 결합된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촉촉도 아닌 축축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아도 이끼가 자랄 것 같이 젖은 공기, 낮과 밤을 알 수 없는 폐쇄성, 무드등이 건물을 얼룩처럼 장식하는 장소, 돌이킬 수 없는 세계에 들어섰다는 예감. 모텔. 21살 때, 처음으로 “제천국제영화음악제”에 참가하느라 들렀던 ‘발렌타인모텔’의 인상은 대략 그랬고 지금도 축축함이라는 말과 관련된 연상은 이 장소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제 환상의 젖줄 같았던 영화, 에서 보았던 커다란 조개 모형의 침대가 있을 것 같았던 모텔의 연관어는 ‘축축’으로 바뀌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문득 이 축축함에 대하여 다시 .. 2017. 7. 25.
세 번째 엽서 세 번째 엽서 엽서는 편지와는 조금 다른 시간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편지는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나름대로 숙고되고 정리되었을 때 적어 보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호흡이 길어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엽서는 무언가 다른 일을 하는 와중에 빠르게 몇 줄 휙 휘갈겨 보내는 것이기 쉽습니다. 미처 숙고되지 못하고 정리되지 못한 생각을 말이지요. 그래서 엽서는 (마냥 가벼운 안부만을 담아 보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정되거나 심지어 취소될 것을 예상하면서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적어 보내는 것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물론 편지도 그럴 수 있지만, 엽서보다는 조금 덜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엽서엔 너무 많은 의미를 담아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의미도 두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 2017. 7. 24.
<젠더를 지배하는 과학, 젠더에 지배받는 과학>, 시작합니다! , 시작합니다! Andante | 페미니즘 번역모임 트렌스레이팅 페미니즘 안에 코너속 코너가 생겼습니다. [젠더를 지배하는 과학, 젠더에 지배받는 과학]이라는 긴 꼭지명입니다. 아래글은 번역연재를 시작하며 번역자가 직접 코너에 대한 소개글을 썼습니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번역뿐만 아니라 번역한 내용과 관련된 연구메모를 곁들이게 될 것입니다. 다음 주부터 새롭게 연재하는 번역작업을 기대해 주세요! - 편집장 모든 인간 활동이 그렇듯이 과학의 존재방식도 복합적입니다. 과학 활동과 관련된 사물, 건물, 약품, 기계와 같은 “유물론적 층위”, 이것들의 화폐 값을 매기고, 분배하는 “경제적 층위”, 사람들의 행동이나 성과를 평가하고 자기 서사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상징과 기호가 유통되는 “문화적 층위”, 여러 사.. 2017. 7. 21.
[서교연 워크샾] 이데올로기와 어펙트, 혹은 ‘인간학적 조건’을 어떻게 사고 할 것인가? #이 글은 계간 90호에 기고된 글입니다. 그런데 필자인 제가 실수로 완성된 판본이 아니라 수정 중에 있는 판본을 편집자에 보내서 90호에는 미완성 판본으로 이 글이 실렸습니다. 전적으로 저의 실수입니다.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필자의 완성본은 이곳에 올려둡니다. 서지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90호, 2017년 여름. 문화과학사. 이데올로기와 어펙트, 혹은 ‘인간학적 조건’을 어떻게 사고 할 것인가?-루이 알튀세르와 브라이언 마수미 사이의 쟁점을 중심으로- 정정훈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1. 역사유물론의 대상으로서 인간학적 조건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소위 ‘정동’이론이 유행하면서 비판적 연구의 자장 안에서 어펙트(affect)의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1) 특히 ‘정동’이론은 맑스주의 진영의 .. 2017. 7. 19.
페데리치 대 마르크스 Federici versus Marx 페데리치 대 마르크스 Federici versus Marx- 질 도브 Gilles Dauvé -  번역 : 정강산 | 망원사회과학연구실[번역자 소개글]마르크스는  1권에서 “자본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몸의 구멍에서 피와 오물을 쏟으며 태어났다”는 유명한 표현으로 자본의 시초축적Primitive Accumulation of Capital(논자에 따라 ‘원시축적’, ‘본원적 축적’으로 번역되기도 한다)의 단계를 설명한 바 있다. 이때 그가 “피”와 “오물”이라는 수사적 표현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자본주의가 그 내적 법칙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행해온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피와 오물과도 같은 적나라한 폭력을 통해서 발전되어온 비합리적인 체제이기도 하다는 점일 것이다. 산업적 생산을 통해 본격적으로 전화.. 2017. 7. 17.
셀마 제임스, 「성, 인종, 계급」(1974)_마지막 셀마 제임스, 「성, 인종, 계급」(1974)_마지막 번역: 단감 | 페미니즘 번역집단 지금까지 밝혔듯, 페미니스트 계급투쟁은 가정에 갇혀 일하면서도 임금을 받지 못한 여성들을 기반으로 전략을 마련할 것이다. 집밖에서 임금 노동을 한다 하더라도, 노동계급을 생산 및 재생산해야 하는 노동은 여전히 여성들을 무겁게 짓누르고, 투쟁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킨다 – 일단 시간이 좀처럼 나질 않는다. 임금 계층구조 속에서 여성의 위치는 낮으며, 흑인여성은 더욱 심하다. 혹여 노동력의 계층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위치를 차지한 여성이라 해도(매우 드물지만!), 여전히 남자를 위한 성적 대상으로 규정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왜 그럴까? 여성 대부분이 주부인 한, 그들이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기능에는 남성에게 성적 대상이 .. 2017. 7. 13.
1화 디지털 시대의 존재론 1화 디지털 시대의 존재론 지영 | 국문학 연구자 1. 디지털 사회의 도래 2017년 ‘4차 산업혁명’이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트렌드로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실 ‘4차 산업혁명’은 몇 년 전부터 인구에 회자되던 ‘빅데이터’나 ‘포스트휴먼’ 논의와 유사 계열을 이루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과학기술 담론 안에서 기존의 논의들이 확대・변용・재생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시대와 문학의 관계를 탐색하기 위해 던져야 할 질문은 ‘4차 산업혁명’이나 우리가 향유하는 테크놀로지의 기원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 담론이 여타의 담론들을 압도하는 양상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늘은 ‘디지털 시대의 존재론’에 .. 2017.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