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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대한 성찰(1933) 전쟁에 대한 성찰(1933)  시몬 베유(Simone Weil)번역 | 황유경(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현재의 상황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정신의 상태가 다시 한 번 전쟁의 문제를 오늘의 의제로 가져온다. 우리는 지금 끊임없이 전쟁을 예상하며 살아간다. 그 위험은 어쩌면 상상의 것일 수 있으나 위험에 대한 느낌은 존재하며 꽤나 중요한 요소를 구성한다. 이때 우리는 공황이 아닌 다른 어떠한 반응도 확인할 수 없다. 이는 학살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용기가 처하는 공황이라기보다는 그 위협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직면했을 때 정신이 처하는 공황의 상태이다. 노동 운동에서보다 혼란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없다. 만일 이를 분석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언젠가 전쟁으로 인해 .. 2024. 12. 23.
김용균 털어내기 : 김용균 사망사고와 중대재해처벌법 김용균 털어내기 : 김용균 사망사고와 중대재해처벌법  전주희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 이 글은 황해문화 122호(2024.03)에 실린 글입니다. 황해문화 통권 제122호 - 새얼문화재단 논문 : 전문잡지 - DBpia 1. 김용균 사망사고에 대한 사법적 결론 2023년 12월 7일, 김용균 사망사고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주)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국서부발전(주) 태안화력발전소의 하청노동자 김용균이 점검 중이던 컨베이어벨트에 신체가 빨려 들어가 사망한 사건은 5년 전, 2018년 12월 11일에 발생했다. 김용균 5주기를 며칠 앞두고 대법원 판결을 끝으로.. 2024. 12. 8.
“일상이 재난이다.”: 쪽방촌의 재난적인 폭염과 한파 (2/2) “일상이 재난이다.”: 쪽방촌의 재난적인 폭염과 한파  (2/2)   강준모 | 캔자스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 본 글은 강준모 선생님의 지난 글 "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링크의 글을 읽기를 권합니다. ①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 (1/2) https://en-movement.tistory.com/502,②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 (2/2) https://en-movement.tistory.com/507      무엇이 주민들에게 폭염과 한파와 같은 극한적인 상황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었을까? 나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것이 현재 너무나 고달픈 삶을 넘어 이런 경험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고, 그로 인.. 2024. 10. 28.
“일상이 재난이다.”: 쪽방촌의 재난적인 폭염과 한파 (1/2) “일상이 재난이다.”: 쪽방촌의 재난적인 폭염과 한파  (1/2)   강준모 | 캔자스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 본 글은 강준모 선생님의 지난 글 "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링크의 글을 읽기를 권합니다. ①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 (1/2) https://en-movement.tistory.com/502,②쪽방촌은 왜 폭염과 한파에 취약한가? (2/2) https://en-movement.tistory.com/507      앞선 글에서 보았듯이,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재난에 대한 취약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난이 형성되는 사회구조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왜 특정 집단이 폭염이나 한파와 같은 재.. 2024. 10. 28.
[근대 세계의 형성] 제7장 단체와 신탁(1/2) 근대 세계의 형성>, 7장 단체와 신탁 (1/2)원제: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 Visions from the West and East 알란 맥팔레인(Alan Macfarlane)번역: 박기형(서교인문사회연구실) 파트 1. F. W. 메이틀런드: 근대 세계의 본성과 기원 7장 단체와 신탁 (Fellowship and Trust) 메이틀런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유, 평등, 부의 균형을 고려하면서, 사회 진화에 대한 대부분의 생각에 기초였던 19세기의 유명한 이분법의 한 측면을 효과적으로 무너뜨렸다. 그는 개인이 공동체 안에 편입되고, 계약이 지위에 전적으로 종속되며, 계서제와 가부장제가 보편적이었던 세계에서 모든 문명이 시작된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 2024. 10. 20.
[근대 세계의 형성] 6장 법적 체계들의 분기 근대 세계의 형성>, 6장 법적 체계들의 분기원제: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 Visions from the West and East 알란 맥팔레인(Alan Macfarlane)번역: 박기형(서교인문사회연구실)  파트 1. F. W. 메이틀런드: 근대 세계의 본성과 기원 6장 법적 체계들의 분기 메이틀런드의 모든 논의를 종합해보면, 당시 상황에 대한 그의 그림은 본질적으로 다음과 같다. 로마 제국이 붕괴한 후 12세기 무렵까지 오랜 기간 동안 북서부 유럽 대부분의 법적, 정치적, 사회적 체계는 대체로 유사했다. 세 차례에 걸친 튜턴족(앵글로색슨족, 바이킹족, 노르만족)의 침략을 겪었고, 대부분의 유럽 대륙에 비해 로마화가 덜 진행되었기 때문에, 북부 독일과 스칸디나비아와 .. 2024.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