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무브 Writing116 글로벌 기업 만도, 공장 그리고 죽음통치 – 지금 왜 우리는 라인보우를 읽고 이야기해야 하는가? 글로벌 기업 만도, 공장 그리고 죽음통치 – 지금 왜 우리는 라인보우를 읽고 이야기해야 하는가? 권범철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지난 7월 22일 “글로벌 SDV선도기업” 에이치엘(HL)만도(주) 평택공장에서 20대 하청노동자 김승모가 사망했다. 자동차 제동장치를 생산하는 설비(MCT)를 정비하던 중 발생한 사고였다. 당시 설비에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작업지휘자도 없었으며, 2인1조 작업도 지켜지지 않았고, 기계 내부에서 누군가 작업 중임을 알리는 작업표시줄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원청 직원이 기계 가동 버튼을 눌렀고 그 안에서 작업 중이던 김승모는 기계에 끼어 사망했다. 더 놀라운 일은 이러한 사고가 처음도, 마지막도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간단한 조치로 막을 수 있었던 .. 2026. 8. 31. 로토스를 먹는 오디세우스: 아도르노와 놀란의 『오디세이아』 로토스를 먹는 오디세우스: 아도르노와 놀란의 『오디세이아』 한상원(서교인문사회연구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드물지 않게 철학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현대 철학에서는 대표적으로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가 공저한 『계몽의 변증법』의 (아마도 아도르노가 서술한 것으로 추측되는) ‘부연 설명 1. 오디세우스 또는 신화와 계몽’에서 『오디세이아』가 심도있게 다뤄진다. 아도르노가 바라보는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주체성의 근원사(Urgeschichte)’를 보여주는 텍스트이며,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부르주아적 주체의 원형’으로, 곧 계몽적, 합리적 주체의 원형으로 간주된다. 아킬레우스가 불사의 몸을 가진 최강의 용맹한 전사라면, 오디세우스는 지략(List)을 통해, 자신의 합리성(Logos)을 통해 트로이를 .. 2026. 8. 5. ‘듣기 시간’으로서의 소설: 김숨의 『오키나와 스파이』 ‘듣기 시간’으로서의 소설: 김숨의 『오키나와 스파이』[1] 지혜정 '[2026 서교연 비평이론학교] 시즌 2. 탈식민주의로 TEXT 횡단하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작성한 비평문입니다. 어떤 소설은 읽는 이의 감각을 바꿔놓는다. 경험하지 못한 역사의 한복판으로 독자를 불러들여 ‘사건’을 몸으로 겪도록 한다. 김숨의 『오키나와 스파이』(2024)가 그렇다. 소설이 다루는 것은 1945년 오키나와전투 시기, 구메지마에서 벌어진 학살이다. 오키나와 본섬에서 서쪽으로 백 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섬, 구메지마에서 일본군은 스파이를 잡겠다는 명목으로 주민 20명을 사살했다. 그중 7명이 소설 속에서 ‘조선인 고물상’으로 불리는 구중회와 그의 가족들이었다. 여기에는 아직 이름도 붙여지지 못한 젖먹이도 포함되어 있.. 2026. 6. 11.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세미나를 마치고 세미나를 마치고 김강현 세미나를 돌아보며 6주간 도시 읽기 세미나를 했다. 도서는 1961년 미국에서 출간된 제인 제이콥스 이다. 주에 다섯 챕터를 두 사람이 나누어 발제하는 식으로 진행되었고 많지 않은 인원 덕인지 집중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생각보다 많은 비판이 오갔고 결론에 이르러서 다음 도서인 를 읽기 위한 계기가 자연스럽게 마련되었다. 예를 들어, 제인 제이콥스는 헤겔적 의미에서의 역사의 간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녀는 다양한 형태의 도시 및 건축 모더니즘에 대항하여 진정한 도시 경험의 근본적인 특징들을 옹호하며, 그 요소들을 나열한다. “그 요소들을 통해 쇼핑은 도시성을 대신하면서 미국의 병든 도심 지역을 소생시킬 수 있는 모델로서의 ‘가벼운 도시'를 창조할 수 있는 근간이 되었을 .. 2026. 5. 21. 카메라가 된 예술가:지윤구의 《Calibration》 카메라가 된 예술가:지윤구의 《Calibration》 전승혁 '[2026 서교연 비평이론학교] 시즌 2. 탈식민주의로 TEXT 횡단하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작성한 비평문입니다. 관객은 미술공간에서 무엇을 보는가. 대상을 재현한 이미지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배열된 전시라면 관객은 이미 주어진 시각 체계 안에서 비교적 편안하게 본다. 그러나 기획이 있는 전시가 대상만이 아니라 보는 조건 자체를 문제 삼을 때, 관객은 감상자에 머물지 않는다. 전시는 폐기된 역사에 서사를 부여하고, 관객과 다시 읽어내는 시간을 만든다. 이로써 무엇이 보이는지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보도록 조정되고 있는지를 경험하는 자가 된다. 시각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은 능동성 여부에 따라 단일한 시점이 아니라 여러 층위를 거닐 .. 2026. 5. 11. 신자유주의에서 가족 장치의 구성과 그 기능 신자유주의에서 가족 장치의 구성과 그 기능- 1997년 IMF 사태를 중심으로 권범철(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이 글은 2025 제5회 서교연 컨퍼런스 (2025.8.23)에서 처음 발표 후, 수정 보완하여 11호에 게재한 글입니다. 인용 시 해당 호를 참고 바랍니다(http://doi.org/10.52955/JCCF.2026.03.11.9). 1. 서론신자유주의는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는 공적인 혹은 공통적인 것에 대한 공격이면서 사적인 일자리에서 사람들을 내쫓는 과정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공적인 지원 — 그런 것이 있던 사회에서는 — 도 약해지면서 재생산 영역은 크게 취약해졌다. 간단히 말해 먹고 살기가 어려워졌다. 신자유주의는 바로 그 재생산 영역을 축적의 수단으로 삼았다. .. 2026. 4. 23. 이전 1 2 3 4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