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10

노동의 ‘정의로운 전환’을 넘어선 전환의 조건 노동의 ‘정의로운 전환’을 넘어선 전환의 조건 전주희 / 문화/과학 편집위원, 서교인문사회연구실 * 이 원고는 계간 120호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글의 최종 수정본은 을 참고해주세요. 1. ‘IMF 위기’가 초래한 전환 이후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그에 대응하는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나 정세 속에서, 대중운동의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는 여타의 다른 개념들, 정의들처럼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용어 역시 매우 다양한 의미를 함축할 뿐만 아니라 서로 갈등하고 경쟁하는 의미들이 서로 다른 맥락에서 사용된다. 이와 더불어, 최근 기후정의운동을 중심으로 “기후변화가 아닌 체제전환”이 기후운동의 핵심 구호로 부상하면서 체제전환의 의미를 둘러싼 해석투쟁이 전개되고 있다.[1] .. 2025. 5. 13.
네그리, 『스피노자와 우리 시대』 4장 스피노자: 정동의 사회학 스피노자와 우리 시대정치와 탈근대 7 저자: 안토니오 네그리번역: 연구공간 L 기획, 주현‧이승준 옮김 4장 스피노자 정동의 사회학 1. 스피노자 대 사회학?이 글을 어떻게 틀 잡을지에 대해 고민하던 중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몇 가지 어려움이 불쑥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이 어려움은 스피노자를 사회학과 연결시키는 기획만큼이나 사회학 분야가 흔히 정의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사회학은 대체로 막스 베버에서 피에르 부르디외에 이르는 전통에서는 특정한 대상(“사회적인 것”)에 관해 가치평가를 하지 않는 학문을 의미하는 ‘가치중립적Wertfrei 학문’의 자세를 취한다. 그게 아니라면 뒤르켐에서 고프만에 이르는 전통에서 사회학은 스스로를 제도적 대상을 다루는 실증적 분과로 제시한다. 따라서 근대적인 학부 구.. 2025. 5. 12.
디디에 드베즈, <사건으로서의 자연> 서문 & 1장(1/2) 사건으로서의 자연: 가능한 것들의 유혹 저자: 디디에 드베즈(Didier Debaise)영어 번역: 마이클 헤일우드(Michael Halewood)한글 번역: 박기형(서교인문사회연구실) 도서 정보Nature as Event: The Lure of the Possible, 2017, Duke University Press.https://www.dukeupress.edu/nature-as-event Nature as Event"Nature as Event is a remarkable rendering of Whitehead's most difficult points of philosophy. With his slow, light, and extremely clever touch, Didier Debaise.. 2025. 5. 11.
쓸모없는 것들의 정치-미학: 소설 『언런던』 서평 쓸모없는 것들의 정치-미학: 소설 『언런던』 (차이나 미에빌 지음, 김수진 옮김, 2011, 아고라)를 읽고 박기형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이 글은 노동안전보건월간지 통권 251호(2025년 4월호)의 "문화로읽는노동"에 실린 "구원은 예언이 아니라 응답하는 힘에서 온다"를 초고로 삼아 보완 및 발전시켰습니다. 차이나 미에빌의 장편 소설 『언런던(Un Lun Dun)』은 청소년 문학이라는 장르적 외형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판타지 소설로 치부하긴 어렵다.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정치적 상상력과 장르 실험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런던은 쓰임을 다하고 버려진 사물과 지배 질서에서 주변화된 존재들이 사는 언더월드다. 이 작품은 런던의 숨겨진 이면인 언런던에서 쓸모없는 것들이 만나서 서로 얽히며, 언런던.. 2025. 5. 6.
네그리, 『스피노자와 우리 시대』 3장 다중과 특이성: 스피노자 정치사상의 발전에서 스피노자와 우리 시대정치와 탈근대 6 저자: 안토니오 네그리번역: 연구공간 L 기획, 주현‧이승준 옮김 3장 다중과 특이성스피노자 정치사상의 발전에서 나의 과제가 스피노자 사상에서 다중과 특이성 개념의 발전을 개괄하는 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짧은 여담으로 시작하는 것에 대해 먼저 독자에게 양해를 구한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나는 최근 몇 년간 국제적인 철학 학회지 및 학술적 출판에서 자신들을 위한 틈새시장을 찾았던 특정한 저자들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담론은 특이성과 다중이 관계를 맺는다거나 일치한다는 것이 근본적으로 거부되어 있다는 것으로 압축될 수 있다. [하지만] 특이성과 다중의 관계는 열려있으면서도 완전히 본질적이며, 또한 그것은 1968년경의 민주적 스피노자주의.. 2025. 5. 3.
사변적 경험주의, 자연 그리고 포식적 추상화에 관한 물음: 디디에 드베즈와의 대화 사변적 경험주의, 자연 그리고 포식적 추상화에 관한 물음: 디디에 드베즈와의 대화 대담: 디디에 드베즈(Didier Debaise) & 토마스 P. 키팅(Thomas P. Keating)번역: 박기형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초록디디에 드베즈와의 대화1)에서, 이 글은 『사건으로서의 자연(Nature as Event)』(2017a)과 『사변적 경험주의(Speculative Empiricism』(2017b)를 가로지르며 사유함으로써 그의 철학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지는 몇 가지 쟁점을 탐구한다. 즉, 사변적 경험주의를 사유하는 과제와 자연의 이분화(bifurcation of nature) 문제 간의 관계이다. 자연, 추상화, 이원론, 실용주의, 그리고 세계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이야기의 역.. 2025. 4. 29.
권한, 대의, 의사결정구조 그리고 리더십이라는 문제 ③ 권한, 대의, 의사결정구조 그리고 리더십이라는 문제 집담회 진행: 이태영기록: 김범일, 조준희 / 정리: 김범일, 이태영이 글은 4월 5일 토요일 오후에 진행된 「조직화의 곤경과 그 너머 - 우리 시대의 정치 조직화 집담회」 2회차 집담회의 기록입니다. 이번 집담회는 대안정치공간 모색과 다정본(다른 정치의 본령)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두 단체가 함께 연재한 〈녹색당 12년의 실험과 가능성의 기록〉의 후속 기획으로 마련되었습니다.2010년대 이후라는 시대적 배경 속, 각자의 자리에서 ‘조직하기’를 고민해온 분들을 모시고, ‘사람들은 어떻게 모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에너지는 어떻게 조직하는가’ 라는 큰 질문을 쪼개며, 우리가 겪고 있는 곤경을 확인하고 극복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했습니다.긴 시간 진행.. 2025. 4. 27.
정치 조직화의 곤경과 정당이라는 플랫폼 2010년대 정치/사회운동 조직화의 경험과 곤경② 정치 조직화의 곤경과 정당이라는 플랫폼 집담회 진행: 이태영기록: 김범일, 조준희 / 정리: 이태영, 조준희 이 글은 3월 29일 토요일 오후에 진행된 「조직화의 곤경과 그 너머 - 우리 시대의 정치 조직화 집담회」 1회차 집담회의 기록입니다. 이번 집담회는 대안정치공간 모색과 다정본(다른 정치의 본령)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두 단체가 함께 연재한 〈녹색당 12년의 실험과 가능성의 기록〉의 후속 기획으로 마련되었습니다.2010년대 이후라는 시대적 배경 속, 각자의 자리에서 ‘조직하기’를 고민해온 분들을 모시고, '사람들은 어떻게 모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에너지는 어떻게 조직하는가' 라는 큰 질문을 쪼개며, 우리가 겪고 있는 곤경을 확인하고 극복의 실.. 2025. 4. 22.
정동: 폐허에서 만남 (김행숙의 「아담의 농담」) 정동: 폐허에서 만남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미술관 2층,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단체로 눈물을 참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주머니에는 타월 재질의 손수건이 있었지만 주먹 가득 쥐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손수건을 꺼내는 것조차 눈에 띄는 행동일 것이 분명했다. 손수건을 꺼내 그걸로 눈가를 훔치면 사람들이 내가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봐 빈손을 주머니 밖으로 꺼냈다. 나름대로 치열했던 주머니 안의 소동과 어금니를 앙 물고 있었던 사정까지 다 까발려질 것 같았다. 미술관은 사방으로 밝았고, 보고자 하면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닳고 주름진 신발들이 다 보여줄 것도 같았다. 그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눈.. 2025.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