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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화의 이론으로서 <시네마> 읽기(1/2) 들뢰즈의 는 영화이론과 철학의 접점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텍스트다. "들뢰즈의 읽기" 코너는 영미권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들뢰즈의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로 소개할 텍스트는 Deleuze Studies의 편집장인 이언 뷰캐넌이 편집한 Deleuze and The Schizoanalysis of Cinema(2008)에 실린 조 휴즈의 Schizoanalysis and the Phenomenology of Cinema다. 조 휴즈는 현상학과의 비판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들뢰즈를 분석하는 철학자다. 국내에서도 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조 휴즈는 를 들뢰즈의 주된 테마인 분열분석으로 독해함으로서, 들뢰즈의 영화 담론을 예술론이 아니라 주체화의 차원에서 고찰한다. 이 글은 뿐만 아니라 들뢰즈에 관심이 있.. 2018. 7. 30.
주변부 지도 그리기: 교차성, 정체성의 정치, 그리고 유색인 여성에 대한 폭력(1) 주변부 지도 그리기교차성, 정체성의 정치, 그리고 유색인 여성에 대한 폭력 킴벌리 크렌쇼 Stanford Law Review, Vol. 43, No. 6 (Jul., 1991), pp. 1241-1299 요약: 이 글에서 크렌쇼는 교차성 렌즈를 통해 유색인 여성들에 대한 가정폭력을 분석하면서 이들의 경험이 가진 특수성이 기존의 (백인 중심) 페미니즘 운동이나 (흑인 남성들이 지배하는) 반인종주의 운동 내에서 어떤 식으로 비가시화되는지 이야기한다. 특히 이 글에서는 ‘교차성’을 ‘구조적 교차성’ ‘정치적 교차성’ ‘재현적 교차성’으로 세분화해 적용함으로써 자신의 교차성 이론을 한층 정교화하고 있다. 크렌쇼는 강간이나 가정폭력이 가진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측면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유색인 여성, 빈곤층 여성들.. 2018. 7. 11.
알튀세르 사용설명서 : 독서 안내 알튀세르 사용설명서 : 독서 안내 번역: 황재민 | 알튀세르 번역집단 이 글은 파나지오티스 소티리스(Panagiotis Sotiris)가 영어로 작성한 것을 로맹 도트쿠르(Romain Dautcourt)가 불역해 웹진 Période에 2017년 7월17일 등재된 것을 다시 번역한 것이다. http://revueperiode.net/5279-2/ ■ 알튀세르의 저작이 겪은 고난은 외면과 무시로 인한 것이라기보다 “익히 알려진” 사상이라는 데서 비롯되었다. 헤겔의 말대로 “일반적으로 익히 알려진 것은 익히 알려졌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몰인식된다.” 저마다 알튀세르를 읽지 않고서 알튀세르를 안다고들 한다. 이런 탓에 이 프랑스철학자 하면 생기 없는 학술적 마르크스주의의 방울을 단 허수아비, 1960년대 사.. 2018. 7. 11.
인종과 성의 교차점 탈주변화하기(합본) 지난 2월부터 웹진 인-무브 트랜스레이팅 페미니즘 코너에 번역 연재되었던 킴벌리 크렌쇼의 "인종과 성의 교차점 탈주변화하기" 논문이 번역 완료되었습니다. 이에 지금까지의 번역 분량들을 한데 모아 pdf 파일로 만들어 공유합니다. 그간 수고해 주신 페미니즘 번역모임 구성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교차성 페미니즘 이론의 초석을 다졌던 크렌쇼의 이번 논문 번역 작업을 토대로 하여 더 많은 교차성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풍성하게 이루어진다면 좋겠네요. 페미니즘 번역모임은 앞으로도 페미니즘 이론사에서 중요한 논문들을 쏙쏙 골라 번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논문들과 어떤 쟁점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어떤 이론적 반짝임을 우리는 만나게 될 수 있을까요? 정말 기대가 만땅으로 차오릅니다! 2018. 7. 8.
인종과 성의 교차점 탈주변화하기_마지막 인종과 성의 교차점 탈주변화하기_마지막 반차별 독트린, 페미니즘 이론, 반인종주의 정치에 대한 흑인 페미니즘의 비판 킴벌리 크렌쇼 번역: 쏠&느루/페미니즘 번역모임 검토: 단감/페미니즘 번역모임 인종적 타자성이라는 뚜렷한 경험이 저항적 페미니스트 의식 발전에 영향을 미친 것은 확실하지만, 인종 집단은 흑인 여성을 소외시키는 방어적 우선 순위를 주장하곤 한다. 그래서 공공 정책의 차원에서 흑인 집단의 필요를 규정하기 위해 논의할 때, 흑인 여성에만 해당하는 관심사는 주변부로 밀려난다. 영화 에 관한 논란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광범위하게 벌어진 반대시위의 이면에는 영화가 흑인 가족 안의 가정폭력을 묘사하면서 흑인 남성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공고히 했다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런 모습을 스크린에.. 2018. 6. 28.
이 땅의 이주여성과 함께 ‘우리’가 열어젖히는 정치적 가능성의 공간에 대해 이 땅의 이주여성과 함께 ‘우리’가 열어젖히는 정치적 가능성의 공간에 대해  - 주디스 버틀러의 『누가 민족국가를 노래하는가』를 경유하여    문희정 시인   2018년 1월에 있었던 서지연 검사의 고발을 필두로 하여, ‘미투’의 물결이 우리 사회의 잘 보이지 않던 권력 불평등, 젠더 불평등의 깊고 거대한 뿌리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미투의 내용은 크고 작은 성폭력들에 관한 것이며 그 형식은 ‘말하기’이다. 이 말하기는 누가 말하고 누가 듣는 것인가. 이에 대한 간명한 대답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말할 수 있는 자가 말하고 또 그 말을 듣는 자가 이어 말하며, 그 들음과 말함의 폭발적이고도 지속적인 연쇄가 인식론적, 실제적 억압과 폭력으로 가로막혀 있던 공간을 열어젖히리라는 것. 여성은 오래도록 그 말하.. 2018. 6. 26.
자유의 이념은 여전히, 보편사는 다시 한 번 : 『헤겔, 아이티, 보편사』 서평 자유의 이념은 여전히, 보편사는 다시 한 번  『헤겔, 아이티, 보편사』 서평 김도형 | 현대정치철학연구회     모든 인간의 자유롭고 평등한 권리가 1789년에 프랑스 인권선언을 통해 선언되었지만 이 이념의 완전한 현실태는 현재까지도 구현되지 못했다. 그 이후에 수많은 투쟁의 역사를 거쳐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여성-유색인종-소수자-이민자들이 차별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현상들에 있어서 한 가지 주목해야만 하는 점은, 차별을 행하거나 이에 대해 묵인하는 사람들이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해야 한다는 규범을 받아들이지만 정작 자신들이 행하는 차별은 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자신들이 차별하는 대상은 인간의 범주에서 제외된다고 생각.. 2018. 6. 21.
나는 사후의 영광을 바라는가? - 프세볼로트 네크라소프의 시집 『리아노조보』 - 나는 사후의 영광을 바라는가?- 프세볼로트 네크라소프의 시집 『리아노조보』 - 이 종 현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네크라소프 1, 2, 3 러시아 작가들 중에는 네크라소프라는 성을 가진 유명한 세 사람이 있습니다. 우선 19세기 대표적인 리얼리즘 시인인 니콜라이 알렉세예비치 네크라소프(Н.А. Некрасов, 1821-1877)가 있습니다(‘네크라소프 1’이라고 하겠습니다). 그의 시 「신문풍자시」(Газетная, 1865)의 한 구절은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모순투성이이기 때문에 더욱 더 내 나라를 사랑하는 본 피고인은, 불의가 횡행하는 시대라면 언제 어디서나 타당한 격언인 네크라소프의 시구로 이 보잘것없는 독백을 마치고자 합니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 2018. 6. 12.
청년 여성이라는 자리(1) 청년 여성이라는 자리(1) 소영 청년 여성이라니. 이 단어는 어딘가 이상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청년은 성별에 상관없이 젊은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다. 청년정책이 젊은 남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 것처럼. 그렇지만 동시에 청년은 젊은 남성을 상상케 한다. 노동자가 남성을 상상케 하듯이, 학생이 남성을 상상케 하듯이. 젊은 여성은 아가씨지, 청년이 아니다.표준국어대사전은 청년을 이렇게 설명한다. ①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 ② 성년 남자. 요컨대 ‘청년 여성’은 ‘인간 여성’만큼이나 이상한 단어지만, 청년이 인간만큼이나 명백하게 남성을 가리키고 있는 이상(혹은 그렇게 이야기되고 있는 이상) 딱히 이상할 것도 없는 단어다. 기존 청년세대 담론이 단지 젊은 남성의 문제로 .. 2018.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