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무브 Translation248 라스트코 모치닉, 이해와 호명 이해와 호명Understanding and Interpellation 라스트코 모치닉(Rastko Močnik) 지음엄정후 옮김 [옮긴이의 말]라스트코 모치닉이라는 이름이 생소하실 수 있지만, 그는 슬라보예 지젝, 믈라덴 돌라르, 알렌카 주판치치 등과 함께 슬로베니아 학파에 속하는 인물입니다. 앞서 언급한 학자들과 구분되는 지점이 있다면, 그가 전개하는 이데올로기론은 라캉의 이론보다는, 주로 담론 이론에 의거한다는 점입니다(물론 그 역시 라캉의 이론을 참조합니다.). 모치닉을 통해서, 슬로베니아 학파는 단순히 라캉의 이론에 의거하는 학자들의 집단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이론을, 또 아방가르드·펑크 예술을 통해 당시의 슬로베니아(와 유고슬라비아)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집단이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자.. 2026. 6. 23. 마니글리에, 사물의 질서 사물의 질서 파트리스 마니글리에(Patrice Maniglier) 지음 함은호(연세대학교 비교문학 석사) 옮김배세진(정치철학자) 감수 아무런 예비 지식 없이 《사물의 질서(The Order of Things)》(OT)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이 텍스트의 제목과 ‘인간 과학human sciences의 고고학’이라는 부제 사이의 관계에 의아함을 느낄 수 있다.[1] 인간 존재자human beings라는 우리 자신을 과학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기획과 사물이 질서지어지는 방식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 소박한 물음에 답할 수 있다면, 이미 《사물의 질서》의 핵심적인 의도를 이해한 것이나 다름없다.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우선 다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고고학이라는 단어는 통.. 2026. 6. 23. 서문: 스탱게르스의 십볼렛 - 브뤼노 라투르 번역자: 박동수(이 글은 https://blog.naver.com/taiot 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서문’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이 글은 이자벨 스탱게르스의 책 Power and Invention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97)에 실린 브뤼노 라투르의 서문으로, 스탱게르스의 철학을 영어권에 처음으로 소개한 글이다. 한편으로 라투르 자신이 스탱게르스에게 배운 교훈을 정리하는 글이자, 스탱게르스의 철학이 지닌 주요 논점과 변천 과정을 1997년 시점에서 매우 명쾌하게 정리한 글이기도 하다. 브뤼노 라투르의 사상을 끊임없이 재형성하는 데 스탱게르스가 끼친 영향력은 과소평가하기 어렵다. 두 사람의 “마찰하는 동반자 관계”(도나 해러웨이)를 담은 한 권의 책 이 나.. 2026. 6. 21. 마니글리에, 구조주의의 유산 구조주의의 유산 파트리스 마니글리에(Patrice Maniglier) 지음 함은호(연세대학교 비교문학 석사) 옮김배세진(정치철학자) 감수 1980년대와 1990년대의 프랑스철학을 다루는 권에 ‘구조주의의 유산’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린 것에 의아함을 느낄 수도 있다.[옮긴이: 마니글리에의 이 글은 『대륙철학의 역사(The History of Continental Philosophy)』 제7권에 수록되었다.] 결국 구조주의가 지배적이었던 시기는 1960년대의(어쩌면 고작 1966년부터 1968년까지의[1]) 짧은 기간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더욱이 구조주의는 그 지도자들에 의해 곧바로 부인되었을 뿐만 아니라(그중 몇몇은 ‘포스트-구조주의’로 전향했다), 철학과 인간 과학human sciences 사이에서 머뭇.. 2026. 5. 19. 리디야 세이풀리나, <낯선 여자> 낯선 여자리디야 세이풀리나번역: 장은재 2월의 하늘에서는 눈도 비도 아닌, 축축하고 불쾌한 것이 내내 떨어지고 있었다. 와이퍼는 자동차의 앞유리를 제대로 닦아내지 못했다. 보도를 따라 침울한 표정의 사람들이 걸어다녔다. 그들은 마치 젖어버린 집 안의 새, 날지 못하는 새와 닮아 있었다. 운전 중인 바실리 세묜코프의 옷깃을 타고 물기가 흘러내렸다. 그러나 바샤[1]는 스물한 살의 청년으로, 아주 건강했고, 그의 세계 주변을 둘러싼 그 모든 희망으로 가득찬 것보다 자신을 더 희망찬 존재로 여겼다. 따라서 이런 불쾌한 날씨에도 그는 기분이 좋았다. 운전을 하며 그는 마음 속으로 노래를 불렀다. 이 로망스는 논나가 자주 부르는 것이다. 이 노래는 구닥다리고 멍청하게 느껴진다. 그 밖에 어떤 말을 더 할 수.. 2026. 5. 16. <낯선 여자>: 1920년대 보통의 ‘새로운 여성’들, 그것을 재단하는 남성적 시선 : 1920년대 보통의 ‘새로운 여성’들, 그것을 재단하는 남성적 시선장은재 리디야 니콜라예브나 세이풀리나(Лидия Николаевна Сейфуллина)(1889-1954)는 1920-1930년대 소비에트 러시아의 대표 작가이다. 1922년 소설 네 개의 장>(Четыре главы)으로 등단했으며, 같은 해 소비에트 초기 부랑아 문제를 다룬 소년범들>(Правонарушители)을 발표한 후 곧바로 유명세를 얻었다. 대표작 비리네야>(Виринея) 발표 이후에는 소비에트 고전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작품 활동 초기에는 시베리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1920년대 중반 이후 모스크바로 이주했다. 주로 러시아 혁명 직후 농촌의 혼란스러운 풍경, 여성 혁명가의 탄생 과정 등을 그린다. 소비에.. 2026. 5. 16. 이전 1 2 3 4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