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92 제라르 뒤메닐의 저서 『‘자본’의 경제법칙 개념』의 서문(2/2) 제라르 뒤메닐의 저서 『‘자본’의 경제법칙 개념』의 서문(2/2) 루이 알튀세르 지음배세진 옮김(연세대 매체와예술연구소 연구원) (계속) 그리고 이러한 방법이라는 관념을 격렬하게 비판했던 헤겔에게서 이 방법이라는 관념이 자신의 생성(devenir) 속에서 모든 결과를 도래케할 보증물로서의, 모든 과정의 목적론적 의미/방향의 선험적(a priori) 보증물로서의 ‘절대적’ 방법이라는 형태 하에서 다시 돌발(resurgit)하는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 헤겔을 인식론의 함정에 다시 빠지도록 만드는 ‘절대적’을 제거하자. 그리고 이 방법이라는 관념이 일반적 혹은 보편적이라고, 다시 말해 당신은 모든 영역에서, 그러니까 명령에 의해 존재하거나 혹은 아무런 외부의 강제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좋은/선량한/올바.. 2024. 3. 9. 제라르 뒤메닐의 저서 『‘자본’의 경제법칙 개념』의 서문(1/2) 제라르 뒤메닐의 저서 『‘자본’의 경제법칙 개념』의 서문(1/2)루이 알튀세르 지음 배세진 옮김(연세대 매체와예술연구소 연구원) [옮긴이 앞글: 이 텍스트는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가 제라르 뒤메닐(Gérard Duménil)의 1978년 저서 Le concept de loi économique dans “Le Capital” (Francois Maspero, 1978)에 붙인 서문을 번역한 것이다. 이미 옥우석의 번역과 서관모 교수의 감수로 『역사적 맑스주의』(서관모 엮음, 새길아카데미, 1993)에 실린 바 있었던 이 텍스트는 뒤메닐의 오늘날까지의 작업 전체에 큰 영향을 끼쳤던, 그리고 옮긴이가 아는 한 현재에도 뒤메닐이 마르크스주의 연구자들에게 독해를 권하는 매우 중요한 텍스트.. 2024. 3. 5. 라클라우와의 인터뷰(2/2) 라클라우와의 인터뷰(2/2) (계속) 인터뷰어: 데이비드 하워드(DH)인터뷰이: 에르네스토 라클라우(EL)번역: 현우식 DH: 당신의 작업에서는 포퓰리즘이라는 주제가 반복됩니다. 추측컨대 여기에는 라틴아메리카 정치에 대한 오랜 경험과 참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작업에서 포퓰리즘이라는 주제는 존재적(ontic) 차원보다는 훨씬 더 존재론(ontological) 차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포퓰리즘 이성에 대하여』에서 당신은 모든 정치 이론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중요한 특징으로서 포퓰리즘 이론을 설명합니다. 이 설명은 몇 가지 비판을 불러일으켰지만, 제 생각에는 대부분의 비판은 당신의 개입이 갖는 존재론적 성격을 이해하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묻고 싶은 질.. 2024. 2. 22. 함께 읽기의 힘 -『벨 훅스 같이 읽기』 서평 함께 읽기의 힘『벨 훅스 같이 읽기』 서평배경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처음으로 벨 훅스를 알게 되었을 무렵 나는 페미니즘이야말로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페미니즘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영(young)한 페미니스트였던 나는 세상 모든 것에 화가 나 있었고 점점 지쳐갔다. 페미니즘이 참 밉지만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었던 그때, 벨 훅스를 만났다. 끊임없이 글을 쓴,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 연구자이자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벨 훅스 말이다. 벨 훅스를 알게 된 후, ‘페미니즘이고 뭐고 세상에 희망은 없다!’고 느낄 때마다 자연히 벨을 생각하게 된다.『벨 훅스 같이 읽기』에도 벨의 이론이 어떻게 일곱 명의 저자의 삶에 스며들게 되었는지 담겨있다. 일곱 명의 사람이 각자 한 권씩.. 2024. 2. 13. 라클라우와의 인터뷰(1/2) 라클라우와의 인터뷰(1/2) 인터뷰어: 데이비드 하워드(DH)인터뷰이: 에르네스토 라클라우(EL)번역: 현우식 *데이비드 하워드(David Howarth)의 『Ernesto Laclau: Post-Maxism, populism and critique』(Routledge, 2014)에 수록된 에르네스토 라클라우(Ernesto Laclau)와의 인터뷰를 번역한 글입니다. 라클라우의 제자이기도 한 하워드는 라클라우 사상의 핵심 개념인 담론, 적대, 헤게모니, 정치의 우위 또는 정치적인 것을 중심으로 논쟁적인 주제들을 거침없이 풀어놓습니다. 라클라우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작업에 대해 제기된 여러 의문에 대해 응답합니다. DH: 이 책에 수록된 장들은 지난 35년여간 당신의 작업이 이룩한 주요 혁신을 .. 2024. 2. 6. 강제가 아닌 설득의 모험을 향하여: 화이트헤드의 평화론에 관한 연구 강제가 아닌 설득의 모험을 향하여 : 화이트헤드의 평화론에 관한 연구 박기형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1. 서론 평화란 무엇인가? 그리고 평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평화에 대한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조건과 실천에 관한 논의는 인류의 오랜 과제였다. 하지만 평화에 관한 수많은 논의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았다.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전 세계 각지에서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은 그 자체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지역 간 불평등을 조장하는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맞서 공동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임에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국가들 사이의 협력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Alfred.. 2024. 1. 30. [근대 세계의 형성] 서문 & 1장 F. W. 메이틀런드와 근대 세계의 형성 , 서문과 1장 원제: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 Visions from the West and East 알란 맥팔레인(Alan Macfarlane) 번역: 박기형(서교인문사회연구실) 저자 소개 앨런 맥팔레인은 1941년 출생으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런던 대학교에서 인류학을 공부한 뒤 중국, 일본, 네팔 등 전 세계를 여행하며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연구한 인류학자다. 1971년부터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인류학, 문화인류학 교수로 재직했다. 초기에는 14~19세기 영국 사회, 네팔 중부의 구룽족, 버마-인도 국경 지대의 나가족에 관해 연구했고, 후기에는 비교 연구방법론에 근거해 자본주의의 기원과 과정, 개인주의와 근대 세계의 등장 등을 연구하고.. 2024. 1. 30.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이다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이다 슬라보예 지젝 번역: 이종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다음은 2022년 9월 14일 Project Syndicate(https://www.project-syndicate.org/)에 게시된 슬라보예 지젝의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지젝은 점령자는 점령자로, 피점령자는 피점령자로 명징하게 인식해야 확고한 연대의 선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언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으로만 다루고 있지만, 이 글은 두 전쟁을 연대의 차원에서 어떻게 사고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주는 듯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출처: Ukraine, Palestine: similari.. 2024. 1. 18. 쪽방촌과 탄소배출 불평등(2/2) 쪽방촌과 탄소배출 불평등(2/2) 강준모(캔자스대학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앞선 글을 요약하면 쪽방촌 주민들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3.98톤으로 한국 1인 평균의 1/3 수준이다. 쪽방촌 주민들의 탄소 배출량이 한국의 평균보다 낮은 것은 연구 조사 전부터 충분히 예측되었던 결과이다. 김훈 작가는 책 『힐빌리의 노래』 추천사에서 “부자들은 가난을 통해 지표로 객관화해서 이해하지만, 가난은 개념(poverty)이 아니라 생활(being poor) 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단지 탄소배출의 격차를 수치로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보다 깊은 논의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이 수치가 왜 낮은지 그리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쪽방촌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에너지 빈곤을 넘어 에너지 기본권 .. 2024. 1. 4.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