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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3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3 번역: Andante | 페미니즘 번역모임 [책소개]책 “입자선-시간과 생애-시간” (Beamtimes and Lifetimes)은 저자인 샤론 트래윅 (Sharon Traweek)이 참여관찰 방법론을 통해 과학자 사회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당시 과학기술학의 민족지 연구가 주로 다루던 ‘지식의 형성과정’이라는 화두를 넘어 공간배치, 기계, 연구자의 생애과정과 같은 사회문화적 측면을 다룬 저작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라는 상이한 문화에서의 과학연구 양상을 비교하여 국가와 젠더가 과학의 구체적 실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밝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는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책의 3장 “순례자의 모험기 (천로역정): 물리학자 .. 2017. 8. 9.
2화 명멸(明滅)하는 데이터 디스토피아 2화 명멸(明滅)하는 데이터 디스토피아 지영(국문학 연구자) 1. 온라인의 비트 세계 2017년 7월 28일 인문 예능프로그램을 표방하며 등장한 이 끝났다. 감독판인 마지막 회에서는 편집되어 방송에 나가지 못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정재승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다음과 같이 문장으로 정리했다. “현실 세계의 모든 것들이 온라인의 비트 세상으로 옮겨간다.” MC인 유희열이 ‘온라인의 비트 세계’란 말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되뇌이자, 그는 좀더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인다. 이것은 오프라인에 있는 모든 사물에 인터넷이 붙어서 사물의 작동뿐 아니라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까지가 ‘데이터화’ 되는 것이다.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세계는 본질적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이 물질들을 이동하기.. 2017. 8. 6.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2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2 번역: Andante | 페미니즘 번역모임 [책소개]책 “입자선-시간과 생애-시간” (Beamtimes and Lifetimes)은 저자인 샤론 트래윅 (Sharon Traweek)이 참여관찰 방법론을 통해 과학자 사회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당시 과학기술학의 민족지 연구가 주로 다루던 ‘지식의 형성과정’이라는 화두를 넘어 공간배치, 기계, 연구자의 생애과정과 같은 사회문화적 측면을 다룬 저작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라는 상이한 문화에서의 과학연구 양상을 비교하여 국가와 젠더가 과학의 구체적 실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밝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는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책의 3장 “순례자의 모험기 (천로역정): 물리학자 .. 2017. 8. 5.
‘험한 일’ 없는 세상 만들기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읽고 ‘험한 일’ 없는 세상 만들기-『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읽고  김명준 | 대학생 & 알바 노동자    저는 항상 월요일이 쉬는 날입니다. 주말마다 어느 예식장에서 식기세척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주말 내내 세제, 락스, 고춧가루 냄새를 맡고, 쨍강쨍강 그릇 부딪치는 소리를 듣습니다. 쉼 없이 돌아가는 식기세척기에 그릇 하나라도 더 넣겠다고 열기 나는 증기 속에 고개를 밀어 넣고, 허리를 왼쪽 오른쪽 돌려가면서 그릇을 걸어놓습니다. 그래도 도저히 2천 명 분량의 그릇을 마감시간까지 다 닦지 못합니다. 거기다 관리자들에게 하대 당하면서 일하는 게 만만치는 않습니다. 이렇게 이틀을 꼬박 일하고 나면 월요일에는 몸이 너무 무거워서 무언가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당장은 부양할 사람이 없어 저 먹을 만.. 2017. 8. 2.
공동체와 정치를 함께 사유하기 공동체와 정치를 함께 사유하기 한샘 |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이 글은 24호에 실려있습니다. 1공동체의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 『인문예술잡지F』의 편집부로부터 1984년에 출간한 『공동체문화』라는 잡지를 소개받고 이에 대한 생각을 써주기를 청탁받았다. 1980년대의 공동체 문화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거니와, 전공인 ‘철학’과 청탁받은 주제인 ‘공동체’가 과연 어떻게 접목이 될 수 있을지 선뜻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망설였다. 그럼에도 청탁을 받아들인 이유는 그 어려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과 1980년대의 한국 사회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나에게 익숙한 프랑스 현대 철학에서가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33년 전 한국 사회에서 도대체 공동체를 어떻게 사유하고 있었는지가 궁금했다.잡지에는 다양.. 2017. 7. 31.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1 천로역정: 물리학자 생활 내 남성들의 무용담 - 01 번역: Andante | 페미니즘 번역모임 [책소개] 책 “입자선-시간과 생애-시간” (Beamtimes and Lifetimes)은 저자인 샤론 트래윅 (Sharon Traweek)이 참여관찰 방법론을 통해 과학자 사회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당시 과학기술학의 민족지 연구가 주로 다루던 ‘지식의 형성과정’이라는 화두를 넘어 공간배치, 기계, 연구자의 생애과정과 같은 사회문화적 측면을 다룬 저작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라는 상이한 문화에서의 과학연구 양상을 비교하여 국가와 젠더가 과학의 구체적 실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밝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는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책의 3장 “순례자의 모험기 (천로역정): 물리학자.. 2017. 7. 28.
파올로 그라시(Paolo Grassi)에게 보내는 편지 (1968. 3. 6.) 파올로 그라시(Paolo Grassi)에게 보내는 편지 (1968. 3. 6.)-루이 알튀세르- 이찬선 옮김 | 알튀세르 번역집단 [편집자 프랑수와 마트롱(François Matheron)이 붙인 소개글]‘밀라노 피콜로 극단’의 책임자(directeur)인 파올로 그라시(Paolo Grassi)에게 부쳐진 이 편지는 골도니(Goldoni)의 희곡, 이 조르지오 스트렐러(Giorgio Strehler)의 연출로 오베르빌리에(Aubervilliers)의 라 코뮌(la commune) 극장에서 공연된 당일 밤과 이튿날에 걸쳐 작성된 것이다. 스트렐러는 1968년 4월 1일 ‘피콜로 극단 후원 협회(l’Association des Amis du Piccolo Teatro)’의 밀라노 본부에서 개최된 알튀세르와의.. 2017. 7. 25.
돼지발정제를 먹이는 시간 돼지발정제를 먹이는 시간 길혜민 | 국문학연구자 1. 축축. 이 말에는 어떤 경험이 연결되십니까. 무엇보다도 저는 불결함과 불길함이 결합된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촉촉도 아닌 축축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아도 이끼가 자랄 것 같이 젖은 공기, 낮과 밤을 알 수 없는 폐쇄성, 무드등이 건물을 얼룩처럼 장식하는 장소, 돌이킬 수 없는 세계에 들어섰다는 예감. 모텔. 21살 때, 처음으로 “제천국제영화음악제”에 참가하느라 들렀던 ‘발렌타인모텔’의 인상은 대략 그랬고 지금도 축축함이라는 말과 관련된 연상은 이 장소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제 환상의 젖줄 같았던 영화, 에서 보았던 커다란 조개 모형의 침대가 있을 것 같았던 모텔의 연관어는 ‘축축’으로 바뀌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문득 이 축축함에 대하여 다시 .. 2017. 7. 25.
세 번째 엽서 세 번째 엽서 엽서는 편지와는 조금 다른 시간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편지는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나름대로 숙고되고 정리되었을 때 적어 보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호흡이 길어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엽서는 무언가 다른 일을 하는 와중에 빠르게 몇 줄 휙 휘갈겨 보내는 것이기 쉽습니다. 미처 숙고되지 못하고 정리되지 못한 생각을 말이지요. 그래서 엽서는 (마냥 가벼운 안부만을 담아 보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정되거나 심지어 취소될 것을 예상하면서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적어 보내는 것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물론 편지도 그럴 수 있지만, 엽서보다는 조금 덜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엽서엔 너무 많은 의미를 담아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의미도 두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 2017.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