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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무브 Writing98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 (2024.06.08 기준)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  박기형 (서교인문사회연구실) 본 원고는 2024년 6월 8일에 열린 성신여대 인문도시사업단의 컨퍼런스 2부 "독립연구단체의 향방"에서 발표한 글이다. 서교연의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전망을 고민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기형 회원이 대표로 작성하고 서교연 회원들의 논의 및 검토를 거쳤다. 원고 작성 시점 이후 변화한 상황은 반영하지 못하였다. 간략히 짚어보면, 2024년 말을 기준으로 신규 회원 5명 늘었고, 수도권 외 지역 거주 회원(충북, 강원, 경북, 경남, 제주 등)이 늘어 온라인 기반 활동의 활성화를 모색 중이다. 특히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한 공동 작업을 서교연 활동의 중심축으로 삼기로 결의하였으며, 1997년 IMF 외환위기 30주년.. 2025. 1. 30.
『재난 이후, 사회』 서평 『재난 이후, 사회』  서평   배경진(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세월호 참사와 페미니즘 리부트, 이 두가지가 아무래도 내 10대 후반, 20대 초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난생 처음 집회에 나갔던 나는 집회 현장의 분위기에 상당히 매료되었다. 이후로 계속해서 찾아 다녔던 집회와 투쟁의 현장,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역시 세상을 바꾸려면 일단 현장으로 나가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늘 현장만 찾아갔던 건 아니고, 대안학교의 “은총”을 받아 학교에서 사회를 진단하는 좌담회니, 강연이니 이것저것 듣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 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는데, 현장에서 싸우지도 않는 사람들이 말로만 떠든다고 생각 해서였다. 세월호 참사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 2025. 1. 18.
커먼즈와 사회 전환 커먼즈와 사회 전환 권범철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커먼즈(commons)라는 말이 자주 보이고 들린다. 아무래도 생소한 말이니 — 한국어가 아니다 —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커먼즈라는 운동 혹은 삶의 양식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말 그대로 인류에게 공통적인 것이다.[1] 그럼에도 그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단지 외국어여서만은 아니다. 그 용어가 가리키는 삶의 양식이 우리에게 낯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우리는 공통의 삶보다는 각자도생에 이미 익숙해져버린 것 같다. 하지만 커먼즈는 사라졌다기보다는 우리에게 잘 보이지 않게 되었을 뿐이며 가끔씩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 모습은 어떤 것일까? 우선 그 .. 2025. 1. 16.
재난 ‘이후’의 공통의 삶 재난 ‘이후’의 공통의 삶 권범철(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이 글은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의 회원들이 함께 펴낸 의 서평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오후 나는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 뉴스를 통해 세월호를 처음 보게 되었다. TV 화면에는 큰 배가 바다에 누워 있었다. 그 배는 비록 기울어져 가라앉고 있었지만 그 엄청난 크기는 어쩐지 안도감을 주었다. 저렇게 큰 배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고 다 구조되겠지. 그러나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이후의 상황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수시로 기사를 보고 여러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에 관한 기사를 보면 볼수록 알 수 있는 건 이 참사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마치 엄청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 2024. 11. 27.
인문사회 학술생태계의 파국과 미래 인문사회 학술생태계의 파국과 미래  대담자: 박치현(진행, 본지 편집위원장),김강기명(철학박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김지수(문화연구자),김현준(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대학강사, 사회학/기술문화연구자),배세진(현대 프랑스철학 번역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강사),연혜원(사회학과 대학원 박사수료)  *이 대담은 13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박치현(사회): 기획 좌담회의 취지와 방향은 학문후속세대, 요즘에는 이미 학적인 지식을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학문현재세대’라고도 부르는데요, 바로 이들의 관점에서 ‘인문사회 학술생태계의 현실 진단과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인문사회학 후속세대 연구자들이 대학 바깥에서 연구를 하는 경우도 많음을 고려하면, 이때 학술생태계의 영역.. 2024. 11. 5.
교차성 개념을 통해 바라본 이주노동자 속헹씨 산재사망 사건 교차성 개념을 통해 바라본 이주노동자 속헹씨 산재사망 사건 쏠(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던 2020년 12월 20일,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농장 숙소에서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 속헹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1] 속헹씨가 발견된 공간은 이름만 숙소일 뿐 비닐하우스 내에 있는 조립식 가건물이었다. 해당 가건물에 속헹씨와 함께 거주하던 동료 노동자의 말에 따르면 속헹씨가 사망하기 며칠 전부터 해당 장소의 전기 공급장치가 고장 난 상태였고,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난방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속헹씨가 발견되기 전날 포천 일대의 기온은 영하 19도로 한파 경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속헹씨의 1차 부검 소견은 ‘간경화에 의한 혈관파열과 합병증’인데, 법의학 전.. 2024.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