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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이라는 종교적 대상: 스피노자 『신학정치론』의 종교-정치적 전략(2/2) 민주공화국이라는 종교적 대상: 스피노자 『신학정치론』의 종교-정치적 전략(2/2) 김강기명경희대학교 비교문화 연구소 전임연구원  (계속) IV. 다른 신앙을 가진 동료 시민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또한 종교의 외적 실천, 즉 도덕적 행위, 공적 예식 등의 영역 역시 통상적인 해석에서처럼 단순히 국가가 교회나 신앙공동체에 대한 절대적 우위를 가지고 무언가를 금지하거나 허용하는 영역으로 볼 수는 없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피노자가 “참된 종교”라고 부른 성서의 도덕 신학에 대해 설명할 때, 사랑, 정의, 순종이라는 계명을 언급하면서도 그것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의하는 것을 피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신학정치론』에 명시적인 이유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스피노자는 도덕 신학의 .. 2023. 10. 11.
민주공화국이라는 종교적 대상:스피노자 『신학정치론』의 종교-정치적 전략(1/2) 민주공화국이라는 종교적 대상: 스피노자 『신학정치론』의 종교-정치적 전략(1/2) 김강기명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   *이 글의 원출판물은 아래와 같다.김기명, 민주공화국이라는 종교적 대상: 스피노자 『신학정치론』의 종교-정치적 전략, OUGHTOPIA 38:1, 2023  I. 서문: 여당 지식인으로서 스피노자 유럽 지성사에서 가장 많은 비판적 서평을 받은 책, 출간 이후 150여년 간 유럽의 모든 사상 진영에서 저주받은 책, “지옥에서 만들어진 책”(a Book Forged in Hell), 혹은 “세속화 시대의 시작”을 알린 책(Nadler 2011). 이런 수식어들은 1670년 암스테르담에서 익명으로 출간된 『신학정치론(Tractatus Theologico-Politicus)』에 대한 .. 2023. 10. 5.
링크 유실 -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연결은 어떻게 해제되고 있는가(2/2) 링크 유실 -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연결은 어떻게 해제되고 있는가(2/2) 정정훈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계속) 3.자본주의의 길 없음(aporos) 요약하자면 기업 모델에 입각한 통치라는 측면과 자본주의적 사회질서로부터 불필요한 인구의 축출과 억압이라는 측면이 현재 민주주의를 자본주의가 식민화하는 대표적 양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질문을 우리에게 유발한다. 왜 신자유주의 단계에 이른 자본주의는 민주주의를 식민화하는 것일까? 이는 또 다른 질문, 즉 신자유주의가 자본주의 축적의 역사에서 가지는 종별성 혹은 위상이라는 물음이다. 당연히 이 질문은 신자유주의 국면에서 자본에 의한 민주주의의 식민화와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라는 두 번째 쟁점을 탐구하기 위한 나침반이기도 하다. 자본주의의 종언?.. 2023. 7. 18.
링크 유실 -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연결은 어떻게 해제되고 있는가(1/2) 링크 유실 -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연결은 어떻게 해제되고 있는가(1/2) 정정훈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이 글은 2023년 2월 서교연 컨퍼런스에서 처음 발표되었고, 그 축약본이 제7호에 같은 제목으로 게제되었음을 밝혀둡니다. 에 실린 원고에서 지면상의 제한으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논의들이 인무브에 게제된 이 글에서는 완전히 전개되어 있습니다. 1.민주주의에서 법치주의로 법의 지배는 국가권력을 정당화하는 핵심적인 방식 중에 하나이다. 인치가 아니라 법치는 오랫동안 독재자의 자의에 의해 국가권력의 집행되던 시절을 경험한 대한민국에서도 중요한 정치적 지향점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법치주의는 반민주주의적인 함의를 가지게 된 듯하다. 물론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가 보여주는 통치행태 때문일.. 2023. 7. 18.
10.29 이태원, 국가주의적 재난서사와 대항적 재난서사 (3/3) 10.29 이태원, 국가주의적 재난서사와 대항적 재난서사 (3/3) 전주희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이 글은 《문화과학》 113호(2023.봄)에 실린 글입니다. 인용시 《문화과학》 출판본으로 사용 바랍니다. 이 글은 다음 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1. 재난은 서사를 통해 재난이 된다」 읽기 --> http://en-movement.tistory.com/447 「2. 실패의 봉합과 국가주의 재난서사의 반복」 읽기 --> http://en-movement.tistory.com/448 3. 국가주의 재난서사의 작동 실패?: 애도의 등급화와 피해자 혐오 세월호 참사에 이어 이태원 참사에서 반복되는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혐오는 어떤 맥락에서 강화되는가. 보통 피해와 자선의 담론은 정치적 대립이나 주장보다 .. 2023. 7. 9.
10.29 이태원, 국가주의적 재난서사와 대항적 재난서사 (2/3) 10.29 이태원, 국가주의적 재난서사와 대항적 재난서사 (2/3) 전주희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이 글은 《문화과학》 113호(2023.봄)에 실린 글입니다. 인용시 《문화과학》 출판본으로 사용 바랍니다. 「1. 재난은 서사를 통해 재난이 된다」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이전 글 읽기 --> http://en-movement.tistory.com/447 2. 실패의 봉합과 국가주의 재난서사의 반복 1 ) 가해서사의 축소와 과잉 : 재난의 ‘희생양’ 만들기 재난의 원인을 규명한다는 것은 위험과 위기를 관리하는 법과 제도, 매뉴얼과 그 작동성을 포함한 재난대응시스템의 실패를 드러내는 것이다. 즉 재난의 원인 규명은 ‘실패’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실패를 등록해 위험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확장하는 것을 의.. 2023.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