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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프랑스 지식인들로부터 구체적 부당함에 직면하여 철학하는 법을 배웁니다” “우리는 프랑스 지식인들로부터 구체적 부당함에 직면하여 철학하는 법을 배웁니다” Philosophie Magazin, 2024년 5월 8일오누르 에르두르(Onur Erdur)_클라스 오버슈타트(Claas Oberstadt)와의 인터뷰김강기명 옮김(서교인문사회연구실)  *오누르 에르두르: 1984년 디야르바키르 출생, 역사학자이자 문화학자.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세계 사상사에 관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사실 "프랑스 이론"은 오랫동안 가정되었던 것보다 덜 프랑스적이다. 이것이 오누르 에르두르의 책 『남쪽의 학교』(Schule des Südens, 혹은 ‘남쪽 학파’)에서 중심 주장이다. 이 인터뷰에서 역사학자이자 문화학자는 왜 푸코, 부르디외, 식수를 알제리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지 .. 2024. 9. 26.
교차성 개념을 통해 바라본 이주노동자 속헹씨 산재사망 사건 교차성 개념을 통해 바라본 이주노동자 속헹씨 산재사망 사건 쏠(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던 2020년 12월 20일,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농장 숙소에서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 속헹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1] 속헹씨가 발견된 공간은 이름만 숙소일 뿐 비닐하우스 내에 있는 조립식 가건물이었다. 해당 가건물에 속헹씨와 함께 거주하던 동료 노동자의 말에 따르면 속헹씨가 사망하기 며칠 전부터 해당 장소의 전기 공급장치가 고장 난 상태였고,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난방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속헹씨가 발견되기 전날 포천 일대의 기온은 영하 19도로 한파 경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속헹씨의 1차 부검 소견은 ‘간경화에 의한 혈관파열과 합병증’인데, 법의학 전.. 2024. 9. 22.
생명 : 경험과 과학 생명 : 경험과 과학 La vie : l’expérience et la science[1]  미셸 푸코번역 오규진  돋움체 : 1978년 서문과 동일한 부분돋움체(밑줄) : 1985년 논문에서 수정된 부분돋움체 : 1985년 논문에서 제거되었지만, 이해를 위해 1978년 서문의 내용을 남긴 부분〔    〕 : 이해를 위해 역자가 임의로 개입한 부분계몽 : 굵은 글씨로 강조된 계몽은 독일어 Aufklärung의 번역어이고, 그 외 강조 표시되지 않은 계몽은 소유형용사 및 소유대명사를 번역한 경우를 제외하면 프랑스어 Lumières의 번역어이다.   « La vie : l’expérience et la science(「생명 : 경험과 과학」) », Revue de métaphysique et de moral.. 2024. 9. 11.
마르크스주의는 역사주의가 아니다 5장. 마르크스주의는 역사주의가 아니다『"자본"을 읽자』, 2부 「“자본”의 대상(L’Objet du “Capital”)」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 지음배세진 옮김(정치철학 박사)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동일한 종류의 것이면서도 아마 훨씬 더 심각한 것일 그러한 마지막 오해와 대면하게 된다. 이 오해는 『자본』에 대한 독해를 대상으로 할 뿐만 아니라, 그리고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대상으로 할 뿐만 아니라, 또한 『자본』과 마르크스주의 철학 사이에 존재하는, 그러니까 역사유물론과 변증법적 유물론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다시 말해 하나의 전체로 간주된 마르크스의 저작[즉 작업]의 의미를 대상으로 하는, 결국에는 현실역사와 마르크스주의 이론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2024. 9. 3.
네그리, 『스피노자와 우리 시대』 서문(2/2) 스피노자와 우리 시대정치와 탈근대 3 저자: 안토니오 네그리번역: 연구공간 L 기획, 주현‧이승준 옮김 서문「스피노자와 우리 시대」 4. 살아있는 유물론이라는 대안 우리는 이제는 다른 도전과 만나기 위해서 스피노자의 사상에 대한 개체주의적 해석에서 다른 곳으로 우리의 시선을 옮겨야 한다. 즉 스피노자의 정치사상에 대한 정의를 존재론적으로 중립적인 지형으로, 말하자면 다시 한번 형이상학적으로 개체주의적인 지형으로 인도하려는 지극히 복잡하고 연결된 작용 쪽으로 말이다. ‘존재론에 맞서는 형이상학’.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들이 스피노자의 사상을 파고들어 그의 존재론과 집중적으로 대면함으로써 개체주의적 스피노자를 구축(이것도 스피노자를 왜곡하는 하나의 방식이긴 하다)하기 보다는, “근대 사상” 일반에 의지함으.. 2024. 7. 25.
19세기 법정신의학의 “위험한 개인” 개념에 대하여 (2/2) 19세기 법정신의학의 “위험한 개인” 개념에 대하여 (2/2)미셸 푸코번역: 박홍근(고려대 사회학 박사) (계속) 18세기 인구변동, 도시구조, 산업노동자 문제의 발전은 ‘인구’ 문제라는 생물학적(biological)이고 의료적인 조건에서 등장했는데, 이러한 조건에는 인구의 생존조건(conditions of existence), 거주조건, 영양 조건 및 출산율과 사망률, 병리적 현상들(전염병, 풍토병, 유아 사망률)이 포함됩니다. 사회적 ‘신체’는 단순한 법-정치적(juridico-political) 은유(리바이어던의 정치체처럼)라기보다는 생물학적 실체이자 의료적 개입을 위한 영역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의사는 이러한 사회적 신체와 공공위생학의 기술자여야만 합니다. 19세기에 접어들면, 정신의학은 독자적.. 2024. 7. 22.
[금요일의 시방] 이연주의 시전집을 읽고 [금요일의 시방] 이연주의 시전집을 읽고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문제는 맨몸으로 기도문 한 구절 없이 버티는 용기와 저항의 힘이란다.                                                                「신생아실 노트」 중에서  벌써 시방을 시작한지 1년이 넘었다. 작년, 오션 브엉의 시집을 읽고 작은 에세이를 한편 쓰고 나서 다음 에세이는 이연주의 시전집을 대상으로 글을 쓰겠다고 생각한 것은 1년이 넘은 마음인 것 같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끝나지 않은 박사논문 때문에 여러 논문을 읽고 계속해서 확장성을 얻어나가려는 의욕에 충만했던 것 같다. 그때 마침 내가 꽂혀있던 소재는 1980년대 여성시인들의 작품에서 일종의 ‘궁핍상’ 같은 것이 비춰.. 2024. 7. 12.
19세기 법정신의학의 “위험한 개인” 개념에 대하여(1/2) 19세기 법정신의학의 “위험한 개인” 개념에 대하여[1][2][3] (1/2)   미셸 푸코 번역: 박홍근(고려대 사회학 박사)    어느 날 파리의 형사 법정에서 벌어졌던 짧은 대화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1975년 2월에서 6월 사이에 벌인 다섯 번의 강간과 여섯 번의 강간 미수로 기소된 한 남자가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재판장은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되돌아본 적 있습니까?” 침묵. “왜, 22살의 나이에 그렇게 폭력적인 충동이 피고인을 압도했습니까?” 침묵. “피고인은 자신을 분석하려고 노력해야만 합니다.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자신에 대해 해명해 보십시오.” 침묵. “왜 당신은 폭력 .. 2024. 7. 10.
벤저민 그레이엄의 경제사상과 건전 화폐로서의 상품준비통화(2/2) 벤저민 그레이엄의 경제사상과 건전 화폐로서의 상품준비통화(2/2) 박기형(서교인문사회연구실)    (계속) 4. 경제 안정의 효과들 더 깊은 이해를 돕기 위해 또 다른 CRC 주창자들의 논의를 이어서 소개한다. 이들에게서도 유형성과 건전 화폐가 CRC의 통화적 본질을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RC의 대표적 논자 중 2명, 하이에크와 프랭크의 논의를 살펴보자. 우선, 하이에크는 1930년대 벤저민의 아이디어를 수용해 CRC를 제안했다. 또한, 완충재고 구축과 정부의 원자재 가격 관리를 제안한 케인스와도 CRC의 효과에 대해 논쟁했다. 이 논쟁에는 벤저민도 참여했다. CRC 주창자들과 케인스 사이의 논쟁은 금융통화 개혁에 관한 케인스의 아이디어와 상품준비통화론자들 사이의 차이점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 2024. 7. 6.