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무브 Writing89

10.29 이태원, 국가주의적 재난서사와 대항적 재난서사 (2/3) 10.29 이태원, 국가주의적 재난서사와 대항적 재난서사 (2/3) 전주희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이 글은 《문화과학》 113호(2023.봄)에 실린 글입니다. 인용시 《문화과학》 출판본으로 사용 바랍니다. 「1. 재난은 서사를 통해 재난이 된다」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이전 글 읽기 --> http://en-movement.tistory.com/447 2. 실패의 봉합과 국가주의 재난서사의 반복 1 ) 가해서사의 축소와 과잉 : 재난의 ‘희생양’ 만들기 재난의 원인을 규명한다는 것은 위험과 위기를 관리하는 법과 제도, 매뉴얼과 그 작동성을 포함한 재난대응시스템의 실패를 드러내는 것이다. 즉 재난의 원인 규명은 ‘실패’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실패를 등록해 위험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확장하는 것을 의.. 2023. 7. 7.
10.29 이태원, 국가주의적 재난서사와 대항적 재난서사 (1/3) 10.29 이태원, 국가주의적 재난서사와 대항적 재난서사 (1/3) 전주희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이 글은 《문화과학》 113호(2023.봄)에 실린 글입니다. 인용시 《문화과학》 출판본으로 사용 바랍니다. 1. 재난은 서사를 통해 재난이 된다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국가가 행위자(agent)가 되어 국민을 대상으로 집행하는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 내걸었던 요구는 90년대 이후 발생한 재난·참사 희생자들의 요구로 반복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적 재난에 대한 국가 책임과 구조와 수습과정에서 문제로 재난에 대한 ‘국가 부재’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면서 세월호 참사 이전의 참사를 포함해 사회적 참사들에 대한 진상규명의 부재와 ‘꼬리 자르기’ 식으로 이뤄진 책임자 처벌의 문제 등이 다시 .. 2023. 7. 4.
역량으로서의 장애, 관계로서의 돌봄(2/2) 역량으로서의 장애, 관계로서의 돌봄(2/2) 진태원(현대정치철학연구회/성공회대 민주자료관 연구교수)  (계속) 양태로서의 인간: 스피노자의 교훈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인간의 본질에 관해 다시 한 번 성찰해보게 됩니다. 이처럼 장애라는 것이 특정한 부류의 개인들 및 집단에게만 고유한 특성이나 현상이 아니라, 우리 인간(및 동물, 더 나아가 생명체 일반)이 보편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특성임에도, 우리는 왜 장애라는 것을 특수한 개인들 및 집단들에게 고유한 문제로 여기게 되었고, 왜 장애학이라는 학문을 ‘장애인들’이라고 불리는 특수한 이들에 관한 특수한 학문이라고 간주하게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철학도로서 생각해본다면, 서양 철학에서 전통적으로 전승되어온 인간의 본질에 대한 특정한.. 2023. 5. 22.
역량으로서의 장애, 관계로서의 돌봄(1/2) 역량으로서의 장애, 관계로서의 돌봄(1/2) 진태원(현대정치철학연구회/성공회대 민주자료관 연구교수)  *이 원고는 2023년 4월 15일 장애인 권리예산 투쟁에 연대하는 마포-신촌 학술단체 모임 학술 토론회에서 발표한 강연문을 다소 수정한 것입니다.    머리말  우선 발표에 앞서서 오늘 이 자리를 가능하게 해준 두 분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장애인 차별 철폐를 위해 앞장서 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으로 약칭)의 헌신적 투쟁 덕분에 저는 조금이나마 우리나라 장애인 차별의 문제에 대해, 그들의 고통에 대해, 그들의 열망과 투쟁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차별과 억압에서 드러나는 국가권력의 폭압성에 대해,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뿌리 깊음이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 2023. 5. 22.
‘금지’를 통한 애도의 불가능성 ‘금지’를 통한 애도의 불가능성 배경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는 많은 부분에서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젊고 어린 피해자가 많다는 점, 즐거움과 설렘으로 가득했을 순간이 비극으로 변해버렸다는 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다는 점,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려는 국가는 없고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고 사회적 참사를 불의의 사고로 축소하려는 국가만 있다는 점이 그렇다. 여기에 더해 국가는 참사 발생 직후 발 빠르게 사건을 수습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책을 내세우며 시민들에게 슬퍼만 할 것을 요구했다. 세월호 참사 때는 안전상의 이유로 수학여행이 금지되었고, 문화 예술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되었다.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로 “국가 애도.. 2023. 5. 4.
포스트민주화와 표상의 정치(2/2) 포스트민주화와 표상의 정치(2/2) 김현준(서교인문사회연구실) *포스트민주화와 표상의 정치(1/2)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이 글은 제3회 서교연 컨퍼런스에서 발표되었습니다. 3. 과두적 엘리트 지배(87체제 헤게모니)와 민주화세력의 역사인식(인민 표상의 역사) 3-1. 대표/위임/임명의 정치사회학 이제 “사적 권력” 엘리트에 대해 논의해 보자. 이들은 민주적인 제도를 통해 통제되는 국가권력에 대한 규제를 민주적인 제도를 통해 해체하는 힘을 행사한다. 규제되지 않은 사적 권력, 즉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는 기업이나 자본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사법부와 검찰, 관료기구, 언론, 심지어 과학이 포함(Crouch, 2020)되는데, 우리의 문제의식에서 민주화세력과 종교를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주.. 2023.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