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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무브 Writing/인-무브 서교연45

김인숙의 소설 [핏줄]을 아브젝시옹 개념으로 읽기 (페미니즘 이론학교 시즌4 최종 에세이) 김인숙의 소설 『핏줄』을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시옹 개념으로 읽기 길혜민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저항하며 읽기의 한계 문학 작품을 풍부하게 읽어낸다는 것은 꽤나 까다롭고 쉽지 않은 일이다. 작가가 쓴 글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읽는 것은 상식적으로 쉬운 독서 방법이다. 그게 지루하다 생각이 들면 가장 뒤의 몇 챕터를 읽고 처음으로 돌아가 읽는 방법도 있지만 이러한 방법이 작품을 ‘풍부하게’ 읽도록 보장하지 않는다. 여성주의적 읽기라는 문학 비평은 ‘풍부하게’라는 말과 어울릴 수 있다. 작품은 종이에 씌어진 납작한 잉크 자국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가능하게 하는 문화와 권력과 역사 안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또한 그러한 작품의 창작 배경이 백인 남성 비장애인을 독자를 위주로 형성된 시공간이라면 여성주의적.. 2020. 8. 19.
죽음으로 만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미래에도 하청노동은 위험하다 죽음으로 만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미래에도 하청노동은 위험하다     정우준 노동건강연대/서교인문사회연구실     멀게 만 느껴졌던 법이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광장에서 헌법을 외치며 수십만이 함께 했던 시간들이 그랬다. 하지만 가장 법이 절실히 다가올 때는 법의 한계로 부정의한 자를 처벌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지 못할 때다. 작년 12월 우리는 태안화력에서 일어난 김용균의 사고를 함께하며 제대로 된 법, 특히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2018년 12월 27일,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 산업화와 함께 일 하다가 죽은 수만의 사람을 땅에 묻었지만 수십년 굳건했던 그 법은, 2016년 구의역 김군 사망 사.. 2019. 5. 23.
그것은 자본주의 리얼리즘 시대에 고유한 인지적 지도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자본주의 리얼리즘 시대에 고유한 인지적 지도가 될 수 있을까?    박상빈(서교인문사회연구실)    마크 피셔가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용어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정의할 때 이 realism은 미적/문화적 생산물의 어떤 역사적 양식을 지칭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현실주의’라고 이해되는 용어에 더 가깝다. 자본주의 말고는 다른 체제를 상상할 수 없게 된 시대,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을 규정하는 어떤 무의식적이고 초개인적인 논리, 마크 피셔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용어를 그런 논리를 지칭하는 용어로 활용하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신의 개념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자본주의적 현실주의 논리는 사실 역사가 유구하다. 이윤이 되지 않는 행동들은 가치절하 되는 논리라던가, 사유재산은 자기.. 2019. 1. 17.
일본군'위안부'라는 역사 이미지를 구성하는 시간 일본군‘위안부’라는 역사 이미지를 구성하는 시간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보임의 다른 표현인 ‘재현’은 보이지 않는 것을 재현할 수 있을까. 재현은 시각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면서도 이외의 다양한 계기를 통하여 대상을 드러낸다. 이를테면 일본군‘위안부’는 영화로 시각을 주된 통로로 삼아 관객에게 재현될 수 있지만, 소설의 문자적 표현을 통해서도 재현이 가능하다. 시각뿐만 아니라 목소리를 통해서도 재현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며,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논문도 재현물 중에 하나다. 그런 점에서 재현은 무언가가 존재함을 알리는 방식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존재, 향기도 그림자도 없는 유령은 재현이 가능한 존재일까? (사진가 안세홍이 찍은 중국에 남겨인 일본군'위안부') 김숨의 소설 .. 2019. 1. 10.
인정 이론과 이데올로기라는 문제 (2/2) 인정 이론과 이데올로기라는 문제(2/2) 백선우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인정의 이중적 성격과 이데올로기적 인정 이에 따라 호네트는 「이데올로기로서의 인정」에서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수행하는 인정, 즉 이데올로기적 인정에 관해 고찰한다. 인정이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은 「인정의 토대」에서 라이티넨(Arto Laitinen)과 이케헤이모(Heikki Ikäheimo)가 제시한 두 가지 인정 모델에 대한 호네트의 응답과 관련되어 좀 더 명확하게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호네트는 두 가지 인정 모델에 대해 검토한다 : 하나는 부여적(attribuitv)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인정의 수용적(rezeptiv) 모델 혹은 지각 모델(Wahrnemungsmodell)이다. 우선 부여 모.. 2019. 1. 6.
인정 이론과 이데올로기라는 문제 (1/2) 인정 이론과 이데올로기라는 문제(1/2) 백선우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들어가면서 사실상 전혀 다른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호네트(Axel Honneth)의 인정 이론과 알튀세르(Louis Althusser)의 이데올로기 이론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처럼 보인다. 주로 「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나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에 대한 노트」에서 제시되는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이론은 자본주의의 재생산이라는 문제의식 속에서 제시된다. 마르크스가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처럼, 우선 자본은 “자본관계를 재생산한다” 여기서 알튀세르가 주목하는 것은 노동력의 재생산의 문제이며, 그는 노동력의 재생산에 조건인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들을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주로 『인정투쟁』에서.. 2019.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