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93 네 번째 엽서: 현상학과 그라마톨로지 네 번째 엽서― 현상학과 그라마톨로지 ― 최 원 | 독립연구자 그 동안 잘 지내셨나요? 한 동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몇 번의 비와 함께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온 듯 날씨가 선선합니다. 이번 엽서에서는 전에 말씀 드린 것처럼 현상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 이게 저로서는 조금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오랜 기간 맑스주의나 포스트-맑스주의(특히 알튀세르와 발리바르의 논의들), 그리고 정신분석학(특히 라캉의 논의들)에 관심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현상학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부할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저의 엽서를 받아보시는 당신도 어쩌면 현상학을 조금 낯설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상학은 앞으로도 몇 차례에 걸쳐서 당신께 말씀드려야 할 주제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우선 데리.. 2017. 8. 31.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4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4 번역: Andante | 페미니즘 번역모임 [책소개] 책 “입자선-시간과 생애-시간” (Beamtimes and Lifetimes)은 저자인 샤론 트래윅 (Sharon Traweek)이 참여관찰 방법론을 통해 과학자 사회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당시 과학기술학의 민족지 연구가 주로 다루던 ‘지식의 형성과정’이라는 화두를 넘어 공간배치, 기계, 연구자의 생애과정과 같은 사회문화적 측면을 다룬 저작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라는 상이한 문화에서의 과학연구 양상을 비교하여 국가와 젠더가 과학의 구체적 실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밝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는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책의 3장 “순례자의 모험기 (천로역정): 물리학자.. 2017. 8. 18. 알튀세르에게 연극이란 “허구적 위험”일 뿐인가? (1/3) 알튀세르에게 연극이란 “허구적 위험”일 뿐인가? (1/3) 마르크뱅상 올레 번역 : 황재민 | 알튀세르 번역집단 (1) 원문은 Howlett, Marc-Vincent, «Le Théatre n’est-il pour Althusser qu’un «Risque Fictif»?», dans Lire Althusser aujourd’hui, l’Harmattan, 1997. http://www.multitudes.net/Le-theatre-n-est-il-pour-Althusser/ (2) 옮긴이의 개입은 중괄호 { } 안에 넣었다. 대개 인용 문헌들의 한국어판 서지 사항이다. 마르크스주의의 용어들 속에서 사고하는 것이 더 이상 긴급한 것이 아닌 몇몇 사람들의 눈에는 알튀세르에 대한 독해를 오늘날 다시금 끌어들.. 2017. 8. 16. 나의 학생운동 : Theoractical Moments 나의 학생운동 : Theoractical Moments 고준우 | 고려대 학생 활동가 4년차 들어가며 “모든 사회적 삶은 본질적으로 실천적이다. 이론을 신비주의로 유도하는 모든 신비는 인간의 실천 속에서, 그리고 이러한 실천의 개념적 파악 속에서 그 합리적 해결책을 찾아낸다.”- 카를 마르크스(Karl Marx),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8번왜? 경계인. 나는 세 가지 경계 위에 서있다. 하나는 소속의 경계다. 지금껏 운동을 하면서 다양한 운동단체에 소속된 활동가들과 함께해왔지만 정작 나 자신은 당론이나 강령을 통해 운동방향을 공유하는 정치조직인 정당이나 운동단체에 소속되었던 적이 없었다. 기조와 내규가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그 영향력은 덜한 학회나 학생회 조직에 소속된 경험이 전부였다. 다른 하나는.. 2017. 8. 13.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3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3 번역: Andante | 페미니즘 번역모임 [책소개]책 “입자선-시간과 생애-시간” (Beamtimes and Lifetimes)은 저자인 샤론 트래윅 (Sharon Traweek)이 참여관찰 방법론을 통해 과학자 사회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당시 과학기술학의 민족지 연구가 주로 다루던 ‘지식의 형성과정’이라는 화두를 넘어 공간배치, 기계, 연구자의 생애과정과 같은 사회문화적 측면을 다룬 저작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라는 상이한 문화에서의 과학연구 양상을 비교하여 국가와 젠더가 과학의 구체적 실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밝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는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책의 3장 “순례자의 모험기 (천로역정): 물리학자 .. 2017. 8. 9. 2화 명멸(明滅)하는 데이터 디스토피아 2화 명멸(明滅)하는 데이터 디스토피아 지영(국문학 연구자) 1. 온라인의 비트 세계 2017년 7월 28일 인문 예능프로그램을 표방하며 등장한 이 끝났다. 감독판인 마지막 회에서는 편집되어 방송에 나가지 못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정재승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다음과 같이 문장으로 정리했다. “현실 세계의 모든 것들이 온라인의 비트 세상으로 옮겨간다.” MC인 유희열이 ‘온라인의 비트 세계’란 말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되뇌이자, 그는 좀더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인다. 이것은 오프라인에 있는 모든 사물에 인터넷이 붙어서 사물의 작동뿐 아니라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까지가 ‘데이터화’ 되는 것이다.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세계는 본질적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이 물질들을 이동하기.. 2017. 8. 6.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2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2 번역: Andante | 페미니즘 번역모임 [책소개]책 “입자선-시간과 생애-시간” (Beamtimes and Lifetimes)은 저자인 샤론 트래윅 (Sharon Traweek)이 참여관찰 방법론을 통해 과학자 사회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당시 과학기술학의 민족지 연구가 주로 다루던 ‘지식의 형성과정’이라는 화두를 넘어 공간배치, 기계, 연구자의 생애과정과 같은 사회문화적 측면을 다룬 저작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라는 상이한 문화에서의 과학연구 양상을 비교하여 국가와 젠더가 과학의 구체적 실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밝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는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책의 3장 “순례자의 모험기 (천로역정): 물리학자 .. 2017. 8. 5. ‘험한 일’ 없는 세상 만들기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읽고 ‘험한 일’ 없는 세상 만들기-『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읽고 김명준 | 대학생 & 알바 노동자 저는 항상 월요일이 쉬는 날입니다. 주말마다 어느 예식장에서 식기세척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주말 내내 세제, 락스, 고춧가루 냄새를 맡고, 쨍강쨍강 그릇 부딪치는 소리를 듣습니다. 쉼 없이 돌아가는 식기세척기에 그릇 하나라도 더 넣겠다고 열기 나는 증기 속에 고개를 밀어 넣고, 허리를 왼쪽 오른쪽 돌려가면서 그릇을 걸어놓습니다. 그래도 도저히 2천 명 분량의 그릇을 마감시간까지 다 닦지 못합니다. 거기다 관리자들에게 하대 당하면서 일하는 게 만만치는 않습니다. 이렇게 이틀을 꼬박 일하고 나면 월요일에는 몸이 너무 무거워서 무언가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당장은 부양할 사람이 없어 저 먹을 만.. 2017. 8. 2. 공동체와 정치를 함께 사유하기 공동체와 정치를 함께 사유하기 한샘 |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이 글은 24호에 실려있습니다. 1공동체의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 『인문예술잡지F』의 편집부로부터 1984년에 출간한 『공동체문화』라는 잡지를 소개받고 이에 대한 생각을 써주기를 청탁받았다. 1980년대의 공동체 문화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거니와, 전공인 ‘철학’과 청탁받은 주제인 ‘공동체’가 과연 어떻게 접목이 될 수 있을지 선뜻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망설였다. 그럼에도 청탁을 받아들인 이유는 그 어려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과 1980년대의 한국 사회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나에게 익숙한 프랑스 현대 철학에서가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33년 전 한국 사회에서 도대체 공동체를 어떻게 사유하고 있었는지가 궁금했다.잡지에는 다양.. 2017. 7. 31. 이전 1 ··· 49 50 51 52 53 54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